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블랙코드 (영화, 2015): 밋밋하고 아쉬운 마이클 만 감독의 수사극

아뇨, 뚱인데요 2021. 10. 14. 11:46
반응형

블랙코드 (Blackhat, 2015)
감독: 마이클 만
주연: 크리스 햄스워스, 탕웨이
서비스: 넷플릭스

 

해커를 뜻하는 말입니다 Blackhat


줄거리: 중국 원자력 발전소에서 통제장치의 오류로 인해서 폭발사고가 발생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증권거래소에서 특정 주식의 조작을 유도하는 사건이 일어나면서, 조사 당국에서는 해커의 소행으로 보고 수사를 개시한다. 해커의 단서를 찾기 어려워지자 합동수사본부는 해커 닉 (크리스 햄스워스)를 감옥에서 꺼내주는 조건으로 수사에 합류시킨다.

 히트(1995년)을 만드셔서 불후의 명작 반열에 올려놓은 마이클 만 감독의 2015년 작품입니다. 이 작품 이후로는 감독으로 작품을 내놓지는 않고 계십니다.


 거친 주인공, 범죄, 총격적, 피도 눈물도 없는 건조한 수사극을 그리는 데에는 산전 수전을 다 겪으신 분이겠지요. 특히나 도심지 총격전 하나만큼은 1995년 히트를 능가하는 영화는 많지 않지요. 넷플릭스에 떠있길래 옳타쿠나 하고 봤는데, 1980년도 작품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아이고...ㅠ 감독님께 기대를 많이 했었나봐요
메타쪽은 그래도 준수하네요


<TMI> 
작품은 2010년에 있었던 실제 사건인 Stuxnet 바이러스를 모델로 하고 있습니다. 특정 산업시설의 제어시스템에 침투하여 오동작을 유도하는 형태의 바이러스였습니다.

<TMI 2>
마이클 만 감독 작품 중 북미 수익이 제일 저조한 작품입니다.

제작비: 7천만 달러
북미수익: 8백만 달러
세계수익: 1천 9백만 달러


홍보비에 배급비용까지 따지면...돈을 내다 버린 수준이네요.


| 어둡고 단단한 분위기에 사이버 범죄를 더하면


 영문판 제목인 블랙햇 'Blackhat'은 악의적 목적으로 정보를 변조하고 바이러스를 유포하는 짓을 하는 해커를 말합니다. 그냥 해커란 말을 있어보이게 부르는 거네요. 거칠고 하드한 범죄극을 주로 다루던 감독님은 이번에는 사이버 범죄를 주요 소재로 삼았습니다.

 

정말 주인공 둘이 안어울립니다 ㅠ


 중국과 미국에서 연달아 대형사고가 터집니다. 한쪽은 원자력 발전소, 한쪽은 증권거래소이지만 양쪽 모두 동일한 시스템의 오작동으로 인한 사건이라는 것을 알게 된 수사당국은, 서로 공조 하에 해커를 찾으려 합니다.


 미국이랑 중국이랑 힘을 합쳐서 해커를 잡으려 한다니, 요즘 분위기와는 영 어울리지 않죠.

 

홍콩까지 날아가서 범인을 찾습니다


 단서도 찾기 쉽지 않고, 해커들의 요구사항도 없는 답답한 상황이 되자, 수사본부는 해커 닉 (크리스 햄스워스)를 조건부로 석방해서 수사팀에 합류하도록 합니다.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자 특징은, 무겁고 진지한 분위기를 잘 유지한다는 것입니다. 높은 곳에서 찍은 도심의 모습을 비추고, 시건들도 미국의 익숙한 풍경과는 다른 곳에서 주로 일어납니다.

 

 감독님 특징이 코리아 타운 배경을 엄청 좋아한다는 것인데요, 히트에서부터 콜래트럴도 그렇고 한국 식당, 한국어가 꼭 등장하곤 합니다. 아마도 같은 미국 도심에서 최대한 생경하고 낯선 분위기를 만들려고 의도한 장면 같습니다.

 

이런 높이에서 찍은 화면을 특히 좋아하시는 듯


 이번에는 중국, 홍콩까지 직접 날아가서 말랑한 분위기 따위는 없앤 채로 해커를 잡으려 이리뛰고 저리뜁니다. 중국쪽 수사관 천(왕리홍)과 그의 동생 리엔(탕웨이)까지 합류한 가운데, 수사팀은 한쪽으로는 해커를 추적하고, 한쪽으로는 사건의 수혜자를 추척해갑니다.

 여기서 한번 더 쪼여서 이는 악다물고 제대로 된 수사극을 보여주기를 바랬지만, 블랙코드는 판은 잘 깔아놓고 힘주어서 밀어붙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공항에서 귀국하는 커플이 파파라치에게 찍힌 듯한;;;

 

반응형


| 익숙한 총격전 가운데 개성없는 인물들


 블랙코드에서 가장 실망인 점은 사이버 범죄라는 소재, 중국이라는 낯선 배경을 두고서도 결국 똑같은 스타일을 반복한다는 것입니다.

 워낙 스타일이 강하고 멋있으니까 이게 장점일 수도 있지만, 점점 강도가 약해지는 수사극에 대한 묘사는 보는 사람을 지루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똑같이 보트타고, 총격전 있고 하기는 하는데, 장소도 대충 한군데서만 찍고 총격전의 강도나 흐름, 물량의 수준도 많이 약해진 모습이 아쉬웠습니다.

 

좋은 화면도 반복하면 지루하네요


 주인공들의 성격이나 감정도 그닥 쓸데가 없는건 마찬가지였던 것 같습니다. 범죄자나 경찰이나 강하고 프로다운 모습을 보였던 전작들에 비해서 블랙코드의 주인공들은 그 성격이나 배경, 개성을 보여줄만한 사건들이 그닥 많지 않습니다.
그냥, 크리스 햄스워스랑 탕웨이랑 왜 같이 붙어다니는지는 모르겠는데, 둘이 연애하고 수사하고 그래요. 

 그런 상황이면서도 수사 이외에는 사건묘사나 말 자체가 없다보니까, 주인공들은 어울리지도 않으면서 의무적으로 연애를 하는 것 같고, 중국 배우들은 안되는 영어로 어색한 연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 계속 이어집니다.

 

수사를 하긴 하는데 개성이나 사건이 너무 없어요 ㅠ


 블랙코드는 생소한 도시를 배경으로 범죄에 맞서는 미국 수사관의 활약, 그리고 연애까지 얹어서 보여주는 영화....인데, 쓰고 보니 정말 옛날영화같네요. '사이버'가 들어갔으니 옛날 영화는 아니라고 우길 수는 있지만, 안타깝게도 정말 재미는 안느껴지는 작품이었습니다.

 

여전히 파파라치에게 지나가다 찍힌듯한;;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