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윈드리버 (Wind River): 말라붙은 눈밭의 복수극

아뇨, 뚱인데요 2020. 12. 31.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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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드리버 (Wind River, 2016)

감독: 테일러 쉐리던

주연: 엘리자베스 올슨, 제레미 레너

눈밭도 건조하게 만드는 테일레 쉐리던 감독님

간단소개: 미국 와이오밍 주의 눈덮인 산악지방인 윈드리버에서 지역 여성이 시신으로 발견되고, 사건의 진실과 비극을 대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글에는 영화의 줄거리에 대한 스포가 있으며, 감상을 방해할 수 있는 요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범인이 누구인지 중요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알고 본다면 심각하게 김이 빠질 수 있습니다.)

 

 언젠가는 봐야지, 꼭 봐야지 하면서 미뤄놓았다가 마침내 유료결제를 하고 보게 된 영화입니다. 영화를 보고 이동진 평론가의 영화당 콘텐츠를 많이 참고하였습니다.

https://youtu.be/IKbg4vei3cI

 

감상 하나,

 영화 속에서 총싸움을 가장 잘 표현하는 영화감독은 마이클 만이라고 생각합니다. (히트, 히트, 히트 그리고 콜래트럴 등) 프로들이 총을 어떻게 전략적으로 사용하는지 영화에 담는 능력인 이 분이 최고인 것 같습니다.

윈드리버를 보면서 테일러 쉐리던 또한 만만찮게 총을 영화에 담는 방법이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전략, 전술적인 방법이 영화에 드러나지는 않지만 권총, 장총, 자동소총 등 다양한 총기류가 등장하며, 이를 다루는 방법도 다 다릅니다. 하지만 그 결은 많이 다릅니다.

 주인공인 제인(엘리자베스 올슨)이 맨처음 적을 제압할 때 한 명에게 한 탄창을 전부 쏘는데, 실제 통용되는 사격방법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상대방이 방탄조끼를 입었는지 알 수 없으므로 탄창이 빌 때까지 다 쏠 것) 몸에 두 방, 머리에 한 방처럼 전략적일 수도 있지만, 말랑한 감정은 빼버린 채 내가 살기 위한 느낌을 많이 전달받았습니다.

총에 맞고 날아가는 장면은 명장면입니다

, 복수

 윈드리버도 그렇고, 각본을 맡았던 시카리오: 암살자들의 도시에도 가족의 복수를 위해 행동하는 인물이 나옵니다. 그리고 성공합니다. 이 작품의 복수는 복수라는 것은 말랑하지 않아라고 가르쳐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복수를 주된 소재로 하는 우리나라 영화에서는 주로 감성적으로 표현을 많이 합니다. 친절한 금자씨나 악마를 보았다에서도 마음 속 깊은 곳의 응어리를 터트리는 것처럼 복수를 표현합니다. 물론 이것도 하나의 올바른 시선이겠지만, 저는 원드리버쪽이 더 취향입니다.

 감상이나 구구절절한 독백따위 들어올 틈이 없습니다. 목적이 있으면 최대한 간결하고 직선적으로 이루는 것입니다. 건조합니다. 눈 덮인 산에서 물 한방울 없는 것처럼요. 주인공 코리(제레미 레너)는 직접적인 복수를 이룬 것은 아닙니다만(이건 다음 단락에서 말하겠습니다) 그래서 더 건조하면서도 할 것만 딱 하는 복수를 성공한 것 같습니다.

 

셋 공감과 이해

 사람이 죽고 피가 터지는 영화지만, 처음부터 일관적으로 주인공들은 서로를 이해하려는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복수 쪽에서 보면 영화의 주인공은 코리(제레미 레너)지만, 공감이라는 면에서 영화의 서사를 마무리 짓는 주인공은 인(엘리자베스 올슨)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야기에서 인물들이 피해자의 죽음으로 인해 오열하는 장면은 두 번 나옵니다. 첫 장면에서는 제인은 공감보다는 머리로 이해하려는 느낌이 강합니다. 오히려 코리 쪽이 그 감정을 제대로 나눕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일이 아님에도 복수를 하는 동기가 생기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천신만고 끝에 사건이 마무리 되었을 때, 제인은 죽은 여성이 어떤 처지였을지 생각하며 오열합니다.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했을 때는 피해자의 아버지를 오히려 의심할 정도였는데, 다른 상황에 처한 이들을 이해하고 나서는 상대를 위해 울 수 있는 사람으로 달라졌습니다.

천신만고 중

 상대방의 입장에서 서로의 상황과 감정을 이해한다는 것은 어렵다못해 불가능할 지도 모릅니다. 평생을 살아온 틀이 다르기 때문에 누군가에게는 크로커다일과 앨리게이터 구분처럼 당연한 것도 다른 이에게는 말도 안되는 상황일테니까요. 그래도 조금은 긍정적인 주제를 이야기하면서 끝내는 것 같아서 다 보고 나서는 잘봤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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