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스 코드(2011): 가슴 따듯한 인간애가 있는 타임루프 미스터리 스릴러

아뇨, 뚱인데요 2021. 3. 22.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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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스 코드 (Source Code , 2011)
감독: 던칸 존스
주연: 제이크 질렌할, 미셸 모나한, 베라 파미가

 

 

극장에서 보고 뿌듯했습니다.

 

 

간단소개: 공군 대위인 스티븐스(제이크 질렌할)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기차 폭탄 테러 현장에서 깨어난다. 소스코드라는 과거를 반복할 수 있는 프로그램 속에서 다음 테러에 대한 정보를 파악해 내는 것이 스티븐스의 임무였다. 8분간의 반복되는 과거 속에서 스티븐스는 폭탄테러도 막아야 하고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한 미심쩍은 사실도 밝히려고 한다.

 시간여행, 반복되는 위기의 상황을 해결하려는 주인공, 숨겨진 진실, 매력적인 소재입니다. 던칸 존스 감독은 '더 문'과 '소스 코드'로 실력을 인정받았습니다. 두 편 다 극장에서 보고 정말 좋아했는데요, 그 후로 만든 영화가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이었습니다. 얼마전 감독의 이름에 기대를 걸고 '뮤트'를 봤다가 중간에 포기해버리고 소스코드를 한 번 더 봤습니다.

 

조금만 더 신경써주시지...

 

글에는 영화에 대한 매우 중요한 내용이 포함되었습니다. 결말까지 모두 말하는 수준입니다. (스포일러 주의)

 

| 타임루프 미스터리란 이런 것


 소스 코드는 기본적으로 주인공이 반복되는 시간 속에서 테러를 막아내야 하는 타임루프물입니다. 시카고에서 기차 폭탄테러가 일어나고 사고에서 희생된 사람들의 기억에서 추출한 남아있는 정보들을 종합하여 폭탄이 터지기 전 8분 전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이것의 이름이 소스 코드입니다.

 스티븐스 대위는 전후좌우 사정도 모르고 깨어나보니 기차 테러 8분 전이었습니다. 소스 코드를 조종하는 스탭 굿윈 대위(베라 파미가)를 통해서 스티븐스는 대략적인 정보를 접하게 됩니다. 영화가 정말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되는 것은 스티븐스 대위가 반복되는 프로그램 안이라는 것을 파악하자 마자 자신이 하는 일들을 답답함 하나 없이 잘 풀어주고, 관객이 지루하지 않게 전달해줍니다.

 

빠릿빠릿하다는 말이 잘 어울리는 스티븐스 대위

 

루프 2회차에서 스티븐스는 사고를 일단 막아보려고 합니다.
3회차에서는 사고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한 명이라도 살려보려고 합니다.
4회차때에는 무기를 구해서 막으려고 하고, 소스 코드라는 프로그램이 무엇인지, 자신이 처해 있는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려고 합니다.

실수는 있을지언정 허투로 날리는 기회가 한번도 없습니다.

 

그 와중에 착실히 여주인공과 관계도 다집니다.

 

 

 소스 코드의 루프는 한번 반복에 8분이지만, 스티븐스는 착실하게 자신의 행동을 수정하면서 테러리스트를 찾으려 하고
영화도 조금씩 확실히 정보를 더 공개해줍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진실을 향해 접근합니다.

 

한 번에 정답을 맞출 순 없습니다.

 

 

 스티븐스 대위는 테러를 막으려는 미션과는 별개로 외국에 파병되었던 자신의 기억의 마지막과 소스 코드 프로그램에서 깨어난 상황 사이의 빈 칸의 진실에 접근합니다. 그리고 소스 코드에 접속해 있는 자신이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냅니다.

 

클로즈업에 잡힐 때부터 불안했던 카메라

 

 

 스티븐스 대위는 일종의 '통속의 뇌'같은 상황이었습니다. 소스 코드 프로그램이 한번 종료될때마다 바뀌는 본부 캡슐의 환경이나, 조종석 같지만 때로는 춥기도 하고 때로는 오일이 새기도 하는 것이 심상치 않음을 감지한 스티븐스 대위는 소스 코드 안에서 스스로 자신의 처지를 확인합니다.

 

시간낭비 하지 않고 정곡을 찌르는 스티븐스

 

 

 타임루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주인공의 활약이 돋보이는 연출입니다. 타임루프의 시간이 8분밖에 안된다는 설정이 너무 짧고 답답하게 느껴졌는데, 그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 미스터리와 함께 풀리는 따듯한 인간애


 스티븐스 대위는 범인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서 추가 테러를 막습니다. 임무에는 성공했지만 그에게는 소스 코드 안의 희생자들에게 마음의 빚이 있었습니다.

 소스 코드는 일종의 빅데이터로 만들어진 가상의 과거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해줍니다. 과거에서 정보를 알아내어 전달해 줄 순 있어도, 이미 죽은 사람을 프로그램 안에서 살려낸다고 벌어진 테러가 없던 일이 되진 않는 것입니다.

 스티븐스가 미스터리를 풀고 미션을 해결했지만, 그가 구하고 싶었던 사람들의 운명을 바꿀 수 없는 '허무함'이 극 후반에 드리워지고 아쉬움을 더합니다.

 

인물의 상황에 공감하고 응원하게 해주는 흐름

 

 

 영화는 희생자들을 살리고 싶어하고 아버지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하려는 스티븐스 대위에게 따듯한 시선으로 기회를 줍니다. 소스 코드의 관리자 굿윈은 스티븐스에게 연민의 감정과 군인으로서 동질감을 느끼고 임무는 완료되었지만 마지막으로 그를 가상현실 세계로 보내주면서 인간적인 존엄성을 지키며 스티븐스가 삶을 마감할 수있도록 돕습니다.

 과거를 재생해주는 가상현실 프로그램일지라도 작은 평행세계가 될 수 있다는 여지를 줍니다. 비록 가상세계의 허상이지만 사람들을 살리고, 행복한 웃음을 짓게 해주고, 아버지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해주는 주인공의 모험은 마지막에서 비로소 성공을 거둡니다.

 

허무하기 때문에 슬프고 감동적이네요

 

 

| 호감가고 정감가는 감독


 저는 이 영화를 보고 던칸 존스 감독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음악가 데이빗 보위의 아들인 그는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 전개도 잘 만들거니와 무엇보다도 조금씩 비치는 인간애가 좋았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최근작인 '뮤트'는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는 영화였습니다. 소스 코드를 좋아한 정으로 어떻게든 보려고 했는데 결국 실패했습니다. 워크래프트 후속작도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어떻게든 더 좋은 작품으로 다시 보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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