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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917 (2020): 전쟁을 멈추기 위해서 이겨야 하는 비극

아뇨, 뚱인데요 2021. 2. 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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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7 (2020)
감독: 샘 멘데스
주연: 조지 맥케이, 딘 찰스 채프먼

 

기생충이 아니었다면, 백퍼 아카데미 상을 탔을 것입니다

간단소개: 1917년 제1차 세계대전 중, 영국군 병사 스코필드와 블레이크는 독일군의 가짜후퇴 함정으로 진군하는 아군을 막기 위해 전령으로 뽑혀 전장을 가로지르는 임무를 부여받는다.

 온 세계가 편먹고 갈라서서 서로를 죽이려 드는 것이 전쟁입니다.

인간이 지구 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전쟁이 없어져야 할 것입니다. 많은 영화들은 이 주제 위에 다양한 방법으로 전쟁을 표현하였습니다. 전쟁에서 액션만을 가지고 온 영화도 있지만, 대부분의 전쟁영화는 멈추어야만 하는 비극으로 표현하였습니다.
 1917은 최근에 나온 전쟁영화중에 이 주제를 가장 슬프고 진지하게 전달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비극을 가로지르는 두 병사의 이야기

* 글에는 영화의 내용에 대한 소개가 있습니다. (스포주의) 중요내용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고 감상위주입니다.

 

| 제1차 세계대전 (1914-1917)

 영화 1917의 배경이 된 제1차 세계대전에 대한 정보를 간략하게 보면 이해가 더 잘 될 것 같습니다.

 

* 주요 전쟁국가
오스트리아, 독일, 이탈리아 VS 영국, 프랑스, 러시아

* 전쟁의 원인
 오스트리아 황태자가 보스니아에서 암살당합니다. 유럽의 맹주였던 오스트리아는 그에 대한 응징을 촉구하고, 서로 동맹이었던 나라들이 서로 무기를 들고 참전하여 전 유럽이 전쟁터가 됩니다.
 결국 밖으로 팽창하여 영토를 확장하고, 식민지를 건설하려던 나라들이 서로 부딪힌 것이었습니다.

* 전쟁에서 볼 수 있었던 기술들
- 신기술: 비행기, 기관총, 탱크
- 대중화되고 있던 기술: 자동차, 보병들의 소총
- 이미 익숙한 모습: 기차, 말, 대포

 

 전쟁은 엄청난 기술의 발전을 가져왔습니다. 문제는 사람을 죽이는 기술은 발전하는데, 사람들의 기술이나 생명에 대한 인식은 중세 귀족사회에서 발전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결국 제1차 세계대전에서는 이전 어느 유럽의 전쟁과도 비교할 수 없이 많은 희생자가 발생하게 됩니다.

 

* 무의미하게 죽어나간 병사들
 제2차 세계대전만 해도 비행기와 탱크같이 발전한 기술을 이용한 무기나, 그것을 이용한 작전이 일반적이었지만, 1917년의 상황은 이런 기술들이 일반화되지는 않았습니다. 마차와 자동차가 같이 다니던 시절이었고, 수천 수만의 병사들이 총하나 들고 돌격하는 전장이었습니다.

 

서로 땅을 파고 숨어서 달려오는 적들을 향해 총을 쏘는 방식이었습니다.

새로 도입된 기술인 기관총 앞에서 병사들은 무의미하게 죽어갔습니다. 대단한 작전에서 조국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전사했다기보다는, 몇뼘의 전진을 위해서 지휘관들이 명령 몇마디로 병사들을 사지로 내몰았다는 말이 맞을 것 같습니다.

 

 

| 감상이 아닌 체험

 이런 전쟁을 최대한 솔직하게 전달하기 위해서 감독은 원테이크로 관객을 전장의 한가운데로 데리고 왔습니다.

 1917은 처음 시작부터 컷을 한번도 끊지 않고 이어갑니다. 주인공을 따라 카메라는 계속 이동하고, 영화 속 5분의 시간은 관객에게도 5분의 시간입니다. 주인공의 바로 뒤에서 그를 뒤따르며 같이 한명의 병사가 되는 것 같은 화면입니다.

 

여기서부터, 카메라는 쉬지 않습니다.

 물론, 실제로 이렇게 원테이크로 촬영을 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게다가 폭탄이 터지고 비행기가 추락하는 전쟁영화라면 더 그렇겠지요. 화면을 보다 보면 누군가의 뒷모습이 카메라 앞을 쓱 지나가거나, 기둥 뒤로 주인공이 이동하면서 카메라가 따라가는 것 같이, 순간적으로 인물들이 화면에서 사라질 수밖에 없는 장면이 있는데요, 이럴 때 기술적으로 컷을 나누어 촬영 후 이어붙이는 방법으로 촬영을 합니다.
 이마저도 촬영과 제작에 엄청난 공을 들이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실시간 진행이 영화의 주제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기에  이런 선택을 했다고 봅니다.

 

끊임없이 달리는 주인공, 스코필드

 

 폭탄이 터지고, 옆에 있던 동료가 죽고, 당장 도망치고 싶지만 말 그대로 빗발치는 총알을 향해 나아가는 전쟁터를 바로 옆에서 숨만 쉬며 따라가는 전쟁의 한복판인 것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을 다룬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대한 묘사와 더불어 1917은 전쟁과 전투에 대한 로망, 멋을 모두 제거한 있는 그대로의 비극을 보여준 것 같습니다.

 

적을 향해 달리는 병사들, 그들을 막기 위해 달리는 주인공

 

| 막은 것이 아니라 미룬 것

 결국 영국군의 진격은 멈추게 되고, 함정에 빠질 뻔했던 수많은 목숨을 구하게 됩니다. 하지만, 매켄지 중령(베네딕트 컴버비치)의 말처럼, 오늘의 진격이 멈춘 것일 뿐, 다른 어느 날 명령이 떨어지면 다시 적군의 기관총을 향해 달려나가는 전쟁은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전쟁을 멈춘 것이 아니라 오늘만 막은 것

그렇다면, 아군을 지키려 했던 그 많은 고생은 헛된 것이었나요. 전쟁이란 모든 행동이 헛된 것이었다고 봅니다.

가족과 나라를 지키는 것은 대단한 일임에 틀림없지만, 그 어떤 전쟁이 '일어나도 좋을' 일일까요.
몰입감도 뛰어나고 깊은 울림이 있는 영화지만, 다시 보라고 한다면 고개를 가로저을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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