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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스트랙션 (Extraction , 2020): 넷플릭스 영화의 한계를 향한 도전

아뇨, 뚱인데요 2021. 2. 2.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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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스트랙션 (Extraction , 2020)
감독: 샘 하그레이브
주연: 크리스 햄스워스

 

공개 되자마자 헐레벌떡 관람

 

간단소개: 용병 타일러(크리스 햄스워스)에게 괴한에게 납치된 소년을 구출하라는 임무가 주어진다. 구출 임무는 순조롭게 성공하는 듯 했지만, 마약 카르텔의 수장인 의뢰인과 그들의 부하들이 엮이면서 생존을 위한 타일러는 점차 생존 본능에 의지하는 싸움을 이어가게 된다.

글에는 영화의 내용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스포주의)

 토르, 햄식이로 잘 알려진 크리스 햄스워스가 주연을 맡고 캡틴 아메리카: 윈터솔져, 시빌워와 어벤져스: 인피니티워, 엔드게임의 감독을 맡았던 루소형제가 제작을 담당한 영화입니다.
 이들의 이름과 출연작만 딱 적어놓으면 영화 소개가 끝난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2010년대 상업영화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들이 제작과 주연을 맡고 있습니다.

 사실 넷플릭스의 역할은 루소 형제와 크리스 햄스워스를 제작 명단에 포함시켰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차고 넘치게 했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저도 저 이름을 보고서 공개일을 적어놓고 기다렸다 봤으니 말이죠.
 익스트랙션은 넷플릭스가 제대로 된 오리지널 액션 영화를 만들 수 있을 뿐아니라, 영화를 통해 지금까지 없었던 장면을 만들 수 있고 새로운 영화를 보여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알려준 영화입니다.

 

손에 망치 없구요, 진지합니다

 

| 게임 속 액션을 영화에서

 제목인 익스트랙션(Extraction)은 사전적 의미로는 추출을 뜻합니다. 구출이나 특수부대 작전에서 대상을 적으로부터 구출, 내지는 확보한다는 의미로 사용되었습니다.
 주인공 타일러(크리스 햄스워스)는 용병 특수부대의 일원으로 납치된 마약 카트텔 보스의 아들을 구출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처음엔 잘 되는가 싶다가, 의뢰인인 보스가 딴맘을 먹고 타일러의 팀을 공격해 전멸시키려 하면서 상황이 복잡해집니다.
 타일러는 어린 보스의 아들인 루드락을 지키면서, 납치범들로부터 탈출해야되고, 마약왕 보스가 파견한 부하들도 물리쳐야 하지만, 또 그들에게 돈을 받아내고 아들을 돌려줘야 하는 임무까지 한꺼번에 수행해야 합니다.
 심지어 양쪽 마약 카르텔로부터 사주를 받은 경찰들도 타일러를 쫓습니다.

 

타일러와 의뢰인의 부하 사주(이름입니다)

 

 이런 사면초가의 상황일수록 액션영화의 긴박함과 박진감은 빛을 발합니다. 그 중의 백미는 건물 안팎을 오가며 벌어지는 롱테이크 액션입니다. 정글에서 수류탄 투척과 함께 타일러는 추격을 피해 반격하면서 도망칩니다.
 타일러와 소년 루드락이 차를 타는 순간부터 영화는 카메라를 끊지 않습니다. 그리고는 숨막히는 현장감을 그대로 전달해줍니다. 자동차 추격 액션은 빈민가 건물로 장소를 옮겨 그들을 추격하는 경찰을 상대로 하는 근접전, 육박전으로 바뀝니다.

 

 카메라는 타일러의 시점과 도망치는 루드락의 시점을 오가며 물흐르듯 액션의 강약을 조절해가며 몰아칩니다. 중간에 난입하는 의뢰인쪽의 부하 '사주'와의 일대일 격투가 이어지며 정점을 찍습니다.
 총, 칼, 주먹 등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그도 안되니 차로 들이받아서 타일러는 사주를 제압하고 마지막 자동차 추격전을 마지막으로 12분동안 이어진 롱테이크 액션신이 마무리됩니다.

기빨리는 롱테이크의 마무리

 롱테이크는 다양한 영화에서 많이 시도되는 기법이지만, 익스트랙션의 롱테이크는 2009년에 나왔던 콜오브 듀티같은
게임화면을 옮겨담은 박진감과 함께 내가 마치 타일러의 뒤에서 따라가는 것만같은 현장감과 몰입감을 잘 살렸습니다.
 카메라는 차 안과 밖을 마구넘나들며 주인공들의 감정을 전달하기도 하고, 추격해오는 차를 비추기도 합니다. 한 사람의 시점에서만 롱테이크가 이루어진다는 규칙에서 벗어나서, 풍부한 액션 장면을 보여주고 있고 주인공마저 카메라의 시선을 벗어날 수 있어서 더욱 긴장감이 넘치는 상황을 많이 만들 수 있었습니다.

 

자동차, 권총, 주먹, 나이프...눈에 띄는 건 모두 다 사용

 

 

| 처절하면서도 곧음

 액션이 지배하는 영화에서 주요 등장인물의 감정선은 복잡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감정이 아예 없다면 관객이 몰입하여 응원할 대상이 없어지니까, 그것 또한 좋지 않습니다. (하라는 건지 하지 말라는 건지...)
 익스트랙션은 주인공 타일러와과 타일러가 살리고자 하는 소년 루드락의 감정선을 성실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타일러는 저세상에 있는 가족을 그리워하는 감정과 그들의 죽음에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타일러는 자신이 죽을만한 자리를 찾고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죽음으로서 자신의 가족과 조우하는 생의 목적을 달성하는 전사의 모습은 글래디에이터에서도 보았던 생과 사를 대하는 주인공의 모습과 통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영화지만 삶은 대하는 주인공의 자세는 비슷하다고 봅니다

 

 소년 루드락도 최소한 자신의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을 치는 모습에서 관객에게 고구마를 주지 않으려는 노력을 했다고 봅니다.

 그 둘의 노력이 있었기에 마지막 타일러의 마지막이 최소한의 개연성을 지니고 관객에게 인정받을 수 있었다고 봤습니다.

 

 익스트랙션은 정말 단순한 이야기 구조에, 타일러 말고는 정줄만한 인물도 없고 부수적인 이야기, 서브플롯도 없습니다.
그리고 구출작전의 딜레마, 한 명 구하려고 대체 몇 명이 희생되어야 하나에 대한 고민도 하지 않습니다. 일이라서 그런가요.
 그럼에도 진지하고 굵은 선의 액션을 끝까지 우직하게 밀어붙이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었던 영화였습니다.
 이정도만 해준다면 넷플릭스 구독료를 아깝지 않게 낼 수 있겠습니다.

좋은 영화에 어울리는 역할을 잘 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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