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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카로 살아남는 법 (영화, 2004): 잘나가는 배우들의 조연연기를 보는 재미

아뇨, 뚱인데요 2021. 8. 4.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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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카로 살아남는 법 (Mean Girls, 2004)
감독: 마크 워터스
주연: 린제이 로한, 레이첼 맥아담스, 티나 페이
서비스: 넷플릭스

 

혼신의 힘을 담은 번역제목

줄거리: 부모님을 따라서 아프리카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케이디는 고국으로 돌아와서 고등학교에 진학한다. 비슷한 분위기의 친구들끼리 뭉쳐 지내는 학생들 사이에서, 이도저도 아니었던 케이디는 얼떨결에 가장 잘나가는 퀸카 레지나의 눈에 띄게 된다.

 요새는 쪼금 스포트라이트를 덜 받는 편에 속하지만, 한창때 린제이 로한의 인기는 측정할 수가 없었죠. 이게 극정적인 면만 있지는 않다는 게 문제였지만요.


 이 영화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처음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은 레이첼 맥아담스가 나온다는 사실을 알고나서였습니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15년도 더 전에, 금발머리를 하고 세상 둘도없는 4가지 퀸카 악녀를 연기하셨었네요.

 

와, 평론가 점수 뭐임;
이쪽은 관객점수가 뭐임;;;

제작비: 1천 7백만 달러
미국수익: 8천 6배만 달러
세계수익: 1억 3천만 달러

 덜 유명한 배우들로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어서 홈런을 때리는 것이야말로 헐리우드의 매력이죠. 대단한 수익률입니다.

<TMI>
친구들끼리 성적인 험담의 내용이 처음에는 표현수위가 더 높았다고 합니다. 주인공 케이디가 식당에서 마주친 남학생에게 듣는 말도 더 직설적이었다고 하네요. 영화는 성인등급을 피하기 위해서 표현을 순화시켰습니다.

<TMI 2>
처음 캐스팅은 린제이 로한이 퀸카 레지나 역할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관객들이 캐릭터인 레지나의 성격과 자기의 성격을 같다고 생각할까봐 역할을 교체했습니다. 제작자는 레지나 역할에 레이첼 맥아담스를 캐스팅하면서 '착한 사람이 나쁜 사람 역할도 잘한다'고 말했다 합니다.

 

예쁘고, 연기 잘하고 ㅎㅎ

| 잘나가던 배우들의 옛날 모습을 보는 재미


 요새는 퀸카라는 말 자체를 잘 쓰지 않죠. 인싸도 꽤 지난 말이고. 어린 친구들은 잘나가는 또래들을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네요; 암튼 이야기는 미국의 한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합니다.


 어린시절을 부모님따라서 아프리카에서 보낸 케이디 (린제이 로한)은 부모님을 따라 자신의 나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난생처음 정식 고등학교에 다니게 됩니다.

 

린제이 로한 이때는 무난한 것 같습니다.

 사회화를 처음부터 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에서, 케이디는 비슷한 분위기를 가진 친구들끼리 뭉쳐다니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특별한 개성없이 재니스와 어울려 지내던 케이디에게, 어느날 학교 최고의 퀸카이자 여왕벌, 레지나와 친구들이 말을 걸어옵니다.

 

아니야, 앉지 말고 그냥 가 ㅠ

 여기까지 보고나서 일단 영화를 시작했던 목적을 달성했습니다. 지금은 헐리우드에서 잘나가는 배우들의 조연시절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사랑스러운 표정과 연기로 전 세계에서 알아주는 배우인 레이첼 맥아담스가 예의와 경우는 물말아먹은 최고 인싸 레지나로 나오는데요. 심지어 꽤 잘 어울립니다.

 

지금 모습이랑 매칭이 안되는 건 단점;

 그리고 이 작품은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영화 데뷔작입니다. 머리가 순수한 뇌순녀 카렌 역할을 맡아서 정말 착붙는 연기를 보여줍니다. 카렌이 대사를 치고 행동을 할 때마다 '그만둬!, 하지마!' 라는 반응이 절로 나옵니다.

 

이때부터 확 눈에 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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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학교 때부터, 정글같은 인간관계


 레지나와 부하(;) 친구들의 마음에 들은 케이디는 곧 그들의 새친구가 되어 어울리게 됩니다. 케이디는 그닥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학교와서 처음 사귄 친구 재니스의 복수계획을 도우려는 마음에 레지나의 여왕놀음에 장단을 맞춰줍니다.

 겉으로는 서로를 좋아라 행동하지만, 뒤로는 마음에 안든다 험담하고 자기에 방해되는 친구는 바로 해꼬지를 해버리는 십대 친구들의 모습을 보면서, 레지나는 정글에서 벌어지는 약육강식의 세계라고 느낍니다.

 

몰려다니면서 맘에 안들면 그냥 처단;;

 레지나는 아름다운 외모에 친구들도 모두 부러워하는 슈퍼 초 울트라 인싸이지만, 성격은 정말 개차반에 사악하고 잔인하기까지합니다. 마음에 안드는 친구가 있으면 바로 자기 손 안대고 눈썹 머리 삭발을 만들어버릴 수 악한 계략에 능합니다.

 이런 패거리에 발을 담근 케이디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와중에 친구들 사이에서의 적응, 재니스가 부탁한 복수, 그리고 자기의 연애까지 삼박자를 동시에 진행하려 합니다.

 

얘들이 왜 케이디랑 놀아주는지가 좀 약하긴 해요.

 초중반에 살짝 이야기가 과하게 흘러가긴 하는데요, 전체적으로 주인공을 바쁘게 만든 것 같았습니다. 그 와중에 케이디를 중심으로 '인간관계'라는 주제를 딱 잡고 여기에 집중한 것이 좋은 선택이었다고 느꼈습니다. 남친이 되었건, 학교친구가 되었건 주위 사람들과의 만남을 중요하게 생각한 이야기 흐름이었습니다.

 방구석에서 영화보고 게임하는게 낙이었던 저의 학창시절을 떠올려 보면, 그닥 공감이 가진 않기도 합니다. 그렇다 해도 사람이 끌리는 이야기는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특히 주인공이 남주한테 끌려서 행동하는 부분이 좋았습니다. 일종의 아킬레스건 같은 느낌이었어요.

 

잘생긴건 모르겠는데 역할은 좋습니다.

 

| 쿨한 성장을 그리는 이야기


 케이디는 여왕벌과 그녀의 패거리들을 무너뜨리는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이야기는 그것으로 끝나지 않고 더욱 복잡하게 얽히기 시작합니다. 학교의 대표 퀸카가 사라진 자리에 자연스럽게 케이디가 들어가버린 것이지요. 심지어 케이디도 딱히 그 위치가 싫지는 않은 기분이었습니다.

 자기가 싫어하던 껍데기뿐인 인간관계를 따라하는 것 같은 케이디, 그리고 그녀가 좋아하는 남자, 그리고 친구들의 이야기까지. 모두가 엉켜서 흘러가는 가운데, 퀸카 레지나는 복수를 위해 다시 돌아옵니다. 친구, 연인 사이의 질투, 안좋은 감정들을 이야기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는 전형적이지만 공감을 많이 자아낼 수 있는 좋은 선택이었다고 느꼈습니다.

 

결국 상처는 있지만 성장하는 이야기지요.

 '퀸카로 살아남는 법'은 하이틴 영화가 가지는 장점을 살리면서 풍성한 이야기를 풀어놓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인기끌고 싶고, 좋아하는 사람과 가까이 지내고 싶은 단순한 감정을 이야기하면서, 많은 등장인물들이 동시에 자기 이야기를 잘 할 수 있도록 열심히  풀어놓았다는 느낌입니다.


 도저히 여고생이라고 보이지 않는 배우들의 모습이 조금 오글거리기는 해도, 충분히 공감하면서 재미있게 보실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린제이 로한이랑, 레이첼 맥아담스랑 역할 바꾸기 해서 만들었더라면 진짜 딱맞는 옷이었을
것 같습니다만, 이미 지나버린 이야기겠죠.

 

지금 이멤버로는 못만들겠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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