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행성 (책,만화, 2020): 순수한 외계인들의 지구생활 적응기

아뇨, 뚱인데요 2021. 4. 28.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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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행성 (Strange Planet, 2020)
저자: 네이선 W. 파일
역자: 황석희

 

 

표지부터 취향저격

 

 간단소개: 지구인들의 삶과 문화를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외계인들이 지구스타일대로 생활하게 된다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본 지구인들의 삶을 코믹하게 보여준다.

 인터넷 게시판에서 4컷만화 짤 두어편을 보고 나서 확 끌리는 책이었습니다. 동글동글하게 생긴 귀여운 외모의 외계인들이 우리가 사는 스타일을 그대로 살면서 어색함과 신기함을 동시에 느낀다는 내용을 주된 테마로 하는 책이었습니다.
만화는 도서관에서 잘 사주지도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소장가치도 있을 것 같아서 질러버렸습니다. 살짝 비싸기는 한데 취향에 딱 맞았습니다.

 

 

지구인들의 삶을 체험해 본다.

 

| 처음인 듯 바라보는 우리 생활


 문학용어 중에 '낯설게 하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전적 의미로는 '친숙하거나 인습화된 사물이나 관념을 특수화하고 낯설게 함으로써 새로운 느낌을 갖도록 표현하는 방법'이라고 하네요. 시나 소설에서 자주 나오는 스타일이고, 생활에서는 넌센스 퀴즈, 수수께끼같은 놀이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내가 오르면 다른 사람은 내려와야 하는 것은?' 정답은 시소. (주식 아닙니다...!) 이런 식으로 지나쳤던 새로운 면을 볼 수 있게 해주는 방법이죠. '낯선 행성'또한 이런 낯설게 하기를 사용하는데 그 대상이 지구인의 삶 전체라는 것이 특이합니다.

 외계인들이 지구인이 사는 방식대로 열심히, 노력해서 살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익숙한 모든 문화와 행동이 그들에게는 신기한가보네요. 놀이공원에서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느끼는 스릴이 그들에게는 '짧은 순간 사망한다고 믿게 되는 미련한 짓' 같지만 그런 불확실한 순간이 가장 좋았다고 코믹하게 말해줍니다.

 

 

놀이공원에 대한 실날한 평가;;;

 

 비누방울 놀이라고 간단하게 말하던 행동도 이산화탄소를 일시적으로 구체에 가두는 행동입니다. 재미있다는 것에는 공감을 하는 것 같아 다행이네요.

 

 

재미있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그려

 

 모든 행동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듯, 처음 보는 듯 하면서 익살스러운 4컷 만화라는 형식을 빌어서 보여줍니다. 그걸 보면서 우리가 그동안 당연하게 생각했던 모든 행동을 다시 생각하게 되네요.

 

 

| 감정을 낯설게 바라보기


 먹고 마시고 노는 것과 같은 행동뿐 아니라 이 책에서 인상깊었던 부분은 감정에 대한 설명이었습니다. 친한 사람과의 이별이나 그리움같은 감정은 그냥 자연스럽게 느끼고 서로 말하지 않고도 공감합니다. 대부분 서로의 감정에 대해 설명하지 않고도 표정이나 분위기로 알곤 하지요.

 이런 당연한 감정을 외계인의 눈과 마음을 빌어 처음 느끼는 감정인 것처럼 우리에게 보여줄 때, 감정이 더 솔직하게, 울림이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감정도 이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이었나봅니다.

 

 이웃이나 동료에게 자연스럽게 감정적으로 공감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거짓말을 하기도 합니다. 사회적인 교류를 위해서 당연한 행동이지요. 이렇게 자연스럽게 나오는 선의의 거짓말도 외계인들에게는 이해가 선뜻 가지 않는 행동이었던 것 같습니다.

 만약 서로가 정말 공감대가 깊고 솔직한 감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면, 인간들 사이의 선의의 거짓말도 필요없지 않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불필요한 마찰 ㅠㅠ 대공감

 

| 웃음을 한스푼 더하는 번역 센스

 낯선 행성의 또 다른 매력은 번역이라고 봅니다. 데드풀을 번역한 바로 황석희님께서 번역을 해주셨는데요, 야구를 보던 외계인의 입에서 자기도 모르게 튀어나온 '개아기'나 눈이 부신 외계인이 당당하게 쓰고 다닌 '개인용 별 어두미'같은 단어를 보면 웃음이 더해지고 센스가 빛납니다. 원작에서는 어떻게 표현했길래 이런 단어가 나왔을까 궁금해서 더 찾아보고 싶어졌습니다.

 책의 두께에 비해서는 가격이 조금 있는 편이어서 그런 점은 부담스럽기는 합니다. 지나가다가 북카페같은 곳에 있다면 반갑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은 책입니다. 한쪽으로는 미처 생각하지 않고 지냈던 사소함에 대한 가르침을 주는 책이기도 해서 특히 좋았습니다.

 

 

이성적이진 않지만 기쁨을 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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