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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로건 (Logan , 2017) 보면서 정리해 본 영화 속 울버린 일대기

아뇨, 뚱인데요 2021. 2. 5.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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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버린 사가

 아이언맨을 필두로 이어진 어벤져스의 '인피티니 사가'는 10년 간 이어져 오며 최근 '엔드게임'으로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10년동안 한 줄기의 이야기를 이어오며 영화를 냈다는 것은 대단한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엑스맨의 실질적인 주인공 울버린은 18년 동안 이어져오며 마지막 작품 로건으로 그의 이야기에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로건은 그 자체로도 대단한 이야기임이 분명합니다. 심지어 마블의 영화처럼 누가 의도하여 한 줄기로 만든 것도 아닌데, 살아남은 캐릭터가 울버린뿐이었기에 더욱 대단하다고 느껴집니다.

 

 

배우가 관리를 소홀히 하지 않고 캐릭터를 사랑했기에 가능했던 일

 

 이제 폭스에서는 엑스맨을 더 만들 수 없게 되었고, 휴 잭맨 본인도 울버린 캐릭터로는 더이상 출연을 하기 어렵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정말 끝이 난 울버린의 캐릭터 스토리를 영화 속 시간대 순서로 모아서 보려고 합니다.

글에는 울버린을 다룬 영화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며, 감상에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스포주의)
영화화된 울버린의 스토리만을 따라가고 있으며, 만화 원작과는 이어지지 않습니다.

 

| 엑스맨 탄생: 울버린

(X-Men Origins: Wolverine, 2009)

감독: 개빈 후드
울버린 빼고: 형 세이버투스, 연인 카일라

 

 

다, 다니엘 헤니...!!

 

울버린의 본명은 제임스 '로건' 하울릿입니다. 1840년 경, 캐나다에서 태어나 형, 어머니와 살고 있었습니다.
가족을 위협하는 괴한을 막으려다가 손에서 갈고리같은 손톱이 튀어나와 한 남자를 죽이게 됩니다. 알고보니 그는 자신의 친아버지였습니다. 상처가 치유되는 능력과 자신의 전투능력을 알게 된 로건은 자신의 친형과 고향을 떠나 떠돌이 생활을 하게 됩니다.

 영화는 네번쩨로 나왔지만 울버린의 일대기 상으로는 최초의 작품입니다. 울버린이 언제 태어났으며, 어떤 일을 거쳐서 기억을 잃었고, 파괴 불가능한 금속인 아타만티움 뼈를 갖게 되었는지, 그에게 궁금했던 과거사를 전부 밝혀서 보여준다는 면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정말 울버린의 오리진이 궁금하신 분들은 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지금은 울버린 이야기보다는 데드풀의 흑역사로 회자되는 영화입니다.

 

 

데, 데드풀...!!

 

 

| 더 울버린

(The Wolverine , 2013)
감독: 제임스 맨골드
울버린 빼고: 아무도 없음, 알면 안됨

 

 

내세울 것이 휴 잭맨밖에 없다고 고백하는 포스터

 

 영화를 보다보면 보는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대충만든 영화가 걸리곤 합니다. 망작은 시시덕 대면서 흉보는 재미라도 있습니다만, 정말 영화가 관객을 우습게 아는구나 싶은 작품이 있습니다. 저에게는 이 영화가 그렇습니다.

 울버린이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알게 된 일본인하고 엮여서 일본에 갔다가 능력을 뺏길뻔하고 위기를 맞이했는데 열심히 싸워서 이겨낸다는 내용입니다. 울버린의 이야기에서 어떤 큰 줄거리도 없고 의미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액션이 재미있느냐, 그것도 아닙니다.
 핸드폰 화면으로 봐도 엉성함이 보일 정도의 세트촬영, 휴 잭맨이 어떻게 연기를 했을까 내가 민망할 정도의 손톱CG 등
곳곳이 지뢰밭인 영화입니다. 영화 한 편 후딱 만들어서 시리즈 팬들에게 팔아먹고자 하는 욕심과 제대로 만들 시간도 없이 개봉일만 맞춰 찍어야 했던, 어른들의 사정으로 만들어진 안타까운 영화입니다.

 

 

만화에 나왔다고 다 영화에 붙이면 안 됩니다.

 

| 엑스맨

(X-Men , 2000)
감독: 브라이언 싱어
울버린 빼고: 프로페서 X, 매그니토, 뮤턴트들

 

 

원조 미스틱이 더 매력적이지 않습니까

 

 자신의 기억과 정체성을 잃고 찾으려고 하지도 않은 채 숨어 살던 울버린은 돌연변이 소녀 로그를 만나게 됩니다.
그녀의 신비한 능력을 노리고 매그니토를 비롯한 과격집단의 뮤턴트들이 접근하고, 울버린은 그들을 지키려는 프로페서 X, 엑스맨들과도 만나게 됩니다.

 

 휴잭맨의 울버린이 출연한 첫 영화입니다. 만화 원작 팬들이 휴 잭맨이 울버린을 맡는다고 하니 키 차이(20cm 이상)부터 시작해서 이른바 '싱크로율'때문에 엄청 반대했다고 하는데요, 영화가 나오고 나서는 그런 불만은 없어졌다고 하지요. 역시 잘만들면 됩니다. 잘 만들면.

 

 

온건파 프로페서 X, 강경파 매그니토

 

엑스맨 1편은 인간들에게 차별받고 위협받는 돌연변이들이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뉘어서 싸우는 모습과, 전쟁을 겪고 인간에 대한 증오를 키운 매그니토의 모습 등을 보여주었습니다.

 단순한 공상 액션물을 뛰어넘어 인간세상을 빗대어 의미를 부여한, 잘 만든 작품이었습니다. 요즘엔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액션 영웅 영화가 정말 많이 나오는데, 마블을 비롯한 영화들은 모두 2000년에 이런 영화를 만든 브라이언 싱어에게 빚을 지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 엑스맨 2

(X-Men 2, 2003)
감독: 브라이언 싱어
울버린 빼고: 스트라이커 대령, 1편의 뮤턴트들

 

 

이 때 최고 인기였던 할리 베리가 포스터 메인

 

돌연변이들이 모여있는 자비에 교수의 학교에 윌리엄 스트라이커 대령이 군대를 보냅니다. 그는 돌연변이들을 위협으로 느끼고 모두 없애려는 속셈을 갖고 있었습니다. 울버린은 자신이 기억을 잃어버린 배우에 스트라이커 대령이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남아있는 돌연변이들과 힘을 합칩니다.

 울버린의 캐릭터로서의 매력이 본격적으로 살아나기 시작합니다. 1편에서도 주인공이었지만, 비호감이 좀 심한 모습이 많았습니다. 츤데레이긴 한데 강함에서 나오는 멋짐이라기보다는, 쟤 인성 문제있나...하는 느낌이었죠.

 

 

오리지널 엑스맨의 명장면, 백악관 습격

 

 2편에서는 일당백의 전투력도 보여주고 자신의 기억의 파편을 본격적으로 찾아갑니다. 이 영화에서 울버린의 아다만티움 뼈대는 윌리엄 스트라이커의 군사실험의 결과물이었습니다. 2편의 마지막에서 돌연변이들과 엑스맨은 공존의 희망을 찾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울버린도 자신에게 어두운 과거를 만들어냈던 스트라이커를 응징하고 새 삶을 찾아 떠나는 듯 했습니다. 

그리고...그 영화가 찾아옵니다.

 

| 엑스맨 : 최후의 전쟁

(X-Men : The Last Stand, 2006)
감독: 브렛 라트너 
울버린 빼고: 그나물에 그밥

 

 

데드풀이 끈질기에 놀리는 날개달린 애, 등장

 

 엑스맨 2편에서 동료들을 살리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 진 그레이가 살아 돌아왔습니다. 우주의 원초적 힘인 피닉스 포스가 진 그레이에게 깃들어서 막 힘이 생기고, 그것 때문에 자비에 박사도 죽고 돌연변이들은 그 와중에 인간이랑도 싸우고 서로 막싸움을 하고 그럽니다.

 울버린은 엑스맨 3편에서는 그나마 실낱같은 삶의 희망이었던 자신의 사랑, 진 그레이마저 자신의 손으로 죽이고야 맙니다. 친아버지도 죽이고, 첫사랑은 자기 품안에서 죽었는데 기억도 못하고 간신히 다시 만난 사랑은 자기 손으로 죽이고.

마블이 토르에게 가혹하다고 하지만 울버린도 그에 못지 않은 것 같습니다.

 

 

|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X-Men: Days of Future Past, 2014)
감독: 브라이언 싱어 
울버린 빼고: 새로운 매그니토, 새로운 자비에

 

 

리부트 엑스맨 최고의 명장면, 펜타곤의 퀵실버

 

 엑스맨 3편에서 자비에 박사는 죽었지만, 어찌저찌 다시 살아났다고 치겠습니다.(여, 영화적 허용...)
때는 시간이 많이 지난 미래. 인간과 돌연변이는 서로의 생존을 위해 전쟁을 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돌연변이의 유전자특성을 복제하여 이용할 수 있는 살인기계 센티넬을 이용하여 돌연변이를 멸종시키려 하고 있었습니다.
 울버린은 자신의 치유능력을 이용해 몇십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과거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과거의 자비에 박사와 매그니토를 만나 전쟁의 원인을 막으려 합니다.

엑스맨을 다시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맡으면서, 울버린은 다시 돌아왔습니다. 마치 그의 치유능력인 힐링 팩터가 없어졌다가 돌아옷것 마냥 신나게 부수고 맞아도 멀쩡하고 사고를 마구 치고 다니면서도 멋짐이 넘치는 캐릭터가 되었습니다.
 그는 결국 과거에서 인간과 돌연변이 사이의 전쟁의 씨앗을 막는데 성공하고 모든 스토리와 비밀을 간직한채 미래로 돌아가서 친구인 자비에 박사와 조우합니다. 그의 삶은 해피엔딩이 되는 듯 보였습니다.

 

 

행복한 표정을 찾고 싶었는데...

 

 

| 로건

(Logan , 2017)

감독: 제임스 맨골드
주연: 휴 잭맨, 패트릭 스튜어트

 

 

영화의 분위기와 주제까지 전달되는 포스터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요. 상처가 스스로 치유되고 손에서 칼날이 나오던 로건은 이제 늙었습니다. 그의 곁을 지키던 동료는 모두 죽고 자신의 능력도 쇠약해져가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의 바람은 리무진 운전사로 돈을 모아 힘없는 자비에 교수와 아무도 없는 곳에 가서 사는 것 뿐이었습니다. 그런 로건에게 젊었을 때의 자신과 똑같이 닮은 어린 소녀가 나타납니다.

 영화 로건을 지배하는 감정은 '지침'이었습니다. 영화 속 시간으로도 몇백년,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도 20년 가까이 되는 시간동안 울버린은 총을 맞아도 멀쩡해야 했고, 찔리고 맞고 던져져도 계속 일어났습니다. 이제 그의 손에 달려있는 아다만티움 손톱이 그 주인에게 무거운 짐이 되어버리고야 말았습니다.

 로건의 팔이 손톱을 휘두르는 것이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피곤함을 넘어서 더이상 손을 들 힘조차 남아있지 않은 지침이 로건과 자비에,  과거의 영웅들을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영화의 마지막에서 로건은 마침내 휴식을 얻게 됩니다. 길었던 그의 여정의 끄트머리에서 로건은 휴식을 맞이하게 되었지만 그 휴식이 행복은 아닌 것 같아서 아쉬움이 진하게 느껴진 영화였습니다.

 

 

늙고 지친 로건

 

 

울버린의 영화들을 모아보니, 울림이 강하고 재미있었던 영화들 보다는 조금 민망하고 미안하고 안타까운 영화들이 많았습니다. 이제 더 이상 못 만든다니 오히려 다행인 것도 같습니다. 엑스맨의 뮤턴트는 디즈니로 판권이 넘어갔습니다.
 마블의 수장 케빈 파이기는 당분간은 엑스맨으로는 영화를 만들지 않겠다고 하는데요, 앞으로 몇 년동안 만들 영화가 줄을 서 있으니 그렇게 말할 수 있다고 봅니다. 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는 법이니까요, 엑스맨이 돈이 된다는 걸 알만큼 아는 디즈니와 마블이니까, 분명 화려하게 다시 
돌아올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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