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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윅 3: 파라벨룸(2019): 끝장나게 멋지다가 빡빡이가 다 망쳤어!

아뇨, 뚱인데요 2021. 1. 23.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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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윅 3: 파라벨룸(John Wick: Chapter 3 - Parabellum, 2019)
감독: 채드 스타헬스키
주연: 키아누 리브스

 

간단소개: 존 윅은 소개할 시간에 3명을 더 죽입니다.

Welcome back

 이제야 3편을 봤습니다. 많이 늦었습니다. 킬카운트 먼저 말씀드리자면, 1편은 84, 2편은 128, 3편은 167입니다. 중대 단위의 적들이 존 윅의 손에 갈려나갔습니다. 빡빡이(제로인지 닌자인지)만 없었더라면 정말 만족하면서 봤을 것 같습니다.

 

| 제목

 3편의 부제는 파라벨룸(Parabellum)입니다. 라틴어 격언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준비하라'에 나온 단어입니다. 은퇴하고 평화를 원했지만, 이제는 전쟁을 맞이하게 된 존 윅의 처지와 일치하죠.
 그리고 이 단어는 9mm 권총탄의 별명이기도 합니다. 주로 경찰용 권총에 쓰이는 총알입니다. 질서와 평화를 지키는 일을 맡은 경찰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불시의 상황을 준비하여 휴대하는 무장이라는 면에서 여러모로 현실과 영화를 관통하는 의미의 제목 같습니다.

Parabellum

| 댕댕이와 함께하는 새로운 전투액션

 영화 초중반에 존 윅은 카사블랑카에서 소피아(할리 베리)와 함께 큰 전투를 벌입니다. 존 윅이라는 이름값이 아깝지 않게 전투의 컷은 길고 상세하게 묘사됩니다. 액션을 위한 동선과 카메라의 위치, 앵글 배우의 연기까지 모조리
제대로 설계하고 연습해야 하는 엄청난 작업임에 틀림없습니다. 공들여서 찍은만큼 긴장감이 넘치는 전투장면입니다.

이번 3편에는 거기에 하나가 더해졌으니, 소피아가 데리고 다니는 개 두마리가 전투에 적극적으로 참여합니다.

댕댕이는 존 윅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간식 받는거 아님

 군견은 지금도 있지만, 전투용은 거의 없고 주로 탐지나 정찰 등 임무를 담당하고 있다 합니다. 그런데 개를 전투에 참여시켜서 영화에서 사람들과 어울려 찍었으니, 난이도가 두 배 넘게 뛰었을 것 같습니다. 심지어 소피아는 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영화도 이를 공들여서 잡아줍니다. 강아지와 공격하면, 소피아가 제압합니다. 강아지가 뛰어넘고 올라타며 돌아다닐 수 있는 장애물이나 공간디자인도 많이 보였습니다.

개를 중요하게 생각한 세트 디자인

 할리 베리의 액션도 뛰어나서 강아지배우와의 조화가 정말 잘 어울립니다. 영화에서 거의 유일한 감정연기도 가져가면서, 액션까지 제대로 된 축을 담당했습니다. 대단한 배우임에 틀림없습니다.

영화에서 죽이는거 말고 감정을 표현하는 유일한 캐릭터

| Tactical Reload

 영화 후반의 액션은 컨티넨탈 호텔에서 존 윅과 윈스턴을 노리고 쳐들어오는 살인부대를 막는 전투입니다. 적들의 방탄복에 일반 권총탄이 막히자, 존 윅과 호텔 지배인 샤론(랜스 레드딕)은 산탄총으로 근접에서 공격합니다. 그래서 후반부 주 무장은 산탄총이 되는데요, 마치 이런 총에 대한 헌사라도 하는 듯한 멋진 총기액션을 보여줍니다.
 처음부터 7.6미리 총알을 쓰지 왜 권총가지고 싸우려다가 애꿎은 사람들만 상하고 고생하나 했는데, 샷건액션을 위한 사전준비였던 것입니다.

역시 컨티넨탈의 지배인이라면 이정도는 해 줘야지

 총에 장전된 총알을 다 쓰면, 물러서서 총알을 재장전해야합니다.(Reload) 산탄총은 한 발씩 총알을 총에 넣어야 하므로 장전 동작이 복잡하고 오래 걸립니다. 이 무방비 상태를 최대한 신속하게 벗어나야 하는데, 이런 전술적인 장전을 엄청나게 신경써서 제대로 보여줍니다.
 총을 다 쏘고, 순식간에 장전하고, 다시 쏩니다. 이 모든 동작을 컷의 분할 없이 보여줍니다.
이 장면에서 신음하면서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린다...'

재장전중입니다, 번개같이

 또 하나, 처음 존 윅이 샷건을 들고 나올 때, 총의 오른쪽에 총알이 한발 껴있습니다. 저건 뭘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근접 전투 중에 총알이 떨어지자, 바로 최단시간 장전을 위해 오른손은 그대로 방아쇠를 쥔 채로 왼손만으로 준비된 한발을 순식간에 장전해서 사용합니다.

왼쪽 사진의 총에 붉은색 총알이 보입니다. 전투 중 급한 상황에 왼손으로 신속장전해서 사용합니다.

이런 전투장면을 보여주는데, 어떻게 엎드려 경배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 모든 걸 망친 빡빡이

 이번 편에선 유독 칼싸움이 많이 나옵니다. 같은 접근전을 하더라도, 주먹이나 관절기 등 무술보다는 칼로 찌르고 베고 합니다. 새로운 액션을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는 존중합니다만, 그런 의도였으면 '시노비'역할로 나오는 배우 2명과의 칼부림 액션 등, 동양무술과 접목된 나이프 액션으로 충분하지 않았을까요.

극 중 이름 시노비1,2. 인도네시아 국적의 무술배우라고 합니다.

 3편의 최종보스처럼 등장하는 제로(마크 다카스코스)는 존 윅 세계관의 정점에 있는 최고회의의 명령을 받아 존 윅을 처단하고자 나서는데, 딱히 적극적인 것처럼 보이지도 않고 있는 똥폼은 다 잡습니다. 

 적 앞에서 박수를 치며 응원한다던가, 죽일 것 처럼 싸우다가 재미없는 농담을 던진다던가 하는 모습입니다. 물론, 적 캐릭터가 늘 진지하고 무서운 표정만 짓는 사람만 나올 수는 없겠지요. 때로는 만화같은 캐릭터도 필요하겠지만... 이런 총쏘는 닌자같은 캐릭터는 존 윅의 진지함을 날려먹고 영화에 악영항을 준다고 봅니다.

화면도 대충 나온 거 쓸거임

| 관객의 기대감을 제대로 알고 있는 감독

 존 윅은 '빡친 주인공이 다 쓸어버리는 이야기'가 기본 구조입니다. 주인공이 다 죽여버릴 정도로 열이 받아야 이야기가 재미있어집니다. 이 하나의 테마로 3편까지 멋진 영화가 나오다보니, 관객도 미칠듯이 열받는 주인공을 보는 것 자체가 영화를 보는 하나의 목표가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이번 3편의 엔딩에서는 몰릴대로 몰린 존 윅이 개빡치면서 영화가 끝납니다. 미칠듯이 화난 존 윅의 모습을 보는 것 만으로도 일종의 쾌감이 느껴졌습니다. 계속 도망치고 목숨을 구걸하는 존 윅을 보면서 답답했는데, 이렇게 확 터트려주는 것을 보면 이 영화의 어느 부분을 관객들이 좋아하는지 감독이 제대로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늬들 이제 죽었다

 키아누 리브스의 존 윅 4는 매트릭스4와 개봉이 거의 겹칠 것이라 예상되는데요, 이왕 이렇게 된거 5편은 그냥 세계관 통합으로 가도 팬들은 좋아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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