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승리호 (SPACE SWEEPERS, 2021): 이런 영화를 아이맥스로 봤어야 했는데, 넷플릭스 감상 후기

아뇨, 뚱인데요 2021. 2. 6.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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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호 (SPACE SWEEPERS, 2021)
감독: 조성희
주연: 송중기, 김태리, 진선규, 유해진

 

 

멤버 한 명마다 개성과 매력이 넘침

 

간략내용: 과학이 발전한 미래, 사람들은 지구 주위의 인공식민지를 만들어 살고 있다. 장선장(김태리)의 승리호는 능력있고 개성있는 크루들과 지구 주위에서 발생한 우주 쓰레기를 수거하여 파는 일을 하고 있다. 어느날 폐기물인줄 알고 수거한 우주선에서 소녀 '꽃님이'를 발견하고, 꽃님이를 둘러싼 비밀까지 떠안게 된다.

 

 광고나 예고편만 보고나면 상상을 좀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상상을 뛰어넘는 작품을 만나게 되면 예상은 빗나가지만 기분이 나쁘지는 않습니다. 승리호는 여러 면에서 저의 미천한 상상력을 훨씬 뛰어넘는 즐거운 작품이었습니다. 보다보면 영화가 조금 더 오바해주기를 바라게 되고, 더 억지스러워도 괜찮으니 주인공들이 행복해지기를 바라게 되는 영화였습니다.

넷플릭스 기준으로 2월 5일 개봉하였습니다.
 글에는 영화에 대한 정보가 있습니다. 스토리도 중요한 영화라서 스토리에 대한 언급도 최소한 줄이겠습니다.
(그래도 기본적인 내용은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영화 제작사는 비단길 프로덕션, CG는 덱스터 스튜디오에서 맡았습니다.

 

| 수준급 우주 SF

 영화는 인간이 우주로 나가게 될 수 있는 미래를 배경으로 합니다. 상류층의 사람들은 지구 주위의 우주콜로니에서 살고, 환경오염으로 망가진 지구에는 가난한 사람들만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이 세계의 가장 강한 거대기업인 UPS는 화성을 사람이 살 수 있는 환경으로 개발하여 사람들의 이주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런 지구와 우주 사이에서 벌어지는 모험이야기를 굉장히 화면에 잘 구현하였습니다.

 

느릿한 우주유영과 그옆에서 책읽는 업동이 ㅋㅋㅋ

 우주에서 유영을 하는 모습, 우주선이 우주 쓰레기를 수거하는 장면, 그리고 우주선이 눈앞에서 매우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장면들이 어색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빠져들게 잘 만들어졌습니다.
 우주는 어둡지만 인물은 충분히 밝게 나옵니다. 이야기의 배경이 우주나 우주선이 많다보니 어두울 수밖에 없는데
콜로니의 시장이나, 우주선 내부도 밝고 휘향찬란한 모습을 밝고 화려하게 잘 만들었습니다.

CG를 담당한 덱스터 스튜디오의 능력을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어? 어? 하면서 빠져드는 우주선 추격전

 우주 SF라면 기술력이 엄청나서 손가락만 까딱하면 기계와 컴퓨터들이  알아서 해주는 설정이 지금까지의 영화에서 많이 나왔습니다. 승리호에서는 이런 설정에 한걸음 더해서 아날로그적인 움직임을 많이 더했습니다.

 우주선은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는데, 우주선 안에서 수동으로 파이프를 고친다던가 엔진의 가동을 위해 힘으로 연료봉을 결합한다던가 하는 방식입니다. 이런 설정을 시미치 딱 떼고 진지하게 영화 속에서 설명을 해주니, 관객들은 이런 아나로그와 디지털이 합쳐진 감성에 빠져들고, 더 즐길 수 있게 됩니다.
 김태호(송중기)와 타이거박(진선규)가 우주선의 동력을 더 공급하기 위해 악을 쓰고 조종하고 수리하는 모습에 힘을 더해주고 싶은 마음이 뿜뿜하는 것입니다.

 

 

최첨단 로봇인데 하는 일은 망치들고 수리하기

 

 

 

| 익숙한 것을 조합해서 새로움을 만들어 내는 능력

 우주나 지구궤도 주위를 배경으로 하는 SF영화들은 많습니다. 승리호의 콜로니와 같은 요소는 멧데이먼의 엘리시움을,
화성에 식민지를 만들거나 환경을 조정하여 사람을 살게하는 기술은 토탈리콜을, 주인공들의 쿨한 성격이나 가족같은 관계는 카우보이 비밥과 같은 작품을 떠오르게 합니다.
 먼저 만들어진 영화들도 결국 다른 소설, 영화나 만화에서 아이디어의 영감을 받아
온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익숙한 설정이나 배경을 조합해서 새로운 화면과 아이디어를 더하면 좋은 영화가 만들어진다고 할 수 있겠는데요, 승리호는 이걸 해냅니다.

 

 

우주 식민지는 설정이 떠오른 영화 '토탈리콜'

 

 꽃님이가 비밀이 있고, 이걸 쫓는 조직들이 승리호의 멤버들을 쫓게 된다는 이야기는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는 아닐것입니다. 하지만 꽃님이의 정체와 이것을 해결하는 방법은 이전 영화들과는 다른 독특함이 있습니다.

 앞서말한 아날로그식 우주선도 이런 새로운 생각 중 하나입니다. 우주선끼리의 추격전에서 우주선 사이를 직접 날아다니는 업동이(유해진)의 모습은 그래픽의 측면에서도 잘 구현되었거니와, 화면도 새로워서 '우와' 감탄사를 자아냈습니다.

 

 

| 응원하게 되는 매력적인 주인공들

 영화에서 꽃님이의 등장을 보면서 섣불리 생각한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꽃님이 데리고 신파하면 영화 진짜 망하는 거다' 죄송합니다. 제가 멋도 모르고 어설프게 예단한 것이었습니다.

 영화에서 제일 반짝인 것은 승리호의 선원들와 그들의 개성이었습니다. 어딘가 살짝씩 비어보이지만 쿨하고 쾌할합니다. 하지만 또 바보는 절대 아닙니다. 저마다 자신의 맡은 바 임무는 충실하게 수행해서 답답하거나 화나게 하는 일은 없습니다.

 주인공들은 비밀과 아픔이 있지만 그것을 이용해 대놓고 관객들에게 감정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제일 자신의 이야기를 많이 하는 인물이 김태호(송중기)입니다. 과거 이야기를 보고 현재의 톤과 너무 많이 달라서 좀 튀기는 하지만, 이정도면 딱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신발이나 도끼, 개성을 정말 잘 살린 소품과 주옥같은 대사들

 

 

 주인공들이 모여서 시간을 죽이며 노는 모습이나, 우주선의 소유권 등기같은 개그 센스도 좋았습니다.
타이거박(진선규)나 업동이(유해진)이 지나가면서 툭 던진 말을 끝까지 지킬때는 재미있기도 하고 인물에 정이 팍팍 들었습니다.

 모험영화에서 그렇듯 주인공들이 목숨을 걸고 위기를 해결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위험한 와중에 주인공들의 매력이 넘치고 재미있는 모습에 호감을 느껴서, 억지스러워도 좋고 설정을 좀 어겨도 좋으니 행복하고 재미있게 끝났으면 좋겠다 하고 저도 모르게 바라고 있었습니다.

 

 

이분이 행동하기 시작하면 영화가 활기차집니다

 

 많이 어려운 상황이라 극장에도 가기 힘들고 영화도 개봉을 많이 미룬 와중에, 이렇게 신나고 재이밌는 영화를 보게되어 좋았습니다. 이런 영화를 극장에서 카라멜 팝콘 먹으면서 봤더라면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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