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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 (영화, 2021): 섬뜩하면서 화려한 어른들의 백설공주

아뇨, 뚱인데요 2021. 9. 8.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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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 (Snow White and the Huntsman, 2012)
감독: 루퍼트 샌더스
주연: 샤를리즈 테론, 크리스틴 스튜어트, 크리스 햄스워스
서비스: 넷플릭스, 웨이브 (WAVVE)

 

분위기가 '백설공주'라고는 도저히 못하겠죠


줄거리: 먼 옛날 어느 왕국, 눈처럼 하얀 공주가 태어난다. 왕비를 잃은 왕은 아름다운 새 왕비를 맞이하지만, 왕비는 자신의 마력을 이용해서 왕을 살해하고 왕국을 차지한다.

 백설공주를 원작으로 각색하여 영화로 만든 작품입니다. 줄리아 로버츠가 왕비로 나오는 백설공주랑 비교하려고 했는데, 두 작품 다 멀쩡하게 만든 작품이고, 서로 분위기나 중심을 둔 부분이 달라서 같은 원작임에도 옆에 놓고 비교하기에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고혹적인 최고의 여배우 샤를리즈 테론이 왕비로 나오시고, 감독이 여주인공인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불륜으로 유명해진 작품입니다.

 

이정도면 딱 평작 마지노선
관대하네요 ㅎㅎ


제작비: 1억 7천만 달러
북미수익: 1억 5천만 달러
세계수익: 3억 9천만 달러


이 영화가 뭐라고 1억 달러를 훌쩍 넘긴 제작비가 들어간 건가요;; 심지어 돈도 잘 벌었어요;

<TMI>
루버트 샌더스 감독은 CG를 줄이고 실제 세트를 제작하기를 원했습니다. 어둠의 숲과 그 안의 마법에 걸린 성은 6개월이 걸려 지었다고 합니다. (크리스토퍼 놀란이라면 모를까....상업영화 데뷔작부터;)

<TMI 2>
제작사는 1편이 흥행하여 속편을 만들기를 원했지만, 불륜으로 알려진 감독, 주연배우를 모두 교체하려 했습니다. 결국 속편은 헌츠맨을 중심으로 에밀리 블런트와 제시카 차스테인, 샤를리즈 테론까지 캐스팅해서 '헌츠맨: 윈터스 워'가 만들어졌습니다.


| 아름답고 기괴한 백설공주 리메이크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의 이야기의 전체적인 흐름은 동화와 똑같습니다. 자꾸 비교하게 되는데, 줄리아 로버츠의 백설공주보다 더 동화랑 비슷해요.


 아주 먼 옛날, 겁나 먼 왕국에 눈처럼 하얗고 아름다운 공주가 태어납니다. 왕비님이 돌아가시고, 왕은 나라를 지키러 전투에 나갔다가 아름다운 여인 라베나를 만나서 새 왕비로 맞이합니다.

 

카리스마 만빵, 새 여왕님


 이 영화에서 최고로 잘 한 점이 있다면, 샤를리즈 테론을 캐스팅해서 왕비 역할을 맡긴 것입니다. 우선 비주얼이 동화에서 막 튀어나온 것 같습니다. 왕이 첫눈에 반해서 결혼한다고 하는게 말이 된다고 끄덕일 정도였습니다.

 왕과 결혼한 라베나는 야욕을 드러내고 왕좌를 빼앗는데 성공합니다. 왕비가 된 라베나는 공주인 스노우 화이트를 가두고는, 나라의 여인들을 이용해서 자신의 젊음과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사악한 설정이 납득가는 비주얼입니다.


 영화가 사악한 여왕, 라베나, 샤를리즈 테론을 비춰줄 때마다 분위기는 섬뜩하고 기괴하고 무서워 지는데, 아름답다는 사실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왕관과 드레스에서 날카로움과 어두움이 느껴집니다. 성과 방의 색감은 무채색으로 생명의 활기참같은 것은 없구요. 그 방 안에서 신하들도 없이 꼿꼿이 서있는 여왕, 자신의 아름다움을 위해서 어떤 악한 짓도 불사하는 행동이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는 불안함까지 마구 뒤섞여서 보여지는 장면들이 인상깊었습니다.

 

ㅎㄷㄷㄷ

 

| 정치와 혁명, 전쟁의 이야기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은 동화 속 왕국, 마법이 등장하지만 각색을 통해서 정치와 혁명의 이야기로 탈바꿈합니다.

 백설공주는 성 안의 감옥을 탈출해서 여왕을 피해 도망갑니다. 그녀는 목적지 없이 도망치지거나 하지 않습니다. 왕이 살해되었음을 알고 있는 여왕의 반대세력, 영주에게 가려고 합니다. 여왕의 명령을 받고 공주를 잡으려 한 헌츠맨 (크리스 햄스워스)는 공주의 눈빛 한방에 바로 배신을 때립니다.

 

존재감이 제일 낮은 백설공주 (크리스틴 스튜어트)


 왕을 살해하고 왕좌를 차지한 여왕과, 그녀를 몰아내려는 세력과의 전쟁이 일어나고 영주들은 왕의 딸, 스노우 화이트를 앞세워서 성으로 진격합니다. 스노우 화이트는 자신의 목숨을 지키고, 아버지의 복수를 해야 되구요. 딱 정권을 노리는 정치드라마같이 진행됩니다.


 무채색의 미술, 딱딱하고 날카로운 분위기와 매우 잘 어울리는 구조의 이야기였습니다.

 

중세시대지만 하는 짓은 딱 정치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어둡고 단단한 이야기 사이에서 갈 곳을 잃은 사랑이야기, 마법같은 말랑한 소재들입니다. 스노우 화이트는 나름 열심히 사랑을 만들어 가구요, 심지어 헌츠맨과 삼각관계도 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미 이야기의 중심은 여왕님이 가져가 버려서 딱히 중요하게 생각되지도 않습니다.

 

여, 여왕님...!!


 스노우 화이트가 여전사로 성장한다, 이런 이야기는 설득력이나 개연성이 너무 없어서요. 처음부터 드레스 안에 가죽바지 입고 다니는 것부터, 본인의 능력을 보여준다거나 각성같은 것도 나타나 있지 않습니다. 그냥 왕의 딸이라서 영주들이 형멱을 위해 이용한다는 쪽이 이해가 더 잘될 것 같습니다.

 

이런 화면이 납득이 잘 안된다는 뜻입니다.


 여왕님 쪽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의 사연과 스토리가 있기는 하지만, 그녀가 진정 원한 것이 젊음인지 왕좌인지 왕의 몰락인지 어느하나 확실한 것은 없이 막연하게 내가 악, 이라고 소리치는 듯한 느낌이 강했습니다. 그나마 배우의 카리스마가 아니었다면 영화 전체가 김이 샐것만 같았습니다.

 

신경쇠약 여왕님은 잘 그린 것 같습니다.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 미술과 배우들의 연기가 매우 좋았던 판타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큰 그림 사이를 메우는 스토리를 긍정할 수는 없지만요. 그래서 감독과 주연이 바뀐 속편이 더 궁금해지는 희한한 영화였습니다.

 

속편이 더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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