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 퓨 굿 맨(A Few Good Men, 1992): 법정 영화의 근본

아뇨, 뚱인데요 2021. 1. 26. 06:24
반응형

어 퓨 굿 맨(A Few Good Men, 1992)
감독: 로브 라이너
주연: 톰 크루즈, 잭 니콜슨, 데미 무어

소수정예라는 뜻의 제목입니다

간단소개: 미국 관타나모의 군기지에서 병사들의 폭행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발생한다. 가해 병사들의 변호를 맡은 다니엘 캐피(톰 크루즈)는 사건의 이면에 윗선의 지시가 있었다고 생각하게 된다.

 

글에는 영화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며, 감상을 방해할 수도 있습니다. (스포주의)

 

 저는 법정영화를 많이 좋아합니다. 서로 증거와 증인, 법률을 통해 승리를 쟁취하는 방법도 좋아하고, 법정에서 정의가 이루어지는 주제도 좋아합니다. 영화 속에서라도 법정에서 정의가 세워지는 모습을 보는 것은 아이언맨이나 어벤져스같은 영웅물을 보는 기분입니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워낙 법정을 좋아하기도 하고, 변호사가 많은 나라이기도 하니까 법정에서 정의를 이루는 영화가 많은 것도 같습니다.

이 나라는 전쟁을 해도 마지막은 법정으로 감

| 감상 하나, 영화를 만든 사람들

 이 영화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1989), 미저리(1990)를 만들었던 로브 라이너감독이 만들었습니다. 필모그래피를 보면 전천후로 못만드는 장르가 없는 감독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 영화가 1992년 작품이니까, 4년만에 헐리우드 역사에 남을만한 로맨틱 코미디, 스릴러, 법정드라마를 하나씩 만드신 겁니다. 대단하죠.

불후의 명작이란 이런 것

 각본과 원작은 아론 소킨입니다. 설명이 더 필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소셜 네트워크, 머니볼, 웨스트 윙, 뉴스룸 등 전문가들이 치열하게 상대방에게 자신을 납득시키고 테이블 위에서 전쟁을 하는 이야기라면 이분을 따라올 분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돈이 많았다면 이렇게 쥐어짜면서 야구 안해도 되는데

 주연은 톰 형인데요, 이때는 톰 동생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어린 모습의 톰 크루즈를 볼 수 있습니다. 탑 건, 컬러 오브 머니가 1987년 작품이었으니까, 이때도 충분히 헐리우드에서 잘 나가는 위치였겠네요.
 능력은 있는데 뺀질거리는 군법무관 역할이 정말 잘 어울립니다. 살짝 재수없어 보이는 장면도 있지만 톰 형의 얼굴이 호감을 막 불러일으킵니다. 모순적이긴 하네요, 눈을 가리고 정의를 판단해야 하는데 변호사가 너무 잘생겨서 감정이 동요될 정도라니.

멋짐

 

 

| 감상 둘, 법정공방

 법정 드라마가 많이 실수를 하는 포인트가 승부를 낼 때입니다. 주인공의 상대역(주로 악당)은 큰 권력과 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 경우가 많습니다. 현실에서 이런 사람을 이기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겠지요. 이런 경우, 우리나라에선 많은 작품이 신파로 빠집니다. 슬프게 만들고 불쌍하고 울고 하다보면 정의 실현은 그냥 어영부영 넘어갑니다.
 아니면 정신승리만 한다거나 하는 방법도 많이 사용합니다. (몇 번 방의 선물) 어퓨굿맨이 가장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점이 법정싸움에서 정의를 실현한다는 점입니다.

증거, 증인, 증언, 배심원

 법정에서의 싸움을 잘표현한 장면 중, 제가 좋아하는 장면입니다.

 검사(케빈 베이컨)이 피고인 다우니 일병을 증언대에 세우고, 군사 교본을 주면서, 병사 간 폭행이 기술된 항목을 찾아보라고 합니다. 다우니 일병은 찾을 수 없지요. 그런 건 교본에 안 나오니까요. 의기양양하게 돌아가는 검사에게서 책을 낚아챈 변호사(톰 크루즈)는 똑같이 교본을 주면서, 이번엔 식당이 어디있는지 교본에서 찾아보라고 합니다. 다우니 일병은 못찾습니다. 마찬가지로 그것도 교본에 나오지 않으니까요. 상대방의 논리로 공격을 하는 멋진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자리에 있어도 정말 잘 녹아드는 케빈 베이컨

 캐피 중위와 동료들은 병사들에게 폭행을 지시한 제섭 내령(잭 니콜슨)을 법정에 세웁니다. 그리고 필사적으로 그를 압박하여 그를 무너트리려 합니다. 이 모든 행동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지고 증거와 증언, 판사와 배심원이 보든 앞에서 심문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제섭 대령도 본인이 법정에서 패배하게 되자, 이를 인정하지요. 제섭 대령의 입장과 그의 논리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나같아도 그의 편을 들어줄 수 있겠다, 싶습니다.

 법정에서의 공방은 그만큼 치열햇습니다. 적어도 재판장에서만큼은, 정정당당한 승부가 이루어지고 패자는 판결을 받아들이는 모습이 인상깊었습니다.

You're god damn right, I did!

|마지막 메시지

 마지막엔 가해 병사들에게 폭행을 지시한 사실이 재판을 통해 밝혀지게 됩니다. 하지만 가해 병사들은 불명예제대를 하게 되죠. 죄목은 '직무유기'입니다.

 피고였던 병사 중 한명인 다우니 일병은 이에 대해 억울하다는 말을 합니다. 자기는 시키는 대로 했고, 이것이 밝혀졌는데 왜 벌을 받아야 하느냐는 물음에, 또 다른 피고 병사 도슨 상병은 대답합니다.
 '약자를 지켰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라고요.
미국산 정의나 오그라드는 것을 넘어서서 정의란 무엇인가 생각하고, 인정하게 되는 마무리입니다.

 법정에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보여주고, 마지막에 메시지 한스푼이 추가되어서 명작이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미모'라는 말이 어울리는 톰 형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