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 프롬 (The Prom, 2020): 즐거운 넷플릭스 뮤지컬 영화

아뇨, 뚱인데요 2021. 1. 14. 14:55
반응형

더 프롬 (The Prom, 2020) 

감독: 라이언 머피

주연: 메릴 스트립, 제임스 코든, 니콜 키드먼

 

간단소개: 한물갔다고 평가받는 뮤지컬 배우 디디앨런은 작품 홍보를 위해 언론과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야 하는 상황이다. 그녀는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고등학교 졸업무도회(Prom)을 취소당한 소녀 에마의 이야기를 접하고 동료들을 모아 무작정 에마를 도우러 떠난다.

포스터에 주인공 에마가 없습니다. 어른들의 사정인듯

글에는 영화의 줄거리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으며, 감상을 방해할 수 있는 요소가 포함되어 있지만, 거의 없습니다.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의 라이언 머피 감독의 2020년 신작 뮤지컬 영화입니다. 넷플릭스에서 뭐 새로나온 거 없나훑어보다가 메릴 스트립의 짤을 보고 훅 낚여버렸습니다. 메릴 스트립과 니콜 키드먼이라니, 궁금하지 않을 수 없잖아요.

이 컷을 보고 낚이지 않을 수가...

감상 하나, 뮤지컬

 뮤지컬이라는 장르에 많은 호감은 없습니다. 영화가 아니라 공연의 경우에는 느 호감도가 더 낮은데요, 영화에 익숙해진 사람이라서 더 그런 것 같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이야기가 불친절하다는 것입니다. 인물의 성격과 배경, 사건과 갈등같이 많은 요소를 펼쳐야 하고 그런 요소들을 잘 짜면서 플롯이 생겨나는 것인데, 뮤지컬은 많은 부분을 노래에 할애해야 하기 때문에 볼 때마다 이부분이 약하다고 느꼈습니다.

 ‘지킬 앤 하이드뮤지컬의 지금 이 순간을 듣고 있었습니다. 노래는 엄청 감동적이고 감정을 불러일으키지만, 대체 주인공이 왜 이 상황이 절박한 지에 대해서는 뜻뜨미지근한 공감이었습니다. 작품 안에서 동기와 상황을 설명해주기 보다는 감정을 공감하면서 진행이 되는 것이 주여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음악과 노래에 힘을 줄수록 스토리는 단순 명료한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스토리는 단순하게, 볼거리는 화려하게 (물랑루즈)

 다행히도 뮤지컬이 영화로 옮겨오면서 이러한 특성이 상당히 자연스럽게 없어집니다. 영화는 클로즈업도 되고, 슬로우 모션도 되고, 플래시백도 가능합니다. 화면 구성이나 색, 작은 소품을 통해서 의미를 전달하는 것도 공연보다는 난이도가 아주 낮고요. 뮤지컬 영화는 분명 잘 만들기 어렵지만, 잘 만들어지면 영상언어로서도 탁월한 작품이 많이 나오는 이유 같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라라랜드가 있겠네요.

화면구성(미장센)으로 많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라라랜드

 더 프롬은 그런 면에서 봤을 때, 뮤지컬 영화이기는 한데, 뮤지컬 장르와 스토리가 궁합이 잘 맞는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

 - 브로드웨이에서 잘 나가기 위해 관심이 필요한 배우와 그 동료들.

 - 레즈비언이라는 이유로 졸업무도회 자체를 취소당한 소녀.

 언뜻 봐도 둘이 잘 붙지는 않는 조합입니다. 그래서인지, 영화 초반에 가장 재미있는 장면은 교장선생님과 학부모회장님이 졸업무도회(Prom)을 열 것인지 토론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양쪽의 논리가 명분이 있고 졸업무도회라는 중요한 행사가 주제이고, 모두 진지하게 임하고 있으니, ‘그냥 이걸 계속 보여주면 안되나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제일 쫄깃했던 토론 신

 감상까지 산으로 가고 있네요.

 그런데 난데없이 배우들이 끼어들어서 개입하기엔 불청객이라는 느낌이 너무 강하게 들었습니다. 진지한 주제를 뮤지컬로 설명하려면 발단 부분에서 신경을 더 많이 썼어야만 했다고 생각합니다.

 

 감상 둘, 이게 저렇게 끝난다고?

 시작이 미약했으면 마지막이라도 멋있어야 하는데 더 프롬은 그마저도 잘 해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주인공 에마(조 엘런 팰먼)을 둘러싼 갈등은 많습니다. 가장 먼저, 등장하지도 않는 부모님, 자기를 왕따시키는 동급생, 커밍아웃과 관련된 그녀의 파트너와 그녀의 부모님까지. 이 모든 문제들이 마지막에 그냥 서로 인정하자, 미안,으로 끝납니다.

사실, 사람 사이의 갈등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면 해결이 되는 부분이 맞지요. 그런 경우가 많기도 하구요. 그리고 뮤지컬인데 노래하면서 해결해야 하는 것도 당연합니다.

 그런데 시작할 때 그렇게 중요하고 진지하게 이야기했던 부분들이, 마무리는 전혀 진지하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입니다. 엠마의 입장, 설득, 공감,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사건이라던가 하다못해 자기를 이해해 달라는 독창(이게 제일 아쉽습니다. 뮤지컬인데! 모두를 이해시키는 솔로도 없고!), 어느 것도 하지 않습니다. 이건 작가와 감독이 직무를 게을리했다고밖에 말할 수가 없겠네요.

마지막 파티 장면은 많이 멋있습니다

감상 셋, 가족

 영화는 상처에 대해서 생각하게 합니다. 특히, 서로를 가장 소중히 해야 하는 가족에게 상처를 입을 때는 더 아픔이 오래가겠지요. 그 상처를 치유하는 것은 가족간의 솔직한 대화가 제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메릴 스트립이 대단한 배우임을 느낄 수 있었던 영화였습니다.

That's all.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