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크루엘라 (영화, 2021): 강력한 캐릭터와 화려한 비주얼의 멋진 조화

아뇨, 뚱인데요 2021. 8. 5.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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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엘라 (Cruella, 2021)
감독: 크레이그 길레스피
주연: 엠마 스톤, 엠마 톰슨, 조엘 프라이, 폴 윌터 하우저
서비스: 시리즈온, SEEZN (유료)

 

흑과 백에 제목만 붉은색, 멋있습니다.

줄거리: 특이한 외모 때문에 어려서부터 평범한 생활을 하지 못한 에스텔라(엠마 스톤)은 어머니마저 잃고 런던에서 힘든 생활을 한다. 그녀는 새로운 패션을 창조하는 재능과 노력으로 바로네스 남작 부인의 눈에 들어 새로운 세상으로 진출한다. 

 제작 당시부터 상당히 관심이 많이 가는 작품이었습니다. 코로나때문에 극장에서는 보지 못하고 IPTV서비스를 기다렸는데, 이 회사들이 더빙과 자막판 세트로만 비싸게 파는 바람에 이제서야 봤습니다. 

 

 디즈니가 애니매이션으로 기존에 히트한 작품을 실사로 만든지는 상당히 오래 됐습니다. 악역을 중심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붙여서 스핀 오프를 만들어내는 것은 말레피센트에 이어 크루엘라가 바톤을 넘겨받았습니다. 실망이라는 평이 많아서 기대를 크게 갖지는 않았는데, 상당히 재미있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에 홀딱 빠진 것 같네요
이정도 저도 공감합니다.

제작비: 미공개
미국수익: 8천 5백만 달러
세계수익: 2억 2천만 달러


전 세계가 거리두기를 하던 시점임에도 본전은 뽑았을 것 같습니다.

<TMI>
 감독은 의상 디자이너 제니 비번의 전작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를 보고 그녀를 의상감독으로 스카웃했습니다. 주요 의상 277벌, 크루엘라를 위해 47벌의 의상이 만들어졌습니다.

<TMI 2>
 원작이라 할 수 있는 애니매이션 '101마리 달마시안' (1961)에서 크루엘라는 엄청난 골초입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담배피우는 설정은 삭제되었습니다.

 

못난이였던 원작

<TMI 3>
 바로네스 남작부인역할로 니콜 키드먼, 샤를리즈 테론, 줄리안 무어, 데미 무어 등 배우들이 캐스팅 후보에 있었습니다. 결국 엠마 톰슨이 역할을 맡았습니다.

 

| 넘치는 카리스마와 압도적 비주얼


 영화는 '101 달마시안'에서 달마시안 강아지들로 모피코트를 만들어 입겠다는 야심을 펼치던 패션계의 거물 크루엘라 드빌의 젊은 시절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크루엘라는 에스텔라라는 이름을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날 때부터 흑과 백, 남다른 외모 때문에 정상적인 생활이 힘들었던 에스텔라는 다른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점차 과격하게 변했습니다. 그녀는 선천적으로 물려받은 에스텔라라는 이름을 버리고, 폭력적이고 거친 모습의 크루엘라라는 캐릭터를 통해서 살아남게 됩니다.

 

으어...멋있습니다.

 이중인격이라고 보이게는 덜 극단적이고, 서로 다른 색의 머리처럼 양쪽으로 갈라진성격의 두 캐릭터는, 요즘 유행하는 부캐처럼 느껴집니다. 이 둘을 부드럽게 이어붙이는 엠마 스톤의 연기가 정말 좋았습니다.


 가난하고 간절함이 온몸으로 드러나는 에스텔라와, 그런거 전혀 신경쓰지 않고 고집스럽고 성격 더러운 천재 스타일의 크루엘라가 머리색으로 드러납니다.  백화점에서 일할 때의 배우의 표정, 명함을 잡을때의 간절함 등 연기 하나하나를 통해서 성격이 보여지는 모습이 재미있으면서도 인물의 처지를 공감하게 해 주었습니다.

 

자신의 본성을 숨기고 활동하는 에스텔라

 에스텔라는 어머니를 여의고 런던으로 건너와서 가난하고 힘들게 살아갑니다. 패션 디자인에 재능이 있었지만, 제대로 피어보지 못한 상태에서 기적적으로 주어진 기회를 잡아서 바로네스 남작부인의 디자인 회사로 들어갑니다.

 

 젊은 천재 크루엘라의 반대편에는 런던 패션계의 거물인 바로네스 남작부인이 있었습니다. 첫 등장신에서 그녀의 카리스마는 폭발합니다. 회사에서 부하직원들이 마중나온 가운데, 얼굴을 가리고 입술 삐죽거림만으로 그 자리에 있는 전원을 긴장하게 만드는 카리스마가 빛났습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미란다와도 비견될만한 첫 등장이었습니다.

 

인물들이 전부 다 멋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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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약한 출생의 비밀

 

 에스텔라는 남작부인의 디자인 회사에서 인정받아서 성공의 길을 달리다가, 남작부인이 자신의 어머니의 죽음과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됩니다. 그녀는 자신의 커리어와 어머니의 복수까지 연관지어서 바로네스 남작부인을 패션으로 몰락시키려 합니다.

 

대결도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파격적인 신예 디자이너 크루엘라와 기득권, 기존의 전통적인 상류층의 모습을 상징하는 것 같은 남작부인의 대결은 시각적인 측면에서는 엄청나게 화려하고 멋있습니다.

 다소 폭력적이지만, 틀에 박힌 생각을 부순다는 의미에서 크루엘라의 파격은 쾌감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흑과 백의 컨셉을 가진 파티에서 흰색 로브를 불태우면서 등장하는 크루엘라의 붉은색 드레스는 색감만으로도 강렬한데다가, 배우들의 연기력까지 더해지니 대결의 긴장감이 더욱 진지하게 느껴졌습니다.

 

붉게 빛나는 크루엘라

 그런데, 패션으로 자신의 생각을 담아서 하는 대결에서 벗어나서 남작부인이 크루엘라를 죽이려 하고, 그녀들의 비밀이 밝혀지면서 이야기가 급하게 힘을 잃어버립니다.

 남작부인의 오른팔이자 비서 존(마스 스트롱)이 남작부인에게 살해될 뻔한 크루엘라를 구해줍니다. 그리고는 그녀의 어머니에 얽힌 비밀까지 모조리 다 크루엘라에게 말해줍니다. 위기에서 구해주고, 진실을 말해주고, 이 전부가 10분안에 다
해결되어 버립니다.


 크루엘라와 남작부인의 대결에 푹빠져서 감탄하면서 보다가, 김이 새는 것도 아니고 풍선터지듯 재미가 터져서 없어져 버렸습니다.

 

응? 난데없이 구해줘? 비밀을 다 알려줘? 뭐하는 짓...

 비밀을 알게 된 크루엘라는 남작부인을 몰락시키기 위해서 모든 것을 걸고 시도합니다. 남작부인의 재산을 젊은 크루엘라가 이어받게 하기 위해서라도 출생의 비밀은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을 밝히고 이용하는 방법은 최악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 원작을 이어받고 반걸음 더 나가는 센스


'크루엘라'는 그녀의 개인적인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101 달마시안'의 시작과도 같은 이야기입니다. 영화는 곳곳에 달마시안 시리즈와의 연결점을 재미있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드빌 (DeVil) 이라는 이름의 기원도 나옵니다.

 크루엘라가 만화에서 굽은 목을 잔뜩 움츠리고 운전을 하는 장면은 그녀의 성격을 정말 잘 드러내주는 모습 같은데요, 이번 작품에서도 그 장면을 젊은 크루엘라가 잠깐이지만 분명히 보여줍니다. 이 장면이 정말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장면입니다.

 영화 속에서 카리스마는 크루엘라와 남작부인이 가져가지만, 최고로 연기를 잘한 캐릭터는 강아지들이라고 확실히 생각합니다. 크루엘라와 친구들이 키우는 윙크와 버디는, 영화의 신스틸러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귀엽고 재미있더라구요.
다만 달마시안과의 연계가 이번 편에서 전부 나오지는 않습니다. 강아지 산책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알려주네요.

 

딱히 연결점은 없는 달마시안

 크루엘라는 '달마시안'에서는 천하의 둘도 없는 악당이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주인공이니까, 차마 강아지랑도 친하게 지내는 멋진 사람으로 묘사가 되고 있네요. 후속편을 노리고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작품을 보고, 이정도로 매력있고 응원하고픈 악당 캐릭터가 영화 한편으로 끝나기는 아쉽다고 생각했습니다. 엠마 스톤이 연기를 정말 잘하는구나 느껴지더라구요. 후속작이 제작준비에 들어갔다고 하니, 2편도 기대해 보겠습니다.

 

부하가 아니라 친구들이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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