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틀 포레스트(2018): 자신을 괴롭히지 말라고 타일러 주는 영화

아뇨, 뚱인데요 2021. 2. 14.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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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포레스트 (Little Forest, 2018)
감독: 임순례
주연: 김태리, 류준열, 문소리, 진기주 

 

 

춘하추동 사계절마다 포스터가 따로 있네요

 

간략소개: 혜원(김태리)는 임용고시에 낙방하자 아르바이트와 수험공부에 치여 사는 삶에 지쳐서 고향으로 도망치듯 내려온다. 친구인 재하(류준열)와 은숙(진기주)과 재회한 혜원은 어렸을 적 엄마와 함께 지내던 집에서 홀로 밥도 해먹고
텃밭도 가꾼게 된다.

 도시에 사는 사람이라면 시골에 고향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초록에 둘러싸인 삶을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있을 것 같습니다. 경쟁하고, 자신을 다그치고 어제보다 더 우수한 결과를 내는 오늘을 만들어야 하는 하루를 끝내고 잠자리에 누우면 결국 나를 하룻동안 제일 괴롭힌 건 나 자신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리틀 포레스트는 다른 사람들에게, 혹은 자신에게 시달린 관객들에게 쉬어갈 쉼표를 마련해주는 멋진 영화입니다. 힐링영화라고 부를 수도 있고, 저는 반복해서 볼수록 마음에 드는 점이 새롭게 보이는 영화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보다보면 좋아지는 영화

 

| 찾아야할 정답이 없는 영화

 영화는 혜원의 방황을 보여주기도 하고, 경쟁사회에 지친 재하의 모습을 그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들을 통해 굳이 무언가를 찾으려 서두르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습니다.

 토마토를 땅에 놔두면 다음해에 알아서 싹을 틔우듯 그냥 내버려 두자는 거죠. 맛있는 거를 먹을 수 있잖아요 지금은.

 

 

혜원네 주방

 

영화 속에서 김태리는 텃밭에서 나는 재료로 맛있는 것을 참 많이도 해먹습니다.

겨울엔 
배춧국, 수제비 배추전, 뚝딱떡, 막걸리 김치전

 

빨간국물 수제비와 배추전

 

봄이 오자
봄꽃파스타, 오코노미야키, 양배추 샌드위치, 꽃튀김

 

꽃 파스타

 

더운 여름엔 
크렘브륄레, 콩국수, 떡볶이

 

콩국수죠 여름엔

 

가을이 지나가며
밤조림, 곶감, 고구마를 넣은 양파구이

 

고구마 담은 양파구이

 

 맛있는 밥한끼가 사람에게 주는 긍정적인 영향을 생각하기도 했고, 음식에 정말 많은 공을 들여서 찍기도 했습니다. 건강한 식사는 여기저기에 시달리는 우리네에게 한순간이지만 제대로 된 힐링을 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본 리틀포레스트의 주제 장면은, 어머니(문소리)와 고등학생 혜원이 대화를 나누다가 보였습니다. 동네 지나가던 할머니가 텃밭 관리를 안하는 혜원네 엄마한테 텃밭 관리좀 하라고 할머니 잔소리를 시전합니다.

 

할머니 잔소리 발사!

 

 혜원엄마는 알았다고 하고는, 안합니다.

 이 멘탈 정말 존경합니다. 이거야 말로 영화의 진정한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할수만 있다면 '네', 말하고 씹으세요.

 

하지만 안 함

 

 

 

| 이번에 특히 마음에 들었던 점

 소소하게 이번 감상에서 마음에 들었던 점입니다. 영화에서처럼 부담없이 수다떨듯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우선, 등장하는 배우들의 발음이 정말 좋습니다. 보통 넷플릭스에서 작품을 볼 때면 한국 작품도 자막을 틀어놓고 봅니다. 특히 드라마는 자막이 필수인데요, 리틀 포레스트는 자막이 없어도 대사를 듣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아주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삼인방

 

 어린 혜원역의 장재희양의 먹는 연기, 맛있는 것을 먹었을 때의 리액션이 정말 좋습니다. 성인이 된 혜원(김태리)는 자기가 만들어서 혼자 끼니를 해결하는 장면이 대부분이라서 음식을 먹고 감탄하는 장면은 많이 없습니다.

 어린이 혜원은 어머니(문소리)가 해주는 음식을 처음 먹고 감탄하는 장면이 많고, 마음껏 맛있다로 리액션을 해주는데,
진짜 맛있어 보였습니다. 임순례 감독님이 디렉팅을 잘 해주셨던 것 같습니다.

 

 

눈 땡그랗게 뜨며 감탄하기 ㅎㅎ

 

 그리고, 진주인공은 다들 아시다시피, 오구입니다. 잘생긴 오구 사진 한번들 보시고 가세요.

 

 

오구!!! 오구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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