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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퍼펙트 (Pitch Perfect, 2012): 한방이 있는 즐거운 뮤지컬 영화

아뇨, 뚱인데요 2020. 12. 26.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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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퍼펙트 (Pitch Perfect, 2012)

감독: 제이슨 무어
주연: 안나 켄드릭 

 

피치퍼펙트: 절대음감이라는 뜻입니다

 

간단소개: 깨발랄한 여성 아카펠라 동아리가 주인공인 뮤지컬에 안나켄드릭 한스푼 얹은 영화

 

글에는 영화의 줄거리에 대한 스포가 있으며, 감상을 방해할 수 있는
요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음악이 주인공인 영화라서 스포지수는 10% 미만입니다.)

 

 일요일 오후에 점심도 먹었고, 의무적으로 해야 할 청소, 빨래, 설거지는 금요일에 모든 귀찮음을 무릅쓰고 다 해결해서 의무감은 없는, 월요일이 되기 전에 여유를 즐기고 싶은 상황이 찾아오곤 합니다.


 TV의 재미있는 예능프로, 드라마는 토요일에 모두 다 해치워버려서 새로운 무언가를 보고 싶기는 하지만 딱히~ 이거다 싶은 거 없이 리모콘의 화살표만 누르면서 '확인'을 누르지는 못하는 상태.

뚜둥~

 제가 경험한 넷플릭스 증후군입니다. 미국드라마도 좋기는 하지만, 지나치게 진지하죠. 한가롭게 즐기고 싶은데 사람을 뜯어먹는 이야기는 그리 끌리지는 않고, 머리 많이 안 써도 되지만 채널을 유지할 정도로 재미는 있는 영화를 찾아서 이리저리 헤메이는 분들.

 

 서론이 길었습니다. 피치 퍼펙트는 그런 영화로 좋습니다.

 

살짝 한눈 팔아도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베카(안나 켄드릭)은 대학에 들어와서 자기 꿈도 펼치고 싶고, 동아리 활동도 해야되고, 아빠랑 갈등도 있지만 그런거 영화보는데 이해를 하나도 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 친구들이 노래하는 타이밍에 귀만 열어 놓으면 영화 감상 다 하시는 겁니다.


 스마트폰으로 게시판 글 보면서 '허허 웃기네'하다가 대충 한 눈으로 영화봐도 이해가 안 간다거나 하는 장면이 전혀 없습니다. 왜 갈등하고 싸우고 왜 화해하는지, 왜 DJ안하고 아카펠라 동아리에 들어가는지 보여줄 법도 한데, 그런거 안 나옵니다.

 

 몰입이 될 리 없지만, 영화도 그럴 의도가 전혀 없으니 아쉽지도 않더군요. 진짜 장점은 그 와중에 노래가 귀를 잡는다는 겁니다. 대학 동아리의 오디션 장면은 따로 떼서 유튜브에서 돌려봐도 될 정도로 좋습니다.


 딴 짓 하면서 영화 보다가 '어? 뭐지? 잘하는데?' 라고 느끼고 순간 집중하게 만듭니다. 한 명씩 나와서 노래를 하는 장면이 이어지는 방식이 기존의 오디션 장면이었다면, 이 영화의 오디션은 몽타주 기법이라고 해야 될까요, 편집을 통해 여러명의 오디션 응시자가 하나의 곡을 부르게 만드는 장면을 만들었습니다.

'어? 이거 괜찮은데?' 라고 기대를 갖게 한 장면

 낮은 음을 잘하는 사람도 있고, 목소리가 큰 사람도 있고 다양한 사람을 보여줘야 하는 오디션장면의 특징을 잘 활용해서 기깔난 노래를 한 곡 만들어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주인공 베카가 마무리를 지어줍니다.


 이 장면에서 베카가 플라스틱 컵을 이용해서 박자를 만들고 노래하는 장면이 히트를 치면서, 따로 뮤직비디오가 만들어지고, 빌보드에도 올라갔다고 합니다.그만큼 강력한 인상의 명장면이었습니다.

https://youtu.be/cmSbXsFE3l8

 

개성 넘치는 배우들이 많이 나옵니다.

 

 안나 캔드릭은 좋아하는 배우입니다. '좋아한다'는 느낌보다는 '볼 때마다 눈에 띈다'는 느낌입니다. 처음 보게 된 영화는 조지 클루니과 함께 나온 '인 디 에어'였습니다.

 

 그 뒤로 기억에 남은 건 '어카운턴트'에서 벤 애플렉이랑 나왔을 때였는데, 약간 쎈 토끼상 얼굴이 강하죠. 작은 체구임에도 상대배우에게 휘둘린다거나 하는 느낌이 없이 자기 역할을 확실히 한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그 외에도, 조 페시와 멜 깁슨이 퓨전한 분도 나오고,

조 페시 + 멜 깁슨 퓨전

 

안영미씨도 나옵니다. (개드립 죄송합니다.)

거기서 멈춰!

 

아쉬운 주인공들의 활약

 

 다른 모~~든 단점들을 다 제치고, 제일 아쉬운 점은 주인공들의 각성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비슷한 음악과 경연이 나오는 영화, '브링 잇 온' 이나 명작 '시스터 액트' 같은 영화와 비교를 하자면. (명작을 너무 함부로 불러내는 것 같아 죄송합니다.)


 주인공과 그 친구들이 한 번 망가지거나 시련을 겪은 다음에, 음악에 대해 공감하고 노력해서 실력이 일취월장, 괄목상대, 파란만장해지는 장면이 이런 류의 영화를 보는 재미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없어요!!!
 갈등은 겪기는 하는데 그냥 런닝타임 중간쯤 됐으니 갈등하는 거고, 화해도 대충 하는 거고, 그냥 아카친구들이 아카아카 하니까 졸라 노래를 잘하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마지막 경연에서도 좋은 노래를 듣기는 하는데, 우와 대단해! 잘 했으면 좋겠어, 같은 바람없이 보게 되더군요. 많이 아까웠습니다.

 

편견이 엄청나게 강한 개그


 그 중에서도 특히 아시아 사람들에 대한 묘사는 거의 스테레오 타입의 교과서를 보는 정도입니다. 처음에 베카의 룸메이트로 나오는 한국계 학생을 보면서 분명 반전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정도로 틀에 박힌 묘사를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런거 없더라구요. 반전의 기회조차 안 줍디다. 한국어로 룸메이트 흉보는 장면이 없는 것이 그나마 다행일까 싶네요.

 

 추천해드릴만한 영화이긴 합니다. 담겨있는 노래가 들을 만하니까요. 스마트폰 옆에 놓고 보기엔 정말 좋은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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