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토니 스콧과 덴젤 워싱턴의 영화들: 페르소나(persona), 가면이자 분신

아뇨, 뚱인데요 2021. 1. 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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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소나(persona)는 그리스 어원의 '가면'을  '외적 인격' 또는 '가면을 쓴 인격'을 뜻합니다. 영화에서 페르소나는 종종 영화감독 자신의 분신이자 특정한 상징을 표현하는 배우를 지칭합니다. 감독의 자화상이자 영화의 자화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라고 다음 백과사전에 나와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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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소나

그리스 어원의 '가면'을 나타내는 말로 '외적 인격' 또는 '가면을 쓴 인격'을 뜻한다. 스위스의 심리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인 칼 구스타프 융(Carl Gustav Jung)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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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우삼 감독의 페르소나, 살아있는 따거 주윤발

 페르소나는 감독이 영화를 만들면서 배우를 캐스팅할 때, 단순하네 연기를 잘한다거나 합이 잘 맞는다를 넘어서서
감독의 분신, 또는 감독 그 자신을 투영시키는 관계에 해당하는 배우라고 봅니다. 그래서 한 감독의 페르소나라고 하면
여러 영화에 출연하는 것은 물론이요, 영화의 색채가 바뀌어도 그 배우만큼은 여러 영화를 꿰뚫는 일관적이 성격이 있기도 합니다.

로버트 드 니로 하면, 마틴 스콜세지

처음에는 영화 언스토퍼블 감상을 써보려다가 토니 스콧감독이 덴젤 워싱턴과 함께한 작품들을 정리하고 싶었습니다.
정말 멋진 배우와 훌륭한 감독님의 영화라서, 모아모아 추천드립니다. 비디오테이프 시절의 영화가 대부분이지만, 명작들 뿐이네요.

 

글에는 영화의 중요 내용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스포주의) 중요내용과 결말에 대한 내용은 피했습니다.

 

| 크림슨 타이드(Crimson Tide, 1995)

덴젤 워싱턴 빼고: 진 해크만

 

간단소개: 핵무기를 장착한 미국 잠수함에서 러시아의 반란군 세력이 핵무기를 미국으로 발사하려 한다는 정보를 입수한다. 램지 함장(진 해크만)은 선제타격으로 제압하라는 명령을 받지만, 적과의 교전중에 통신이 단절되고, 부함장 헌터(덴젤 워싱턴)은 신중하게 판단할 것을 함장에게 요청한다.
 적들이 본토를 공격할 데드 라인은 다가오는 가운데, 부함장은 함장의 판단이 잘못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 확신하게 된다.

 

잠수함 영화, 하면 세손가락 안에 드는 명작

 무려 25년 전 작품입니다. 이 작품 이전의 명작은 있었지만, 크림슨 타이드 이후의 영화 중에 잠수함을 소재로 이정도의 긴장감을 뽑아내는 영화는, 생각이 안납니다. 그만큼 폐쇄된 공간 안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긴장감은 다 뽑아냅니다.
 좁은 지휘공간, 적 잠수함과의 어뢰 교전, 데드라인이 다가오는 가운데 하나뿐인 통신기를 고치는 상황까지 모두 꽉 짜인 이야기 안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것은 함장과 부함장의 대결입니다. 어느 쪽도 틀린 사람은 없고, 나쁜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방향은 완전 반대입니다. 어떤 명령이던 현재까지 확인된 명령을 따른다는 참된 군인인 함장과, 책임의 크기를 생각할 때, 보다 숙고하고 전체적인 상황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부함장의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합니다. 명배우 둘의 연기를 보다보면 '손에 땀이 난다' 는 표현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I'm a commander of this f**king ship!

| 맨 온 파이어(Man of fire, 2004)

덴젤 워싱턴 빼고: 다코타 패닝

 

간단소개: 은퇴한 특수부대 요원 크리시(덴젤 워싱턴)는 중남미의 재벌에게 고용되어 그의 딸 피타(다코타 패닝)의 보디가드를 하고 있다. 순수한 피타는 크리시와 친해지게 되고 크리시도 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나는 듯 했지만, 유괴범들이 피타를 납치하면서 그들의 평화는 깨지게 된다. 크리시는 피타의 사망소식을 접하게 되고 납치범들을 찾아내어 응징한다.

 

아저씨의 레퍼런스라고 하기엔 더 복잡한 이야기

 '열받은 주인공이 다 쓸어버리는 영화'라고 설명하기에는 뭔가 부족합니다. 크리시의 응징은 통쾌하지만 그 이면에 숨겨진 사연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피타의 복수를 하기 위한 크리시의 액션영화 인 것 같았지만, 마지막에 크리시는 일종의 속죄와 해방을 맞이하게 됩니다. 영화 전체를 압도하는 덴젤 워싱턴의 진중한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다코타 패닝 꼬꼬마 시절

| 데자뷰(The Dejavu, 2006)

덴젤 워싱턴 빼고: 폴라 패튼

 

간단소개: 미국의 한 축제에서 폭탄으로 인해 수백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조사관 더그(덴젤 워싱턴)은 진상을 조사하다가 테러와 별개로 발생한 여성의 사망사건이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사건에 주목하던 FBI 수사관들과 공조한다.
 더그는 FBI와 진상 조사 중, FBI가 과거로 빛 신호를 받을 수 있는 일종의 시간여행장치를 개발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과거의 빛(화면)만을 받을수 있고, 살아있는 생명은 보낼 수 없는 장치임을 알면서도 더그는 테러를 막기 위해 목숨을 걸고 과거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SF인지 스릴러인지 공포인지 초반엔 헷갈리는 영화

 시간여행과 스릴러를 접목시키고, 덴젤 워싱턴까지 더하니 굉장히 묵직한 영화가 나왔습니다. 시작하고 초중반에는
시간여행장치를 FBI가 갖고 있다는 것부터 4일만 돌아갈 수 있는 제약도 그렇고 어디선가 설정이 어긋날 것만 같은 느낌이 막 들었습니다.
 데자뷰는 시간여행을 소재로 삼았지만, 중요하게 사용하지는 않는 영화입니다. 실제로 시간여행을 시작하는 시점은 영화가 시작한 후로 꽤나 흐른 뒤여서, 시간여행은 사건과 갈등을 해결하는 중간에 나옵니다.
 운명론적인 시간여행이라는 관점이라, 정해져 있는 결말로 나아갈 것을 알지만, 그렇기 때문에 주인공의 선택이 더 감정적으로 울림이 쎄게 느껴지는 영화입니다.

 

영화를 이끌어가는 연기를 하는 덴젤 워싱턴

| 펠햄 123 (The Taking of Pelham 123, 2009)

덴젤 워싱턴 빼고: 존 트라볼타

 

간단소개: 뉴욕 지하철 펠햄 123편이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납치된 지하철의 승객을 일질로 잡은 테러리스트 라이더(존 트라볼타)는 지하철 본부의 직원 월터(덴젤 워싱턴)을 자신의 대화상대로 삼고 인질의 몸값을 준비하도록 시킨다.  
 월터는 이성적으로 대화를 이어가고, 서로의 약점을 치고 들어가서 협상의 우위를 점하려는 가운데 월터는 납치범들의 진짜 의도를 파악하려 한다.

 

공통점이 하나도 없어 보이는 두 주인공

 극과 극 분위기의 두 배우가 한 영화에서 만났습니다. 이성적이고 차분한 분위기의 덴젤 워싱턴이 협상가이고,
테러리스트는 감정적이고 비열한 웃음이 어느순간부터 트레이드마크가 된 존 트라볼타입니다.
 두 역할의 공통점이 있다면 둘 다 일정한 선 안에서 치밀한 머리싸움을 한다는 점입니다. 협상가 월터가 화를 내고 감정적으로 나올때나, 라이더가 월터의 수싸움에 속는 것처럼 보이는 장면에서도 둘의 머릿속에는 상대방의 의도를 파악하고 자신의 계획 안에서 행동합니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로 평범한 협상극의 결과는 사뭇 다르게 느껴집니다. 중후반을 넘어가면서 인질극의 결말이 중요하지는 않고, 월터와 라이더의 감정선이 중요하게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다른 영화만큼은 아니지만, 충분히 시간을 들여 볼 가치가 있는 짜임새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언제부턴가 또라이 역할이 너무 잘 어울리는 존 트라볼타

 

 

| 언스토퍼블 (Unstoppable, 2010)

덴젤 워싱턴 빼고: 크리스 파인, 로자리오 도슨

 

 화학물질을 가득 실은 열차가 사고로 인해 기관사 없이 운행하게 되는 사고가 벌어진다. 도시에서 열차가 전복되는 참사를 막기위해 전문가들이 백방으로 노력하지만 희생자만 더한채 허사가 되고, 최후의 수단으로 은퇴를 앞둔 기관사 프랭크(덴젤 워싱턴)와 신입 기관사 윌 (크리스 파인)이 직접 열차에 올라 기차를 멈추려 한다.

 

결말을 알면서도 이렇게 쪼이나

 이제는 악역 없이도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영화가 나옵니다. 악당역할이 없는 재난영화는 많이 있었습니다. 화재라던가, 지진같은 자연재해가 대상이었습니다. 그런데 언스토퍼블은 기차입니다.
 언뜻 생각하면 그리 크게 무섭지는 않아 보입니다. 불이나 지진처럼 예상도 못한 곳에서 팍 튀어나오지도 않는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긴장감을 만들어내기가 쉽지도 않을 것입니다.
 미국의 CSX 8888 열차사고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니만큼 극적으로 미화된 긴장감보다는, 책임감있는 등장인물들의 노력을 인정하는 영화라고 봅니다.

천상 직장인 포스의 두 사람

 이상의 영화는 모두 토니 스콧 감독이 덴젤 워싱턴을 주연으로 하여 만든 영화입니다. 영화 안에서 덴젤 워싱턴의 캐릭터는 일관되게 차분함, 의연함, 책임감 있는 성격입니다. 그리고 대단한 위치의 인물보다는 자기 자리에서 주어진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덴젤 워싱턴이 그런 캐릭터를 골라 맡았을 수도 있지만, 감독 또한 자신의 마음속에 있던 영웅의 모습을 덴젤 워싱턴의 연기에서 찾았던 것 같습니다.

 토니 스콧 감독은 언스토퍼블을 마지막으로, 2012년 유서를 남기고 투신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름만 대면 모두가 아는 명작 영화를 많이 만드셨던 감독으로서 많은 사람들이 기억할 것입니다.

 

<덧>
포스터를 보다보니, 한국어 버전 포스터는 덮어놓고 액션영화인 것처럼 묘사한 문구가 많아서, 외국 버전 포스터를 많이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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