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삽질 (2021)
제작: 스튜디오 훜 (STUDIO HOOK)
주연: 정재형, 이장원
서비스: 유튜브
소개: 음악요정 정해형이 페퍼톤스 이장원과 함께 정원을 꾸며준다. 개그와 원예가 조합된 게릴라 가드닝 예능
정식 '컨텐츠'의 개념이 상당히 넓어지고 있습니다. 지상파에서 1시간짜리로 만들어지는 드라마, 예능 등 프로그램에서
케이블, 종편까지는 많은 자본과 인력을 들여서 만들어지는 형태이죠. 유튜브, 개인방송이 활발해지면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방송, 영상 컨텐츠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쇼규모 컨텐츠는 초반에는 개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는 방송인들의 유튜브 컨텐츠이거나, 지난 프로그램을 다시보기 위한 방법중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TVN, JTBC 등 형식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방송사들을 중심으로 유튜브 컨텐츠를 서비스하면서, 둘 사이의 경계가 많이 없어진 것 같습니다.
'오늘도 삽질'은 음악요정 정재형씨가 자신의 지식과 능력을 발휘해서 정원을 만들어주는 웹 예능입니다. 흔한 유튜브 컨텐츠이겠거니 했는데, 취향 완전 저격이어서 감상까지 남기게 되었습니다.
| 정재형을 하드캐리하는 이장원의 매력
음악가 정재형님은 취미로 식물을 키우고 원예를 합니다. 여기에 포인트를 둬서, 재형이 형이 다른 누군가의 정원을 만들어주는 컨텐츠가 '오늘도 삽질'입니다.
모종삽 하나 들기 힘들어보이는 이 유약한 형이 다른 사람의 마당을 파고 심고, 삽질을 한다니 언뜻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자기 혼자서 무슨 가드닝, 원예를 하나고 궁시렁 거리면서 한명 만 더 달라고 하는데, 제작진이 붙여준 파트너는 페퍼톤스의 이장원님이었습니다. 정말 '형이 왜 거기서 나와?'였습니다.
정재형씨야 워낙 형돈이형이 살려주고 키워주고 본인의 매력이 뚜렷한 분이죠. 이장원님도 음악에서야 오래된 분이지만, 퀴즈 프로그램 밖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본 적은 처음이었습니다. 이분, 캐릭터가 정말 확실하고 즐거운 분이었네요.
이전에 봤던 많은 예능과는 다르게 약한 캐릭터로 개그들을 하십니다. 바깥일 해야 하니까 코트를 입고 왔다고 드립 치는 것 하며, 트럭 운전하는데 멋있어 보이니까 사진좀 찍어 달라는 것들이 웃음을 자아내게 합니다.
장원이형은 재형이형보다 일단 더 유식하죠. 거기에 더해서 더 약하고 더 뺀질댑니다. 상대방을 때리지는 않으면서 조곤조곤 말 잘하는 스타일이네요. 가장 의외였던 것은, 이장원님 혼자서 카메라와 함께 식물을 사는 모습이었습니다. 전혀 어색하지 않고 오디오 꽉꽉 채우면서 혼잣말로 즐겁게 분량을 뽑는; 모습이 천상 자연스럽더라구요.
| 식물과 함께하는 순한맛 예능
그리하여 정재형 님과 이장원 님은 생판 모르는 동네에서 다른 사람들의 정원을 꾸며줍니다. 그리 넒은 공간도 아니고, 처음에는 두어평 남짓한 공간을 꾸며줍니다. 삽질에 땀범벅이 되고 허리가 빠질려고 하는 모습을 보면 웃기다가도 놀라게 됩니다. 흙에 식물을 키운다는게 쉬운일이 아니구나, 하구요.
삽질은 기본이고 톱질도 해야하고, 안에서 자라는 식물, 밖에서 자라는 식물 지식도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배워갑니다.
저는 식물을 키우는 사람은 아니지만, 나중에 키우게 된다면 잉글리시 라벤더를 키우고 싶더라구요. 아름다운 식물이라는 것도 알아갑니다.
'오늘도 삽질'은 아직 걸음마 단계의 컨텐츠여서 갈길이 멀어보입니다. 그래도 조회수가 40만 회나 나오는 걸 보니, 성공하셨네요.
식물과 가드닝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모을 수 있느냐가 제일 큰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요즘같이 극단적인 자극을 많이 쫓는 시대에, 순하고 힐링이 되는 웃음을 주는 것 같아서 재미있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