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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애프터 리딩 (영화, 2008): 무식한 사람이 신념을 가질때 일어나는 폭망극

아뇨, 뚱인데요 2021. 7.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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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애프터 리딩 (Burn After Reading, 2008)
감독: 에단 코엔, 조엘 코엔
주연: 조지 클루니, 프랜시스 맥도맨드, 존 말코비치, 브래드 피트
서비스: 넷플릭스

 

읽은 후에 태울 것. 이라는 뜻의 제목입니다.

 

줄거리: CIA 요원이었던 오스본은 기관에서 좌천되어 쫓겨난다. 히스테릭한 그를 옆에서 지켜보던 아내 케이티는 이혼을 결심하고 그의 활동과 관련된 비밀을 빼돌리는데, 정보국의 비밀이 담긴 CD는 흘러흘러 아무 관련없던 헬스장 트레이너 린다와 채드의 손에 들어간다.

 코엔 형제 감독의 영화는 긴장을 하고 보게 됩니다. 같은 장면에서도 뭔가 있어 보이고, 해석이 더 들어가야 할 것 같고, 숨겨진 의미가 있을 것만 같습니다.

 

  '번 애프터 리딩'은 배우들의 이름을 보고서 도전의식을 가지고 봤습니다. 러닝 타임도 굉장히 짧은데 정신없이 헷갈리는 영화였습니다.

 

인간 군상들을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살짝 더 높아도 될 듯.

제작비: 3천 7백만 달러
미국수익: 6천만 달러
세계수익: 1억 6천만 달러


명작이라고 해서 흥행에 성공하지 않는 영화를 만든다는 건 편견인가 봅니다.

<TMI> 
 영화에 나오는 채드(브래드 피트)는 후줄근한 양복을 입는 설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싼티나는 옷을 입혀도 빵형 옷걸이가 너무 좋아서 화면에 멋있게 잡혔다고 합니다. 결국 의상감독이 옷을 망가뜨리고 사이즈도 맞지 않는 옷을 구해서 입혔다고 합니다.

 

이번 작품에서도 엄청 먹고 맞고 하는 빵형

<TMI 2>
출연 배우 중 5명이 아카데미상 수상자이고
(조지 클루니, 프랜시스 맥도맨드, 틸다 스윈튼, 브래드 피트, J. K. 시몬스)
, 2명이 아카데미상 후보자입니다. (리처드 젠킨스, 존 말코비치)


| 멀쩡한 사람이 하나 없는 이야기


 헬스클럽에서 트레이너로 일하는 채드(브래드 피트)와 린다(프랜시스 맥도맨드)는 탈의실에서 분실물 CD를 하나 발견합니다. 그 안에는 국가 기밀정보로 보이는 내용들이 들어있었습니다.

 

분실물을 열어보니...!!

 이 CD는 CIA 요원인 오스번(존 말코비치)의 컴퓨터에서 만들어진 것이었습니다. 오스번의 아내인 케이티(틸다 스윈튼)은 오스번과 이혼을 앞두고 최대한 많은 협상카드를 확보하기 위해서 그의 모든 활동을 따로 챙겨두었는데, 그 정보가 어리버리한 변호사 사무실에서 흘러나간 것이었습니다.

 

잘린 요원 오스번(존 말코비치)와 아내 (딜다 스윈튼)

 이야기의 출발점은 인물들이 서로 다릅니다. 헬스장의 채드와 린다, CIA요원 오스번과 그의 아내 케이티, 그리고 케이티와 불륜을 하고 있는 해리(조지 클루니)까지. 크게 상관이 없어 보이는 세 지점에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요, 공통점은 인물들이 정상이 하나도 없다는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비정상적이면서 이야기를 꼬아가는 민폐 캐릭터가 린다(프란시스 맥도먼드)입니다. 헬스장에서 일하는 그녀는 인터넷으로 남자 만나는 데 취미가 있고, 성형을 통해서 다시 태어나는데 인생의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의도하건 아니건, 주위 사람을 모조리 망가뜨리는 린다

 국가기관의 정보를 어쩌다 얻었으면 당장 경찰서에 갖다주면 되었을 일을, 옆에서 구경하던 순수한 청년 채드와 함께 원래 주인인 오스번을 협박합니다. 

 영화의 특징이라면, 그 어떤 사건도 제대로 진행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죠. 채드와 린다는 오스번에게 협박도 제대로 못하고 돈도 한푼 얻어내지 못합니다. 그리고는 최선을 다해서 일을 망치는 방향으로 진행시킵니다.

 오스번은 회사에서는 잘리고, 아내에게는 배신당해서 집에서도 쫓겨납니다. 오스번의 아내 케이티(틸다 스윈튼)은 남편과 면식도 있는 공무원 해리(조지 클루니)와 불륜을 저지르고 있었죠. 

 

불륜에 욕심으로 얼룩진 인물들

 신기한 건, 워낙 인물들이 개성이 강하고 소개를 단순하게 해 주어서 인물들의 관계가 헷갈리지 않고 이해가 잘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위의 인물들이 다른 특징을 말하지 않고 딱 필요한 부분만 나옵니다. 그래서 등장인물의 수가 상당히 많음에도 재미있게 볼 수 있었습니다.

 

딱 필요한 만큼만 인물들의 특징을 설명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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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에는 영화의 전체 감상에 방해가 될 수 있는 정보가 있습니다. (스포주의)


| 뒤틀리고 꼬였지만, 한발짝만 물러서면..


 영화는 린다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완벽하게 꼬아버립니다. 인터넷으로 괜찮은 남자를 찾아 헤메던 린다가 새로 만난 남자가, 케이티의 불륜상대 해리(조지 클루니)였던 것이죠.

 린다가 무슨 짓을 벌였는지, 해리가 알게 된 순간부터 이야기는 급속도로 악셀을 밟습니다. 린다는 해리도 멘붕을 시키고, 중요한 정보가 담긴 CD를 팔아먹기 위해서 채드도 시켜먹구요, 그녀를 좋아하고 있던 헬스장 사장님도 욕심의 구렁텅이로 끌어들입니다.

 

데이트 앱으로 만난 둘 (앱으로 조지 클루니를...?!)

 자기가 잘못 된 줄 모르는 사람들이 자기 일에 고집을 가지고 끝까지 밀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얼마나 망가질 수 있는지, 비웃듯이 영화는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사람들이 희생되고 피를 봐가면서 막장의 끝을 향해 달려가지만, 한걸음만 떨어져서 보면 희극이 되어버리는 우화같은 느낌입니다.


 CIA에서 요원들이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상관에게 보고하는데요, CIA 임원 (J. K. 시몬스)는 가만히 듣다가 오스본의 신원을 확인하고는 별일 아니라는 듯 얼버무려 버립니다. 오히려 관련 인물들이 죽는 편이 귀찮은 일이 줄어들어서 더 좋다는 듯 이야기하죠.

 

제대로 뒤틀어서 찢어버리는 이야기

 내 눈앞의 상황은 엄청 진지하고 심각하고 미쳐 돌아가지만, 한걸음만 비켜나서 다른 사람의 눈으로 본다면
아무것도 아닌 희극같은 상황을 풍자하고 있는 듯 했습니다. 정신없이 빨려들어갔다가 뒤통수를 맞고 쫓겨난 영화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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