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새콤달콤 (영화, 2021): 비밀을 품은 순도100% 레몬맛 사랑이야기, 감상 후기

아뇨, 뚱인데요 2021. 6. 6.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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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콤달곰 (Sweet & Sour, 2021)
감독: 이계벽
주연: 장기용, 채수빈, 크리스탈(정수정)

 

달달한 사랑영화같은 한국판 포스터

간단소개: 간호사인 다은(채수빈)은 건설회사 직원인 장혁(장기용)과 병원에서 인연을 맺어 사랑을 키워간다. 파견을 나가게 된 장혁은 잦은 야근과 멀어진 거리 때문에 다은과의 만남이 힘들어지고, 자신에게 호감을 표하는 옆자리 직원 보영에게 마음을 주게 된다.

 영화는 크리스탈(정수정)의 이름을 보고 넷플릭스에서 찜해놓았습니다. 아이돌 가수에서 배우로 커리어를 옮기는 배우들은 많습니다. 예전처럼 연기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경우도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크리스탈도 본업을 연기로 하고 있고, 상당히 재미있는 커리어를 쌓고 있어서 관심이 갔습니다.

 

시작은 정수정 양을 보고 찜했습니다.

 상속자들에서 딱맞는(아주 건방진;)역으로 나오기도 하고 최근엔 영화 애비규환에서 미혼모 역으로 나오는 등, 꾸준히 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번 영화 '새콤달콤'에서는 건설회사에서 살아남으려 노력하는 직원으로 나오는데요, 영화는 상당히 발칙한(!) 사랑이야기입니다.

 

일하다가 눈맞는다는 거죠 둘이 ㅎㅎ

영화 특성상, 사전 정보를 많이 접할 수록 감상에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글에는 영화의 결말까지 알 수 있는 정보가 많이 있습니다. (스포주의!!)

영화는 일본 소설, 영화 '이니시에이션 러브'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입니다.

 

| 오글거리게 달콤한 사랑이야기


 간호사인 다은(채수빈)은 장혁과 병원에서 만난 사이입니다. 간염으로 인해 노랗게 뜬 얼굴로 입원한 장혁은 자신을 간호해주는 다은의 친절하면서도 강한 모습에 반해버립니다.

 

밥 나눠먹으면 그린라이트 아닌가요

 장혁과 다은의 첫만남부터 이어지는 달콤한 사랑이야기는 악 소리가 날만큼 과감하면서 적극적입니다. 생전 처음보는 수액키스에, 소시지 나눠먹기까지 제가 보기에는 그린라이트 번쩍거리는 즐거운 에피소드가 이어집니다.

 3교대 간호사인 다은이 피곤하고 바쁘고 밥도 못먹는 상황이 안타까운 장혁은 다른 사람들 몰래 그녀를 도와줍니다. 쪽잠도 재워주고 음식도 챙겨주면서 서로서로 정이 싹틉니다.


 겉모습만 보면 모태솔로 장혁과, 똑부러지면서 열심히 사는 다은의 사랑이 피어나는 이야기는 응원해주고 싶을 만큼 잘 그려졌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과감하면서도 풋풋한 느낌을 잘 살렸습니다.

 특히 퇴원을 한 장혁이 망설이다가 다은에게 연락을 하고 그에 대해 응답을 하듯 맺어지는 흐름은 관객들이 그렇지, 바로 이거야 하고 좋아할만한 사랑의 첫느낌과 과감한 진행을 잘 담았다고 생각합니다.

 장혁의 섬세함, 배려심에 마음을 연 다은은 그와 계속 만나게 되고, 제주도로 여행까지 함께 가기로 합니다. 장혁이 살을 빼겠다는 다짐과 함께, 화면은 훤칠한 모습의 장혁을 비춰줍니다.

 

장혁 커리어맨 ver.

 

 

| 덜컹거리는 씁슬한 이별이야기


 장혁과 다은은 같이 살면서 더할나위 없이 좋았지만, 장혁이 서울로 파견근무를 나가게 되면서 둘의 사이는 흔들리게 됩니다.

 

인천과 서울을 왔다갔다하면서 팍팍한 직장근무와 생활을 동시에 하기 힘들어진 장혁은 점점 다은에게 소홀해집니다.

 

뭐하나 제대로 되는 거 없는 회사생활

 언제나 막히는 도로, 풀릴듯 풀리지 않은 회사생활, 집에만 오면 뻗어서 잠들기 바쁜 삶을 살고 있던 장혁과 다은은
간단한 일도 서로 미루게 되죠. 전구 갈아주는 단순한 일마저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지쳐가는 생활을 이어갑니다.

 우연인지 같은 처지의 계약직 직원 보영(크리스탈)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게 된 장혁은 다은이 기다리고 있음에도 보영과 동료 이상의 관계가 됩니다.

 

결국 마음도 멀어지고 가까운 사람에게 갑니다.

 커플의 현실을 반영한 사랑이야기는 영화의 전체흐름을 보았을 때 후반부에 꼭 필요한 부분입니다. 그런데 그 표현이 전반부의 달콤한 이야기만큼 풍부하고 공감이 가게 표현된 것 같지는 않습니다.

 

 남녀가 만나다 보면 멀어질 수도 있죠. 에피소드 자체는 좋은데, 화면으로 그게 드러나지 않는 느낌입니다.

 직장의 스트레스는 막히는 도로만으로 드러내는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정규직이 되고 싶은 계약직의 바람도 밥먹으러 가는 사건 하나만 가지고는 관객의 공감을 얻어내기 힘들어 보이구요.

 

같은 화면이 너무 많이 나옵니다.

 보영과 장혁이 맺어지는 이야기는 감정의 흐름이 어색하진 않습니다. 그런데 보영의 캐릭터를 너무 덜 매력적으로 그린 것 같았습니다.


 스트레스를 받는 와중에 회사 프로젝트를 진행하다가 힘들어하는 보영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하는데, 질질 흘리고 안씻고 하는 걸 보면 어디 심각하게 정신이 안 좋은 사람 같습니다.


 그나마 좋게 말해서 그런 거고 털털함과 건방짐이 너무 정신없이 왔다갔다 해서 미친사람 같기도 했습니다.

 

그치만 귀엽긴 하네요;;;

 다은과의 관계도 책임있게 끝내지 못하고 보영을 만나던 장혁은 어영부영 방학 마지막 날에 숙제하듯 다은에게 다시 돌아가려 합니다.


 다은은 지칠대로 지치고 가장 같이 있어야 하는 순간에도 남자친구라는 사람에게 제대로 된 위로와 염려조차 받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배신까지 하고 무책임한 장혁에게 영화는 제대로 엿을 차려줍니다.

 

후반가면 정말 나쁜짓 많이 해요...

 

 

| 관객에게 레몬을 먹이는 새콤한 결말


(다시한번 스포주의)


 '새콤달콤'은 장혁과 다은, 그리고 보영의 관계의 마무리에 결정적으로 띵한 한방을 먹입니다.


 관객에게는 '장혁'이 살을 뺀 것처럼 화면을 이어주지만, 나중에 보여진 마른 '장혁'의 이야기가 먼저일어난 사건이고, 덩치 '이장혁'은 남친에게 실망한 다은이 새 사랑을 찾는 이야기였습니다.

 

이름하야 정뚝떨

 이야기의 순서와 등장인물의 이름, 관객에게 보여지는 순서를 바꿔서 보여주면서 관객은 장혁을 한명으로 생각했다가 진실을 알게 됩니다.


 여자친구를 배신했다가 지맘대로 돌아오는 '마른 장혁'에게 새 남자친구인 덩치 '이장혁'의 등장으로 빗엿을 날려줍니다. 답답했던 후반부 이야기에 감정적 해소를 제대로 해주고 꼬였던 이야기를 풀어주는 시원함을 동시에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영화를 송두리째 뒤집는 장면

 '새콤달콤'을 보고 나서 영화전체를 뒤집는 충격적인 결말을 보고 드는 생각은 '이 영화를 어떻게 이야기하지'였습니다. 영화의 이야기, 연기, 화면구성과 같은 요소가 아니라 편집, 관객에게 주는 정보를 이용한 '트릭'이 반전의 중심이 되는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영화의 내부적인 요소들은 재미와 완성도와는 거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나쁜 일을 하고 있다면 확실하게 나쁜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줘야 하는 것 같습니다만, 제대로 한 방향을 정해서 보여주는 것도 모호하게 처리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와는 별도로, 확실히 혀가 얼얼할 만큼 강력한 '새콤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영화인 것 같습니다.

 

<덧>

덩치 이장혁 역할을 맡은 배우는 이우제님입니다. 영화 내용의 유출 방지 때문인지, 등장인물 목록에도 없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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