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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스(Glass, 2018): 정신없이 집중하기엔 살짝 애매한 영화

아뇨, 뚱인데요 2021. 1. 24.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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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스(Glass, 2018)
감독: M. 나이트 샤말란
주연: 제임스 맥어보이, 브루스 윌리스, 사무엘 L. 잭슨

미스터 글래스의 큰그림... 이길 바랬습니다

 간단소개: 자신이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데이빗(브루스 윌리스) 사람들을 구하려다 23개의 인격을 가진 케빈 (제임스 맥어보이)와 경찰에 잡히게 된다. 격리병동에서 데이빗은 자신의 숙적인 엘리야(사무엘 L. 잭슨)과 조우한다.

 

 한 때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촉망받는 감독이었던 M. 나이트 샤말란의 히어로 3부작의 마지막편입니다. 샤말란 감독은 식스센스(1999)로 영화 역사에 이름을 남길 작품을 만든 후, 언브레이커블(2000)에서 히어로 만화와 자신의 스타일을 섞어 준수한 스릴러를 만들었습니다.

 

 이후 반전집착증에 걸려서 싸인, 빌리지같은 영화를 만들고 2010년 최악의 망작 라스트 에어벤더로 전성기가 끝나는 듯 보였습니다. 이후 23 아이덴티디(2017)에서 홈런을 치고, 세계관을 확장하여 글래스에 이르렀습니다.

자막으로 설명해놓고 아니라고 하면, 사기잖아요 ㅠ

 글에는 영화의 내용이 담겨 있으며, 감상을 방해 할 수 있는 요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포주의)

 

| 복습 (스포일러를 포함한 전편의 요약입니다)

 언브레이커블(Unbreakable , 2000)
 평범한 가장인 데이빗은 어느날 큰 기차사고를 당한다.  몇백 명의 사망자를 낸 사고에서 자신만 상처하나 없이 살았다는 사실에 데이빗은 자신에게 특별한 능력이 있다는 것을 느낀다.

 데이빗의 이야기를 듣고 그를 찾아온 일라이저는 태어나면서 몸에서 뼈를 제대로 만들지 못하는 병이 있어 작은 충격에도 골절을 입는 '유리인간'이었다. 일라이저는 데이빗의 능력을 일깨워주고 만화책에서 본 것처럼 히어로로서 데이빗의 각성을 도와준다.

 

반전: "알고보니" 일라이저는 자신같은 처지의 인간은 악당이며, 모든 면에서 자신의 정반대에 있는 영웅을 찾기 위해 기차사고를 일으켜 몇백명을 죽게 만든 진짜악당이었다.

위험한 장면은 하나도 없는데, 숨막히는 영화

23 아이덴티티(Split , 2016)
 학교에서 문제아인 케이시는 의문의 남자에게 납치당하고, 또래의 다른 여자애들과 감금을 당한다. 그들을 납치한 남자는 케빈이라는 인격 외에 22개의 인격을 가지고 있었다. 케빈은 최후의 인격인 비스트가 깨어날 것이며 납치한 학생을 제물로 삼을거라 한다. 케이시는 한편으로는 다른 인격들을 동정하면서도 탈출을 시도한다.

반전1: 실제 비스트는 케빈의 다른 인격이었으며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비스트는 케이시도 해치려 하지만 학대를 당하는 그녀에게 동질감을 느끼고 그녀를 풀어준다.
반전2: 23아이덴티티와 언브레이커블은 같은 세계관이다.

관객이 기대했던 것을 다 주고, 딱 반걸음만 더 해준 영화

 

 

| 감상 하나, 혼자가 아니라는 것

 글래스의 가장 큰 장점은, 캐릭터의 성격이 전편과 연속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1편격인 '언브레이커블' 이후 20년이나 지났고, 영화 속의 설정도 비슷한 시간이 흐른 것으로 나옵니다. 그럼에도 영화의 중심인물들은 자신이 원하는 바와 그것에 대한 의지가 흐트러지지 않았습니다.

 

 세명의 중심인물 일라이저와 데이빗, 케빈은 정신병동에서 의사인 엘리(사라 폴슨)의 상담치료를 받게 됩니다. 이 병동에 지난 사건 이후로 갇혀있던 일라이저(미스터 글래스, 사무엘 L. 잭슨)는 데이빗과 케빈의 존재를 파악하고 탈출을 하려 합니다.

 일라이저의 20년 전 목적은 만화책처럼 자신의 능력을 깨닫고 영웅이 될 인물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그 목적은 20년 후 일라이저가 하고자 하는 바와 일맥상통합니다. 

난 옆에 애들이랑 다르다고!

 이런 주제는 샤말란 감독의 다른 인물과 영화에서 중심 서사로 드러납니다. 일라이저는 자신과 같은 상황의 사람들이 각성하고 행동하기를 바랐습니다. 23아이덴티티의 비스트는 케이시의 상처와 학대당한 사실을 알고는 같은 부류라는 동질감을 느끼고 그녀를 해치지 않습니다.

 자신의 처지를 공감할 수 있는 소수의 동류를 찾고 싶어하는 마음이 영화를 관통한다고 느꼈습니다. 히어로 3부작을 벗어난 다른 영화들, 사인이나 빌리지, 심지어 식스센스까지도 넓게 보면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주제라고 봤습니다.

 

체형마저 달라지는 착각이 들게하는 연기

| 흑막은 이제 그만

 전작인 23아이덴티티를 보고 샤말란 감독님의 영화에 다시 희망을 품었습니다. 이제 반전집착증이 좀 치료가 되었나했습니다. 그러나 마지막에 터드리지만 않다뿐이지, 여전하신 것 같았습니다.

 

 영화 후반에는 케빈/비스트와 탈출하려는 일라이저와, 비스트가 사람을 해칠 것이라 믿고 그들을 막으려는 데이빗이 대결을 합니다. 그리고 의사 엘리의 뒤에 있던 비밀조직이 행동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어둠의 조직을 반전처럼 숨겨놓다가 등장시키려니, 너무 늦게 등장해서 중요한 역할을 많이 가져가 버립니다. 거의 모든 등장인물의 최후와 엮여있게 되어야 하고, 중간에 초인들 초인의 보호자인 인물들까지 좁은 공간과 상황 안에 넣어야 하니 자연스럽지 못한 장면이 툭툭 걸리게 됩니다.

 

음모와 흑막이 너무 잘 어울리는 사라 폴슨님

 데이빗은 그 고생을 하고 자신의 약점까지 이겨내려 노력했지만, 제대로 된 퇴장을 하지도 못합니다. 일라이저의 어머니는 아들이 눈 앞에 있었을텐데 뭘 하고 있었는지, 그냥 잠간 없어졌다가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비밀조직은 사적 조직인 것처럼 묘사되는데 경찰을 사칭하는 거 봐서는 정부조직인 것 같기도 하고. 제대로 파악하기엔 너무 급하게 들어왔다가 나갑니다. 막판 한방을 노리는 욕심만 조금 내려놓았더라면 더 짜임새있지 않았을까 아쉬운 점이었습니다.

 

한계를 극복하고 노력했지만, 초라한 퇴장

 3부작 이야기는 마무리 되었습니다. 후속작이 나오려면 새 인물과 새 이야기를 시작해야 하기에, 가능할 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돈이 되면 이야기는 어떻게든 만들어내는 헐리웃이니, 제임스 맥어보이의 입이 떡벌이지는 인격전환 연기를 또 볼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Mother, f.....(어머니, 라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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