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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실격 (드라마, 2021): 추락에 대한 무력감과 공감대의 사랑이야기

아뇨, 뚱인데요 2021. 9. 5.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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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실격 (드라마, 2021)
연출: 허진호, 박홍수
극본: 김지혜
원작: 다자이 오자무의 소설 '인간실격'
방송: JTBC 토, 일 오후 10시 30분

 

허진호 감독님의 신작 드라마입니다.


줄거리: 일용직 가사도우미로 일하던 부정(전도연)은 자신이 적어놓은 악플로 고소장을 받고 추락하는 자신을 본다. 호스트를 하면서 각종 일당일을 하는 강재(류준열)은 부정의 아버지 오피스텔의 옆집에 산다. 강재의 선배의 장례식이 있던 날, 강재와 부정은 서로를 의식하게 된다.

 멜로 영화의 최고를 만드셨던 허진호 감독의 드라마 작품이라는 점에서 제작단계에서부터 주목을 끌었던 작품입니다. 감독님의 데뷔작이 '8월의 크리스마스'였죠. 그리고 '봄날은 간다'를 만드시면서 한국 멜로영화 TOP 1위, 2위를 다투는 작품 두편을 감독하신 것입니다.


 이번에 소설 원작을 드라마로 만든 작품을 연출하였습니다. 감독님의 전작 '외출' 이나 '행복'이 생각나는 어두운 멜로였습니다.

 

인물관계도


| 내려가고 떨어지는 스스로를 볼 때


 가사도우미로 일하는 부정(전도연)은 스스로의 삶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자신이 싫어하고 저주했던 작가에게 악플을 달았다가 고소를 당하고 고소장이 집으로 날아왔습니다. 시어머니와는 극단적으로 갈등을 하고, 같은 집에서 살기조차 버거운 상태입니다.

 

성공하지 못한 대필작가 부정 (전도연)


 결혼을 했지만 마음 기댈 곳 하나 없던 부정은 고소장으로 남편, 시어머니와 크게 다투고는 집을 나갑니다. 폐지를 모으는 일을 하고 있던 아버지에게 가서 잠시 몸을 쉬던 부정은, 문득 자신의 처지를 스스로 돌아보며 오열하고 맙니다.

 

떨어지는 자신의 삶


 부정의 처지를 보면 그녀가 옳고 그름을 떠나서 우리나라 사람들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리는 모습 같습니다. 부정이 무너졌던 것은, 고소장을 받았을 때도, 아버지와 만났을 때도 아니었습니다.


 나의 모습을 스스로 돌아보면서 사는 게 창피하고, 자신의 노력과는 상관없이 더 나빠질 것 같다고 느낄 때였습니다.

 

연기가 공감대를 느끼게 합니다.


 내려가고 추락해 간다는 나 자신을 인정해야만 할 때, 그렇게 나 떨어지는 스스로를 구할 수 없을 때 부정은 절망했습니다. 마치 부정이라는 캐릭터를 몇달 동안 이미 연기하고 있었던 것처럼 전도연 님의 연기는 이미 적응이 된 상태같습니다. 그만큼 안정적이고 충분히 공감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와 연기력....


 버스에서 자신의 처지를 느끼면서 울고 있던 부정의 뒤에, 부정의 아버지와 같은 오피스텔에 살던 강재(류준열)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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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넘치는 감정과 사건을 지긋이 억누르는 연출, 연기


 강재는 친하게 지냈던 선배의 장례식장에 가는 길에 울고 있던 부정을 보게 됩니다. 강재는 '돈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며 살고 있습니다. 주로 호스트 일을 하면서, 누군가의 애인 흉내를 내주는 일을 하곤 합니다.

 

멀끔한 모습으로 어둡게 사는 강재 (류준열)


 이미 충분히 어둡고 습한 자리에서 살고 있는 듯한 강재의 얼굴, 그리고 류준열 님의 표정은 공허함을 깊이 공감할 수 있는 연기였습니다. 의외로 초반에 좋았던 점은 막막한 스토리에서 강재의 이야기에서 숨통이 트이는 듯한 흐름이었습니다.

 

배우에게 호감은 없지만 연기를 인정할 수밖에 없네요.


 극단적인 선택을 한 선배 정우의 이야기를 하다가 아무 관심 없는 듯, 인생 다 거지같고 망할듯한 표정을 짓다가도 선배의 장례를 챙겨주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울고 있는 부정, 처음보는 버스 앞자리 여자에게 손수건을 건네주면서도 이게 비싼 거니까 돌려주지는 않더라도 버리지 말고 빨아서 쓰라고 어렵사리 말을 건넵니다.


 어둡고 답답한 이야기 중에서도 쉬어가는 감독, 작가의 빈틈과 그것을 소화하는 연기를 볼 수 있었던 좋은 장면 같았습니다.

 

차마 돌려달라는 말은 못해요 ㅎㅎ


| 기대와 염려


 인간실격은 제목에서도 말해주듯 밝고 행복한 이야기가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내려가고, 굴러 떨어지고, 결국엔 좋지 않게 끝날 걸 알면서도 나아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줄 것 같습니다. 일단 시작부터 불륜이기도 하구요.

 

표정만큼 허망한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


 이걸 얼마나 공감가게 보여주느냐, 또 얼마나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내일을 맞을 수 있도록 메시지를 섞어주느냐가 중요한 관심을 갖게 합니다. 

 

 그리고 조연 민정 역할로 나오는 손나은 님의 연기도 불안과 기대를 동시에 갖게 합니다. 아직까지는 보기에 부담은 없었습니다.

 

연기자 한명의 파괴력은 엄청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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