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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 타임 (영화, 2013): 특별하면서 평범한 하루를 응원하는 긍정적 코미디

아뇨, 뚱인데요 2021. 3. 26.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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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 타임 (About Time , 2013)
감독: 리차드 커티스
출연: 도널 글리슨, 레이첼 맥아담스, 빌 나이

 

왜 이제야 봤지

간단소개: 평범하고 소심한 청년 팀(도널 글리슨)은 21살이 되자 아버지에게 특별한 선물을 받게 되는데, 자신이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과거의 어느 한 시점, 자기 자신으로 돌아갈 수 있는 능력을 깨달은 팀은 자신감을 갖고 최고, 최선의 삶을 살기 위해 도전한다.

 이번에도 느즈막히 어바웃 타임을 봤습니다. 좋은 영화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굳이 찾아보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다음달에 넷플릭스 서비스에서 빠지는 영화라는 것을 알고는 기회다 싶어서 챙겨봤습니다. 우리나라 영화에서는 자주 나오지 않은 긍정적이고 즐거운 영화였습니다.

글에는 영화의 중요 내용에 대한 언급이 많이 있습니다. (스포주의!!!)

 

저중 절반은 레이첼 맥아담스 덕

| 로맨틱 코미디의 전반부


 주인공 팀은 과거의 한 시점을 정해서 그때의 자기 자신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돌아가서 과거를 바꾼후에는 다시 돌아올 수도 있고요. 이러면 막 과거를 뒤바꿔 놓아서 문제가 되는 것 아닌가, 시간여행을 모험과 스릴로 접근한 저같은 사람은 당연히 그쪽으로 생각이 되기 마련입니다.

 

 영화는 팀의 아버지를 통해 시작과 함께 말해주죠 '우리 그런 영화 아니다'라고요. 팀도 과거를 바꿀 수 있는 능력으로 돈욕심을 내거나 옛날 일을 휘저어 놓아서 나비효과로 현실이 폭망하는 정도의 일은 만들지 않습니다.

히틀러 안 죽일거고, 돈벌이 안할겁니다.

 머릿속에 이성에 대한 생각이 가득한 그 나이때의 젊은이답게, 팀은 오로지 이성에 대한 구애의 목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사용합니다. 팀은 남자라면 공감할법한, 이성에 대해 눈뜨기 전의 자괴감 가득한 쑥맥, 모쏠 시대를 초월하여 어디에나 있을법한 남자입니다. 관심이 있는 여자를 대하면서 실패했던 경험담, 집에서 이불킥을 날리면서 '내가 왜 그랬을까, 다시 돌아가면 안 그럴텐데'라고 생각했던 순간으로 돌아가는 팀의 행동에 깊이 공감하였습니다.

그 능력 하루만 빌립시다 ㅠ

 시간을 돌려서 돌아간다고 해도 좋아하는 마음을 강제로 만들 순 없었죠. 팀은 이성으로서 처음 호감을 가진 샬롯(마고 로비)에게 차이고, 런던에서 회사생활 중 알게 된 메리(레이첼 맥아담스)를 만나게 됩니다. 마고 로비에게 차이고 레이첼 맥아담스라니, 시간여행 말고도 엄청난 미인들만 만나는 능력이 있었네요. 

여기서 보게 되다니, 반갑네요

 영화에서 레이첼 맥아담스는 정말 사랑스럽다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로 예쁘게 나옵니다. 앞머리를 짤라놓던, 말아놓던 사랑스럽네요. 

사랑스럽다는 말을 영화로 만들면 이렇게

 팀과 티격태격 툭탁툭탁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나오는 특유의 집중하는 표정을 보면 훈훈한 미소를 지을수 밖에 없었습니다.

표정이 좋아서 팬심이 생겼습니다.

 런던의 집주인으로 만난 친구 해리를 돕느라 메리를 놓치게 된 팀은 시간을 돌려가며 다양한 방법으로 메리를 만나기 위해 도전합니다. 처음에 만날 인연이었지만, 다른 사람을 돕느라 놓친 것이라서, 팀의 도전은 영화 상에서 크게 무리없이 다가옵니다. 오히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능력을 사용하는데요, 메리와의 잠자리에서 시간을 돌리는 능력을 쓰다니,
상상도 못했습니다. 이정도 머리는 돌아가야 레이첼 맥아담스 정도 되는 사람과 결혼을 할 수 있는 것이었군요. 

폭망인데 행복한 결혼식

 메리와의 만남은 자연스러운 에피소드를 통해 웃음을 자아내는 로맨틱한 이야기 입니다. 둘은 세상에 둘도 없는 사랑스러운 커플이구요, 중간중간 나오는 영국식 자학개그가 어우러지면서 망해도 즐거운 추억을 남기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저질스럽고 스스로를 쓰레기처럼 만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손을 내밀어주고 싶은 주인공의 친구들이 이런 코믹한 분위기를 잘 이끌어갑니다. 해리역의 톰 홀랜더와 조애나 역의 바네사 커비가 탄탄하게 뒤를 받쳐줍니다.

냉소적, 비관적, 자학을 적절히 섞은 영국개그

팀과 메리의 사랑은 결혼식장면에서 그 절정을 달립니다. 쏟아지는 폭우와 함께 결혼식은 폭망했지만 모두가 즐거운 추억을 남기는 장면은 'il mondo' 음악과 함께 명장면을 만들었습니다.

youtu.be/ikfqH6xLYNY

팀과 메리의 결혼식 장면

 

 

| 삶을 응원하는 후반부


 팀은 결혼하고 아이도 갖게 됩니다. 팀은 동생이 남자친구때문에 사고를 당하게 되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 과거로 돌아갔다가 심각한 사실을 발견합니다. 과거를 바꾸고 현실로 돌아온 후, 자신의 아이가 예전과 달라져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나 혼자만 잠깐 돌아갔을 때는 별 것 아니었던 시간의 나비효과가 생명의 탄생을 사이에 두고는 크게 작용했습니다.

동생의 삶을 바꿔주고 싶었던 팀

 팀은 딸아이를 없던 사람으로는 만들 수 없었기에 동생의 사고를 막지 못합니다. 후반부에 동생의 사고와 함께 나오는 이런 이야기들은 파고들자면 상당히 심오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데요, 영화에서는 시간여행 자체가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팀이 시간여행을 계속 해야할까라는 제약을 던져줍니다.

 

 시간을 거슬러 오르는 것이 내 아이의 탄생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을 알면서 팀은 시간여행을 포기하려 합니다. 하지만 그 때, 가장 시간여행이 필요한 순간이 팀에게 다가오게 되고, 팀과 관객은 삶과 시간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게 됩니다.

아버지

 

 어바웃 타임에서 시간여행은 그렇게 큰 문제를 만드는 도구는 아닙니다. 창피해서 숨고만 싶은 순간을 없애주는 간단한 도구로 시작해서, 하루를 열심히 살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일종의 삶에 대한 깨달음으로서 작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삶에 대한 깨달음이라는 것은 다르게 말하면 죽음에 대한 깨달음이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영화속에 시간여행을 그만하게 되는 이유도 삶과 죽음을 사이에 둔 상황에서의 선택이었습니다.

 팀은 시간을 돌려서 대단한 변신이나 변화를 이루어낸 것이 아니었습니다. 현재를 열심히 사는 것이야말로 시간을 거슬러 온 주인공이 하는 행동이었습니다. 팀은 시간여행의 결론은 특별하면서도 평범한 하루를 완전하게 즐기는 것이었습니다.

Extra ordianary, ordinary day

 저는 어바웃타임이 사랑이야기, 로맨틱 코미디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팀의 사랑이야기도 정말 잘 만들었지만, 팀이 가족들과의 사건, 관계를 통해서 깨닫게 되는 삶에 대한 사랑도 의미있게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두 이야기의 분위기가 사뭇 다르고 잘 섞여서 연결되는 면에서는 조금 아쉬운 점도 있지만, 삶에 대해 긍정을 하게 되는 재미있는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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