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작전(영화 2009): 주식과 범죄의 세계를 콜라보해서 멋지게 뽑아낸 수작

아뇨, 뚱인데요 2021. 3. 2.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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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 (The Scam , 2009)
감독: 이호재
주연: 박용하, 박희순, 김민정

 

 

신경써서 잘만든 영화. 박용하님의 유작입니다.

 

 

간단소개: 주식 슈퍼개미를 꿈꾸는 개인투자자(백수) 현수(박용하)는 고의로 주가를 올리고 이득을 취하는 작전주를 이용해서 이득을 취하다 조직폭력배인 황종구(박희순)에게 붙잡힌다. 현수의 능력을 눈치챈 종구는 그를 자신의 작전에 선수로 뛰도록 스카웃한다.

 요즘 KOSPI가 3,000포인트를 넘었다가 못넘었다가 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주가가 10만원을 넘느냐 하는 것을 모두 이야기하고, 방송에 누가 나와서 몇십 몇백배를 벌어서 슈퍼개미 인증을 하는 등 정말 다양한 소재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영화도 당연히 주식은 좋은 멋잇감, 아니 소재입니다.  오래간만에 주식 전문가들의 먹고 먹히는 싸움을 다룬 주식영화를 다시 봤습니다.


| 주식투자, 작전, 전문가의 세계

 

 한 때 성공한 주식부자를 꿈꿨다가 한강다리까지 올라갔었던 개미투자자 현수(박용하)는 독하게 마음을 먹고 주식으로 성공하고자 공부를 합니다. 주경야독 아니, 낮주식 밤알바를 하며 뼈를 깎는 노력을 한 결과 주가를 올려서 되파는 작전세력의 함정을 역이용할 정도로 실력을 쌓게 됩니다. 그리고 섣불리 자랑을 했다가 황사장한테 걸려서 그들의 수하에서 일하게 됩니다.

 

현 백수, 미래 부자 현수(박용하)

 

 

 전문성을 가진 직업이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룰 때에는 그들의 실력, 능력을 제대로 보여줘서 관객을 등장인물의 세계로 초대해서 끌어들여야 합니다. 이런 전문영역에 대한 조사는 모든 창작물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전'에서는 주식세계의 전문가들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9시에 땡 치자마자 매도 매매가 정신없이 이루어집니다. 사고 팔고 가운데에서도 가만히 있지 않고 어떻게 매매가 이루어지는지 분석하고 회사의 상황을 확인하여 어떤 요인에 의해서 움직이는지 파악합니다.

 

툭툭 던지는 전문용어들에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아~ 모르겠다.

 

 

 황사장은 각자 역할을 담당할 팀원을 꾸려서 작전주를 사 모으고, 슬금슬금 가격을 올립니다. 주식 차트를 보면서 수많은 다른 눈들에게 걸리지 않고, 효과적으로 작전주를 모으는 역할을 현수가 담당합니다. 그 와중에 짜고 치는 작전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주가를 올려줄 외국인 멤버, 행동에 필요한 돈을 댈 물주 등의 역할을 담당할 사람 등을 보여줍니다. 


 주식에 관심이 있는 분, 작전주가 어떻게 작동하는 것인지 알고 싶으신 분이 계시다면 이 영화에서 나오는 작전을 보시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영화이고 허구지만 어떤 얼개를 통해서 작전주가 통하는지는 알려줍니다. 집중되고 실감나고 주식도 가르쳐주는 영화네요.

 

검머외는 세금 아낄때만 필요할 줄 알았습니다;

 

 

 충분히 재미있기는 한데, 살짝 어울리지 않는 장면도 있습니다. 감독님이 주식은 잘 아시는데 부동산 예측은 틀리신 것도 같아요. 현수가 어머니한테 겨우 과천에 집하나 장만했다고 돈을 잘못 썼다고 뭐라고 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과천에 영화 개봉당시 주공아파트 집값이 3억 5천정도 했는데요, 지금은 얼마일까요? 14억이네요. 어머니 말 잘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깁니다.

 

09년, 21년

 

 

 또 하나, 현수가 처음에는 카드빚내서 주식하다가 쪽박차고 한강다리에 올라갑니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다가 마음을 독하게 고쳐먹고 카드를 강에 뿌리면서 주식으로 성공하겠다 다짐하죠. 여기서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 있습니다. 시드머니는 자기 돈으로 하는 것입니다. 백만원이던 천만원이던 내돈으로 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주고 있습니다.

 

맘 독하게 먹게 된 현수

 

 

 

| 현수의 이야기이지만 주인공은 황사장


 현수를 가둬놓고 작전을 주도하는 악당은 황사장(박희순)입니다. 이 영화는 현수의 입장에서 보면 위기에 처했던 주인공이 죽을뻔한 고비를 넘기고 빛나는 기지를 발휘해 악당을 처치하는 권선징악적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런 구도는 너무 식상하죠.

 황사장의 입장에서 보면 제대로 한탕 터뜨리고 암흑의 세계에서 벗어나 밝은 세계서 살아보려고 산전수전공중전공성전 다 겪어가며 작전을 성공시키려 했지만 결국 자기가 판 함정에 빠져서 고꾸라지는 장렬한 실패드라마입니다.

 

양아치 폭력배인데 연기가 너무 멋집니다 ㅠ

 

 

 주인공을 바꿔서 이야기하고 싶을 정도로 작전 영화에서 박희순님은 정말 황금같은 연기를 보여줍니다. 조직폭력배, 깡패출신 사업가가 가질 수 있는 천박함과 폭력성, 돈에 대한 집착, 잘난척을 모두 다 섞어서 드러냅니다. 수많은 명대사와 명짤을 탄생시켰죠. 주로 걸쭉한 욕이 섞여 나와서 대놓고 쓰기는 좀 그렇네요.

 

가장 유명한 건, 오케이 거기까지!

 

 

 몰릴대로 몰린 현수가 죽음의 위기에서 어떻게든 벗어나서 반격을 시작합니다. 그때부턴 황사장이 서서히 궁지에 몰리게 되는데요, 박희순님이 연기를 워낙 잘 하시다보니 그야말로 똥줄타는 입장의 황사장을 아주 잘 보여줍니다.

 

 죽었어야 될 놈은 살아서 자기 작전을 망치려고 하고 있고, 수습을 위해서 50억을 들여서 용병까지 고용했는데, 일이 꼬이는 바람에 시체까지 생겼죠. 아무리 황사장이 내일없는 살벌한 조폭이라 그래도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겠죠. 이렇게 쫄리는 상황을 만들어 놓고, 영화는 황사장의 뒤통수를 거하게 칩니다.

 

불안, 초조, 배신당할까 옆사람도 못믿습니다.

 

 

| 결국 될놈될


 이렇게 나쁜짓을 일삼은 황사장은 경제사범도 못되고 강력범죄로 경찰에 잡혀가고, 현수는 자신의 죗값을 치르고 나와서 자기가 하고 싶어하던 연극을 합니다. 생활비는 어디서 나서 연극을 하냐고요? 작전주인줄 알았던 주식이 실제로 대박이 나서 배당금 받으며 잘살았답니다.


 역시 될놈될이죠. 파이프라인을 제대로 만들어 놓으니 하고싶은거 하고 잘 사네요. 여러모로 주린이들에게 한 수 가르쳐주는 영화였습니다.

 

배당금 파이프라인은 진리다. 가 결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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