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TV

유 레이즈 미 업 (드라마, 2021): 터질듯 하면서 끝내 김새는 코믹 로맨스

아뇨, 뚱인데요 2021. 9. 3.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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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레이즈 미 업 (You Raise Me Up)
연출: 김장한
극본: 모지혜
주연: 윤시윤, 하니(안희연)
서비스: 웨이브 (WAVVE)

 

바람빠진 풍선이 되어버린 용식


줄거리: 30대 공시생 용식(윤시윤)은 스스로가 창피해 동창회도 나가지 못하는 외톨이이다. 어느날 용식은 심각한 발기부전이 왔음을 알게 된다. 치료를 위해 찾아간 비뇨기과에서 용식은 첫사랑 루다(하니)를 만나게 된다.

 저는 웨이브 드라마에 상당한 호감을 갖고 있습니다. 공중파에서 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스스럼 없이 해주기도 하구요, 작품에 따라서는 상당히 파격적이고 재미있는 장면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러브 씬 넘버'같은 작품이 특히 그랬던 것 같습니다.


 무겁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이야기를 해줄까 하여 신작 드라마를 봤는데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작품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야하지도 않고 웃기지도 않네요.

 

비뇨기과 의사 이루다 (하니)


| 자존감이 지하를 뚫고 들어가는 슬픈 공감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용식(윤시윤)은 어느덧 서른을 넘겨서도 공시생 딱지를 떼지 못하고 있습니다. 알바를 하면서 열심히 살아가는 가운데 노력을 해보지만, 마음처럼 쉽게 되지는 않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기댈만한 곳은 오직 핑크색 물건들 뿐이라 온 방을 핑크로 채워놓고 스스로 위안을 찾을 뿐입니다.

 

핑크핑크한 용식의 방


 피하고 싶었던 동창회 친구들과 마주쳐서 창피를 당하고, 잔소리하는 어머니에게 전화로라도 소리한번 지르지 못하는 용식의 모습은 정말 짠합니다. 핑크색 잠옷을 입고 핑크색 물건으로 도배된 방에서 자신의 처지에 절망하는 용식은 보는 사람들에게 처연한 공감대를 불러일으킵니다. 용식이 만큼은 아니더라도, 세상사는게 정말 마음대로 되는 일 하나가 없을 때가 많지요.

 

절망에 빠진 용식의 모습이 대비되어서 강한 인상을 줍니다.


 우울감에 빠져있던 용식은 어느 날, 자신이 혼자 있을 때조차 세대로 서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남자분들은 충분히 공감할 만한 엄청난 위기입니다. 실전에서 서지 않는것도 빨간 불이지만, 혼자서 마스터베이션을 할 때마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은 이건.....큰일이죠;


 용식은 열일 체져두고 치료를 받으러 병원으로 갑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고양이 자세를 한 채로...용식은 비뇨기과 의사가 된 첫사랑 이루다 (하니)를 만나고야 맙니다.

 

아이고...하필 여기에서;;;


 예민한 부위를 치료하는 의사와 환자에 남녀사이를 덧댄 이야기들은 많이 있습니다. 당장 비뇨기과만 해도 2015년에 오지호, 강예원 님 주연의 '연애의 맛'같은 영화도 있지요. 이번에는 그 위에 불쌍한 공시생 캐릭터와 첫사랑을 얹었습니다.


 특히 핑크색에 강박증상이 있고, 고등학생 때 최고로 잘나갔었던 수험생 캐릭터는 공감대, 동정심, 그리고 그의 사연에 대한 궁금증과 응원도 불러일으키는 재미있는 설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꼬여버린 인생, 우울한 공감대가 생깁니다.


 루다(하니)는 자신의 기억 속 최고의 모습이었던 용식을 떠올리면서 그를 치료해주겠다 합니다. 그런데, 기대했던 모습과는 많이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가 흘러가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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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랄한 스토리와 평범한 연기, 최악의 의사 캐릭터


 혼자서 파고들고 절망하고 우울해 하는 용식의 캐릭터와 그를 받쳐주는 윤시윤의 연기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용식을 둘러싼 이야기들이 상당히 이상합니다.

 루다는 붙어있는 병원의 정신과 의사 지혁(박기웅)과 사귀는 사귀었다가 헤어진 사이입니다. 지혁은 루다를의 다시 잡고 싶어 하구요. 루다는, 자신이 사랑받는다는 느낌이 없어서 헤어졌습니다. 

 

 그런데, 헤어진 남친에게 자신의 첫사랑이 대단한 사람인지 증명해 주고싶다네요. 용식의 발기부전을 치료해서 전남친에게 보여주겠다는...이 무슨 해괴한 동기인가요. 전남친에게 자기 잘나갔다는 걸 증명하려고 반강제로 환자를 치료하겠다고 나서는 상황이라니, 이상합니다.

 

양쪽 다 거짓말을 하는 상황입니다;


 전남친한테 보여주겠다고 환자를 치료하려는 루다, 그녀에게 잘나가는 사람이라고 거짓말로 자기를 소개한 용식, 그 모든 사실을 알면서도 환자를 위하는 척 루다와 용식을 속여가며 치료하는 척 한 의사 지혁까지...사건을 만들려는 캐릭터들이 전부 한심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음...그와중에 예쁘네요;


 어쨌든 루다는 용식을 치료해 주겠다고 달려들고요. 시청자들이 여기서부터 기대하는 바가 분명 있을진데, 생각만큼 발칙한 이야기가 펼쳐지지는 않습니다.


 용식을 물심양면으로 밀어주면서 자존심을 살려주려는 루다와, 어느순간부터 인생의 내리막을 타서 지하실까지 파고 들어간 용식의 사연이 드러나면서 루다의 전남친까지 엮이는 삼각관계가 주된 이야기로 나오게 됩니다.

 

결국 삼각관계 사랑이야기입니다.


 저는 적어도 의학적인 치료단계에서만큼은 좀 더 쎄게 나가도 되었을 것 같다 생각했습니다. 주인공 용식의 지금 상황이 너무 우울하고 힘드니까요. 반대편의 사랑이야기나 세우는(!) 이야기는 더 깨방정을 떨면서 웃음을 만들어야 이야기의 균형이 맞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기대만큼은 아니더라구요. 그 와중에 루다 역의 하니씨가 연기를 참, 감정없이 하시는 것 같아서 그것도 아쉬웠습니다. 옥상에서 뛰어내리려는 사람 앞에두고 밋밋한 톤으로 치료해 주겠다고 죽지말라고 하는 연기를 보고 있으니, 많이 아쉽더라구요.

 

아...연기......


 인터넷 방송이나 예능이 많이 나오면서 웹드라마의 형식을 띤 창작물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작품의 수가 많아지다 보니 인정받기 위해서는 더 확실한 컨셉으로 관객에게 어필할 수 있어야 할 것 같다 느꼈습니다. '유 레이즈 미 업'은 시청자들의 머릿속에 남기에는 밍밍하다 느껴질 정도의 드라마였습니다.

 

자존심 세워주겠다고 전여친한테 데리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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