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에브리원 (Morning Glory, 2010)
감독: 로저 미첼
주연: 레이첼 맥아담스, 해리슨 포드, 다이앤 키튼
서비스: 넷플릭스
줄거리: 방송국의 PD인 베키(레이첼 맥아담스)는 구조조정을 당해 직장에서 쫓겨난다. 베키는 어쩔 수 없이 뉴욕의 작은 방송국에서 아침방송을 만드는 일을 맡아 하게된다.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베키에게 가장 큰 걸림돌이자 적은 고집불통 진행자인 마이크(해리슨 포드)였다.
레이첼 맥아담스를 상당히 느즈막히 알았습니다. 그녀가 한창 작품활동을 할 때, 영화 잘 안보고 게임만 했거든요. 이제사 레이첼 맥아담스가 나오는 영화를 보고 있는데요, 정말 사랑스럽다는 말이 사람으로 나타난다면 이분이 아닐까 싶네요.
이번 영화는 특히 주위 인물들이 적절히 숙여주면서 레이첼 맥아담스가 더욱 자연스럽게 빛나도록 해주는 코미디 영화였습니다.
제작비: 4천만 달러
미국수익: 3천 1백만 달러
세계수익: 6천만 달러
아이고, 이정도면 손익분기점은 못넘겼겠네요, 이런 영화에 4천만 달러면...배우들 개런티가 너무 많이 들어갔나봐요.
<TMI>
레이첼 맥아담스는 본인이 웃음을 주는 연기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출연을 안하려고 했습니다. 감독이 몇번씩 함께 식사를 하면서 설득했다고 합니다.
<TMI 2>
주연 다이앤 키튼과 해리슨 포드는 헐리우드에서 최고의 명배우들이지만, 영화를 찍기 전까지 한번도 만났던 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 화내도 예쁘고, 빡쳐도 사랑스럽고
방송국에서 아침교양 방송을 만드는 PD인 베키(레이첼 맥아담스)는 승진해서 잘나가는 희망이 있었지만, 반대로 회사에서 쫓겨나고 맙니다. 그녀는 결국 월급도 낮추고 낯선 동네로 이사도 가면서, 작은 방송국 IBS의 아침프로 담당 PD로 들어갑니다.
실력과 열정은 진짜였던 베키는 자신의 프로를 살리기 위해서, 프로그램의 암적인 존재인 진행자 폴을 교체하는 초강수를 둡니다.
대책없이 진행자 교체라는 승부수를 던진 베키는 결국 과거의 영광에 취해서 월급도둑을 하고 있던 백전노장 마이크(해리슨 포드)를 끌어다 놓고 아침프로를 진행시킵니다.
영화는 시작부터 베키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다양하게 보여줍니다. 승진시켜줄 줄 알고 '네 할게요' 티셔츠를 입고 갔다가 짤리는 모습부터 웃픕니다.
베키는 새 직장을 구하고 나서도 고난과 사고 속에서 긍정의 에너자이저 같은 모습을 많이 보여줍니다.
나름 승부수를 띄우기 위해서 프로에 도움이 전혀 안되는 진행자를 바꾸긴 했는데, 능력있는 레전드, 마이크는 독설만 퍼부으면서 전혀 일을 하려는 의지가 없었습니다.
마이크는 엄청난 연봉을 받기 위해서 회사에서 시키는 최소한의 일은 해야 했습니다. 그게 아침방송이어서 열라 빡친 고집불통 영감탱이로는 정말 딱 어울린다고 할 수 있는 해리슨 포드 할아버지가 열연해 주십니다.
쉴새없이 터지는 사고에, 뻣뻣하고 고집불통인 진행자에, 베키는 우울했다가 빡쳤다가 결국 터져버리는데요, 이런 모습마저 코믹한 분위기와 즐거운 웃음이 나오는 연기로 잘 만들어낸 것 같았습니다.
솔직히 사랑스러운 주인공 연기로는 헐리우드 현역 중에서는 레이첼 맥아담스 따라올 사람은 손에 꼽죠. 욕을 하고 화를 내고 짜증을 부려도 긍정적인 분위기를 내는 것은 재능의 영역 같습니다.
| 로맨틱 코미디보다는 직장생활 코미디
영화는 아침 교양방송을 만드는 방송국의 일상을 틈틈히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진행자 둘 중 한명이 졸고 있지를 않나, 결정해야 하는 사항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PD와 스탭들을 괴롭힙니다.
넷플릭스 소개글에는 로맨틱 코미디라고 적혀 있지만, 제가 보기에는 직장이야기쪽에 많이 가까운 것 같습니다.
베키는 방송국에서 같이 일하는 PD와 깊이 사귀는 사이이긴 하지만, 이 커플의 이야기가 영화의 스토리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
비슷한 분위기의 작품인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남녀간의 갈등이 엄연히 이야기의 한 축을 담당했는데, '굿모닝 에브리원' 사랑이야기는 거의 나오지 않는 것 같습니다.
어디까지나 프로의 입장에서 더 나은 방송을 만들기 위해서 토론하고 상대방을 설득하고 하는 모습이 실감나고 재미있었습니다.
'굿모닝 에브리원'은 방송국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PD 베키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요, 공감이 갔던 쪽은 주의의 인물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는 주위를 돌아보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아서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레이첼 맥아담스의 고군분투를 보고싶어 하시는 분들에겐 추천드리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