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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과 제리 (영화, 2021): 톰과 제리만 나오게 다시 찍으면 안될까요

아뇨, 뚱인데요 2021. 7. 16.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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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과 제리 (Tom & Jerry, 2021)
감독: 팀 스토리
주연: 클로이 모레츠, 마이클 페나
서비스: 시리즈온, SEEZN

 

포스터 볼 때만 해도 열광 ㅎㅎ

줄거리: 대도시 뉴욕으로 올라온 고양이 톰과 생쥐 제리는 우연히 만나는 순간부터 앙숙이 된다. 제리는 뉴욕의 고급 호텔에 자리를 잡고 살려고 하고, 제리를 쫓아내려는 호텔 직원 케일라(클로이 모레츠)는 톰을 고용한다.

 톰과 제리는 1940년부터 만들어진 애니매이션입니다. 역사가 엄청나죠. TV가 우리나라 가정에 보급되기 전부터 있었으니까, 나이 좀 있으신 분들은 톰과 제리를 tv에서 자주 보셨을 것 같습니다.


 어린시절 편성된 프로그램 사이에 시간이 좀 뜨면 톰과 제리가 많이 나오곤 했습니다. (90년대로 넘어가면 내친구 보거스가 이 자리를 차지했던 것 같아요)

 

제리 속눈썹이 참 인상적입니다.

 어린시절 추억 속에만 있던 톰과 제리가 극장판 애니매이션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솔직히, 돈 주고 보기에는 좀 아쉽다는 평이 많아서 쿠폰으로 봤습니다.  나중에 무료로 풀리면 보시기에 적절한 영화라는 감상입니다.

 

와 온도차이 ㅎㅎ
여기도 비슷하네요

<TMI>

 제리가 호텔에서 목욕을 하면서 읽는 책의 제목은 'Secret Squirrel'입니다. (비밀 다람쥐) 톰과 제리의 원작자 두분이 1965년에 연재했던 모험만화입니다.

 

<TMI 2>

 최초 원안에서는 톰과 제리가 어떻게 처음 만나서 앙숙관계가 되었는지를 중심으로 그리려 했다 합니다.

 

| 살아 있네! 슬랩스틱 몸개그


 톰과 제리는 모두 시골에서 갓 뉴옥으로 올라온 고양이와 쥐입니다. 톰은 음악가의 꿈을 갖고 건반을 치고 싶은 고양이이고, 제리는... 그냥 대도시로 상경한 쥐네요. 둘은 공원에서 우연히 만났을 때부터 서로를 눈엣가시처럼 여깁니다. 사실 톰만 그렇게 생각하고 제리는 톰에 대해 별 생각 없어요, 다들 아시죠?

 

훨씬 부드러워진 색감과 그림체

 제리는 뉴욕 한가운데의 고급 호텔에 자리를 잡고 신세를 지기 시작합니다. 그냥 가정집도 아니고 최고급 호텔인데, 이걸 그냥 두고 볼 순 없겠죠. 호텔직원 케일라 (클로이 모레츠)는 대자연이 만들어준 천적, 고양이 톰을 이용해서 제리를 쫓아내려고 합니다.

 톰은 굳이 케일라의 부탁이 아니었어도 제리를 쫓아내고 싶은 마음이죠. 톰과 제리하면 역시 둘이 투닥거리는 걸 보는 맛이죠, 이거 아직 살아 있습니다.


 기상천외한 방법을 고안해서 제리를 궁지에 빠뜨리려는 톰과, 요리조리 잘 피해다니면서 결국엔 톰을 떡실신; 시키는 제리가 만들어내는 우당탕 슬랩스틱은, 아무리 진지하고 무거운 분위기잡고 보려고 해도 즐겁고 유쾌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뚫어뻥의 다양한 사용법 ㅎㅎㅎ

 호텔에서 맘대로 얹혀살고 있는 제리를 본 톰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도 제리를 잡으려고 합니다. 제리가 있는 호텔방에 날아서, 줄을 타고, 온갖 방법으로 톰은 침투하려고 합니다. 제리는 그걸 당연히 모든 시도를 다 물거품으로 만들죠. 그럴 때마다 추락하고 망가지는 우리의 톰은, 솔직히 재미있습니다 ㅠ 이건 어쩔 수 없어요.

 

수백번을 봐도 웃긴 걸 어떡해요 ㅠ

 그리고 이번 영화만의 최고 장점은, 이런 부수고 깨지는 슬랩스틱을 실제 건물을 배경으로 한다는 점입니다. 거의 액션 히어로 수준으로 때리고 부수고 결투를 벌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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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려나가는 톰과 제리, 어색한 인간 캐릭터들


 케일라의 호텔에는 VVIP의 결혼식이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이런 중요한 행사에 생쥐 한마리가 눈에 띄기라도 하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었죠. 케일라는 제리를 쫓아내려 갖은 수를 쓰지만, 오히려 제리에게 빚을 지고 맙니다.

 이번 작품은 톰과 제리, 그리고 동물 캐릭터들은 애니매이션이고 사람과 배경은 실사화면입니다. '누가 로저 래빗을 모함했나' '스페이스잼'처럼 유명한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을 가지고 극장용 영화를 만들 때 많이 사용되곤 하는 방법입니다.

 

만화적 캐릭터이지만, 현실적인 등장인물로 취급받습니다.

 그런데, 이게 그닥 잘 어울리지 않는 기분입니다. 톰과 제리의 가장 큰 매력은 과장된 캐릭터들의 몸개그죠. 야구방망이로 머리를 쾅쾅 때리고, 번개도 맞고,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톰의 모습을 보면서 원초적인 재미를 느낍니다.


 이 상황을 사람 배우들이 보고 리액션을 하는데, 굉장히 어색하고 이상합니다. 실사영화 버전의 '불쾌한 골짜기'를 보는 기분입니다.

 

암만 봐도 어색해요...이상해요

 톰과 제리가 처음 만난 공원에서, 제리는 톰의 머리를 두들겨서 몸 안으로 넣어버립니다; 사실, 톰과 제리에서 이정도는 껌이죠. 그런데 이걸 주위의 사람들이 보고 놀라는 반응을 보이니까, 웃으며 보라는 건지 놀라라는 건지 고민이 되는 것입니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는 장면과 그렇지 않은 판타지 사이에서 적절하게 선을 딱 그어서 갔어야 하는데, 원작을 너무 깊이 갖고 있는 관객들에게는 상당히 이상한 느낌을 주는 영화설정이었습니다.

 

연기의 합은 좋은데, 원체 다른 세상의 캐릭터입니다 ㅠ

 '로저 래빗'처럼 만화 캐릭터가 활약하는 세상에 대한 설명을 잘 해주던가, '스페이스잼'과 같이 주인공이 만화 세상으로 들어간다던가 하는 배경 설정이 영화에 중요하다고 다시금 느꼈습니다.

 

 

| 톰과 제리에 어울리지 않는 아쉬운 스토리


 영화는 톰과 제리를 주인공으로 하지만, 이 둘이 스토리의 중심에 있지 않습니다. 엄연히 메인 주인공은 호텔 직원(이 되고 싶은) 케일라구요, 케일라가 호텔 VVIP들의 결혼식 이벤트를 잘 해보려다가 망치고, 다시 만들어주는 이야기입니다. 그 와중에 벌어지는 소동극이 주요 사건입니다.


 그 와중에 벌어지는 사랑이야기는 호텔의 손님들의 것이구요. 전부가 포커스가 따로 들어가는 이야기들의 조합이라고 느꼈습니다. 이러면 톰과 제리가 주인공이 될 수 없는거죠.

 

그래서 인간쪽 포커스는 켄 정님이 다 가져가십니다 ㅠㅠㅠ

 슬랩스틱 단편 만화영화를 실사 주인공들까지 더해서 장편으로 만든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니, 분명히 톰과 제리의 매력을 살린 장면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스토리의 진행과는 관계없이 톰의 개그에 빵터지는 장면이 많죠. 하지만 아쉬운 건 어쩔수 없네요.


 왜 사람들이 톰과 제리를 기억하고 다시 보게 되는지 납득할 수 있었습니다. 이미 만들어진 후라서 소용 없겠지만, 톰과 제리에게는 사람은 필요가 없는 것 같습니다.

 

간만에 톰을 보니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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