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TV

D.P. (드라마, 2021): 스토리와 짜임새, 캐릭터를 모두 갖춘 넷플릭스 수사극

아뇨, 뚱인데요 2021. 8. 29.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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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 (디피, 2021)
연출: 한준희
극본: 김보통
원작: D.P. 개의 날 (김보통)
주연: 정해인, 구교환, 김성균
서비스: 넷플릭스 (시즌1, 6화)

 

탈영병을 무사히 데려온다는 것


줄거리: 군대에 입대한 준호(정해인)은 헌병대로 배치되고 범상치 않은 관찰력을 인정받아 탈영병을 잡아오는 체포조 (D.P.) 임무를 받게 된다. 준호는 선임 호열(구교환)과 짝을 이뤄 군무이탈 체포조로 활동하게 된다.

 넷플릭스에서 공개 예정작이나 추천작을 보면 살짝 의심이 가는 시기였습니다. 특히나 넷플릭스 오리지널에 대해서 의심이 조금씩 더해지고 있었죠. 한국드라마가 넷플릭스의 지원을 받아서 제작되는 작품에 대한 기대와 실망이 교차하는 시점에서, D.P.는 엄청난 재미와 충격을 주었습니다.

 

잡으러 쫓는 이야기가 기본으로 잘 깔려있습니다.


 수사극의 탄탄한 기본을 모두 갖추면서, 위트와 센스를 얹어서 관객에게 몰입갑을 높여줍니다. 그 위에 진지한 스토리로 울림까지 주는 아주 잘만든 드라마입니다.

<TMI>
 극 중 호열은 상병입니다. 호열 역의 구교환 님은 82년생이네요. 엄청난 동안이십니다. 반면에 헌병대장 중령 역할을 하신 현봉식 님은 84년생입니다. 중령이 상병보다 2살 어리대요;;;


| 탄탄한 기본을 갖추고 가는 수사극


 대한민국의 젊은이 준호(정해인)은 아르바이트로 생활을 이어가다가 군대에 입대합니다. 준호는 자신의 감정을 극히 드러내지 않는 조용한 성격입니다. 어렸을 때 아버지의 가정폭력으로 상처를 많이 입었던 준호는 복싱실력, 범상치 않은 관찰력을 인정받아서 헌병대의 탈영병 체포조 (D.P.) 로 활동하게 됩니다.

 

일단 얼굴로 현병된 것 같은 준호 (정해인)


 D.P.는 시작부터 쉬운 길보다는 강하고 불편하지만 제대로 된 인상을 남기면서 시작합니다. 해인은 어렸을 적 폭력에 의한 상처를 입고 성격적으로 조용하고 파고드는 스타일입니다. 하지만 500원짜리 거스름돈 하나라도, 거짓말을 했다는 모함은 그냥 넘기지 않는 소신있는 성격입니다.


 이런 성격의 해인이 부조리가 가득한 악습이 이어지는 군대에 들어가게 되니, 선임들과 부딪히고 힘들어하는 일이 생깁니다.

 

참고 참고 참지만 결국 터지는 준호


 D.P.로 활동하는 첫 사건에서, 준호는 추적하던 장병을 놓치고, 결국 스스로 삶을 포기하는 결과를 받아들게 됩니다. 남들에게 티를 내지는 않지만, 자신만의 정의를 자기고 있던 준호에게 탈영병의 죽음은 깊은 마음의 상처를 내는 일이었습니다. 

 

 준호의 성격, 활동의 동기, 우리 사회에서 군대라는 환경에 대한 느낌과 탈영병을 찾아온다는 일에 대한 정의까지 1화부터 차근차근 이야기해주고 있는 흐름이 정말 좋다고 느꼈습니다.

 

살려 온다는 약속, 다짐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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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나는 활극과 불안한 긴장의 조화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준호는 병원에서 돌아온 선임 호열(구교환)과 짝을 이뤄서 탈영을 한 병사들을 체포하는 임무를 하게 됩니다. 45분 정도의 1편 이야기에서, 탈영병을 체포하는 이야기는 기승전결을 갖춰서 짜임새있고 신나는 수사극을 보여줍니다.

 

수사 부분은 정말 훈훈하고 재미있습니다.


 탈영병을 찾아 나서면, 그에 대한 정보를 찾고 탐문하는 이야기에서부터 찬찬히 들어갑니다. 탈영병의 사연, 그가 이탈을 하게 된 동기를 추리하고, 놓치고 있었던 사실을 발견하고 그들을 찾아간다는 수사가 주로 이루어집니다.


 정보와 수사의 진행도 깔끔하지만, 호열(구교환)과 준호(정해인)의 티키타가와 웃음을 간간히 던져주는 센스도 정말 좋았습니다.

 

정말 연기 부드럽고 능글맞게 잘하시더라구요


 수사를 한다고 해도 군인이고, 설정상은 대학생정도, 젊은이들입니다. 호열과 준호는 활동비가 떨어져서 수사 중에 찜질방에서 사정해서 외상으로 신세를 지기로 합니다. 밤을 어떻게 보내긴 했지만, 돈도 없고 배고픈 둘은 찜질방 계란을 몰래 훔쳐서 도망을 칩니다. 

 

 웃프면서 짠한 와중에 그나마 자기가 가진 동전까지 모두 털어서 카운터에 놓아두고 도망치는 모습에서 지질하지만 착한 모습이 잘 드러나서 재미있었습니다.

 

잘 어울리는 한쌍입니다 ㅎㅎ


 탈영병을 잡는 일은 수사이지만, 탈영병의 사연은 마냥 웃으면서 볼 수만은 없습니다.


 젊은 남자들을 모아놓은 폐쇄적인 군대라는 집단에서, 세월과 세대에 걸쳐서 이어져 내려오는 부조리, 악습은 피해자를 다시 가해자로 만드는 지옥과도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이 아수라장 안에서 살아가는 청년들, 그리고 그들을 사건 사고를 숨기려는 어른들의 모습은 이야기의 배경에서 늘 등장하며 긴장과 불안, 분노까지 자아내고 있습니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없어지지 않는 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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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망하지 않는 것과 무엇이라도 하는 것


 준호와 호열은 자신들의 임무를 늘 완수하려고 노력합니다. 특히 호열(구교환)님의 캐릭터와 연기는 한국 드라마 작품에서 보기드문 재미있고 멋진 인물같습니다.


 호열은 수사를 사소한것부터 다 뒤지는 것,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이라고 합니다. 맨땅에 해딩을 잘하려면 무엇이 필요할 까요, 실망하지 않는 것이라고 합니다.

 

현실적이고 진지한 캐릭터 묘사가 정말 좋습니다.


 하지만 변화지 않는 군대라는 시스템 아래에서 갈려나가는 청년들은 피해자가 다시 가해자가 되고, 폭력과 고문에 가까운 가혹행위들을 '과거에도 그래 왔으니까'라는 이유만으로 이어내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2년간의 시간만 때우면 나는 벗어날 수 있다는 상황, 모두의 침묵 속에서 당장 내 밥그릇을 지키겠다는 이기심은 이 모든 비극을 방관하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이 모든 사건은 준호와 호열의 동료들, 친구들에게까지 돌아오게 됩니다.

 

일단은 남의 일보다는 자신의 안위를 생각합니다.


'D.P.'는 기대이상으로 잘만든 수사극이었습니다. 즐거움과 긴장감과 함께 우리 사회의 가장 어둡고 구석진 면을
바라보고 있는 드라마입니다. 폭력적인 측면이나 인물들의 행동이 보기 불편한 마음을 들게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나 드라마에서 이런 식으로 도망치지 않고 이야기해주는 것도 충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즌1에서 이야기는 완벽하게 끝나면서 시즌 2를 만드는 것이 가능할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억지를 부려서라도 시즌 2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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