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동댕 대학교 (시즌 2, 2021)
연출: 이슬예나, 박재영
서비스: 유튜브
출연: 황광희
소개: 20년 전, 딩동댕 유치원을 보며 자랐던 친구들은 이제 어른이 되었다. 어른들이 된 딩동댕 친구들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식을 알려주는 예능교양 프로그램
인터넷 게시판을 보다가 이 무슨?! 하는 스샷을 보았습니다. 딩동댕 유치원인듯 인형들이 나와서 말을 하는데, 내용이 15금은 훌쩍 뛰어넘은 듯한 스크린샷이었습니다.
이게 합성인가, 했는데 EBS 유튜브 채널에서 만든 어른들을 위한 예능프로그램이었습니다. '펭수'를 만들어낸 PD님들이 이번 어른들을 위해 보여주는 유치원 AS 예능입니다.
| 선넘고 줄타는 어른들의 유치원
딩동댕 대학교는 이래뵈도 '대학교'이기 때문에 교수님이 강의를 하십니다. 비록 코끼리 인형이지만, 믿음이 가는 '낄희' 교수님과 암만봐도 대학원생에서 영원토록 갈릴 것만 같은 '붱철' 조교가 팀을 이뤄서 학생들을 지도해줍니다.
이번에 시즌2로 오면서 황광희 씨를 진행자로 새로 들였습니다. 아무리 인형들이 베테랑들이어도, 인형들만 가지고는 사람들과 리액션과 대화를 실시간으로 주고받는게 힘들테니까요, 상당히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황광희 씨와 낄희 교수님, 붱철 조교는 매번 딩동댕 대학교 어른이 친구들에게 새로운 지식을 가르쳐 줍니다. 그리고, 그 지식들은 서커스 줄타듯 어른들에게 필요한 선을 아주 과감하게 넘나듭니다.
'결혼식 축의금, 얼마나 해야 되나' 이런 주제를 이야기 하면서 결혼정보회사 직원분을 모셔서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나도 그렇고 내 친구도 그렇고 아무도 밖으로는 말하지 않지만 그냥저냥 그러려니 하면서 지나가는 주제들을 콕 집어서 시원하게 밖으로 내놓아서 이야기해주는 이아템이 정말 좋았습니다.
이렇게 민감할 수 있는 주제를 인형들의 입을 빌려서 시원하게 말하는 것이 좋았는데요. 이번에 광희씨가 얹어지면서 더욱 악셀레이터를 밟을 수 있게 된 것 같아서 재미있었습니다.
요즘 결혼식 식사는 거의가 3만원 이상이라서, 방문 할거면 최소 5만원은 기본이래요;; 제일 빵터지는 거는 이런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는 유치원버전으로 노래도 만들어 주는 것이었습니다. 광희씨가 탈주각을 재는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집니다.
| 결국, 우리가 배우는 건 똑같네요
딩동댕 대학교에서는 어른들을 위한 지식을 가르쳐 줍니다. 하지만, 재미있는 것은 배우는 것들이 유치원에서 배웠던 것들과 결국 똑같다는 것이었습니다.
치과의사 선생님이 친절하게 나오셔서 이 닦는 법을 다시 가르쳐줍니다. 물론, 키스를 하면 충지가 옮느냐 혀를 쓰면 괜찮냐 뭐 이런 중요한(!) 말도 해주기는 합니다. 그래도 임플란트 하기 싫으면 이 잘닦아야 한다는 건 어른이 되어서도 꼭 다시 배워야 할 주제였네요.
회사 다니면서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고, 회사에서 쓰는 단어 새로 배우고, 부장 이하로는 '님'자는 안붙이게 되어 있고...왠지 보고 있다보면 유치원 때나 지금이나 이 잘 닦고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고 하는 거는 늘 사람들이 배워야 하는 똑같은 지식같이 느껴졌습니다.
딩동댕 대학교는 손인형들의 대사가 주가 되다보니, 아무래도 즉흥적인 반응은 힘들다는 단점이 있기는 합니다. 그럼에도 상당히 리얼한 드립들이 많이 나와서 호불호에서 좋은 쪽을 많이 느꼈습니다. 깨알같은 성인용 교육 컨텐츠가 되기를 바라고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