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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리스 게임 (2017): 정의로운 마음이라는 베이스에 고집을 한스푼 넣었습니다

아뇨, 뚱인데요 2021. 3. 9.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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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리스 게임 (Molly's Game , 2017)
감독: 아론 소킨
주연: 제시카 차스테인, 이드리스 엘바

 

 

한순간이라도 눈을 떼면 대사를 못따라갑니다.

 

 

간단소개: 미국 대표로 올림픽 스키 선수가 되고 싶었던 몰리(제시카 차스테인)은 불의의 사고로 운동을 그만두고 법대에 진학하려 한다. 소일로 시작한 비서업무에서 우연찮게 헐리웃의 스타들이 참여하는 도박장 관리를 하게 된 몰리는 더 큰 판을 노리고 독립적인 도박장을 연다.

 넷플릭스에 몰리스 게임이 들어왔네요. 감독에 딱 네글자가 보입니다. 아론 소킨, 헐리우드에서 각본 잘쓰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분입니다. (어 퓨 굿 맨, 머니볼, 소셜 네트워크, 뉴스룸, 웨스트윙 등) 저는 아론 소킨의 이름을 뉴스룸으로 처음 접하였습니다. 그 유명한 '미국이 세계에서 제일 위대한 이유' 장면이죠.

youtu.be/qyXiAfKrHqg

보는 사람의 혼을 쏙 빼놓는 2분

 

 이런 아론 소킨의 감독 데뷔작이 바로 몰리스 게임입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졌으며 명불허전, 기가 막히게 몰아치는 잘 쓰여진 각본의 영화입니다.

 

저는 90%는 나올 줄 알았는데 ;

 

글에는 영화의 주요 내용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스포주의)

 

| 프로의 세계를 묘사하는 탁월함


 몰리는 스키로 올림픽에 나가려고 했지만, 아주 작은 원인으로 인해 대표팀 선발에서 탈락하고 맙니다. 낙심한 몰리가 선택한 일은 법대도, 직장도 아닌 포커 도박장의 호스트였습니다.

 아론 소킨은 감독을 맡은 몰리스 게임에서 프로의 세계에 대한 탁월한 묘사를 보여줍니다. 우선 대사량이 어마어마합니다. 주로 전문가의 나레이션으로 상황에 대한 설명을 해줍니다. 전문가의 정보, 상황에 처한 인물의 심리 등 자막 읽기가 벅찰 정도로 쏟아냅니다. 그나마 우리나라 자막은 글자수에 제한을 두는 편이라 의역을 하고 줄이는데요, 이걸 직역으로 다 풀어쓴다면 아마 한 화면에 세네줄은 자막이 들어갈 것입니다.

 

무슨 단어인지 모르지만 듣다보면 이해되는 느낌

 

 

 컷은 엄청 빠르게 끊어지죠. 액션이 아닌데도 액션 장면을 보는 것같은 긴장감 박진감이 느겨집니다. 그리고 필요하다 싶으면 언제든 다큐멘터리같은 화면을 사용해서 전문적인 정보를 그림으로 풀어줍니다.

 

언뜻 보면 다큐멘터리

 

 

 몰리가 스키를 탈 때, 그리고 몰리가 주목하는 포커카드게임을 설명할 때 게임의 규칙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어떻게든 따라오게 하도록 길을 터주는 느낌이 듭니다. 

 

분위기로 풀어도 되겠지만 설명을 끝까지 해주는 친절함

 

 

 이렇게 전문적인 세계를 묘사하고 난 뒤에는 그 세계로 주인공을 밀어넣어 활약하게 합니다. 주인공의 능력을 확실하게 관객들에게 각인시키죠.

 몰리는 스키는 선수였지만, 포커, 도박장 호스트는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였습니다. 하지만 특유의 근성으로 쉼없이 공부해서 자신이 주인이 되어 도박장을 운영할 수 있을 정도로 능력을 쌓습니다. 자기가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필사적으로 노력하니다. 거기에 더해서 웬만한 갑질 진상짓은 눈도깜빡하지 않고 피해버리고, 기다려야 할 때와 행동해야 할 때를 정확히 아는 모습도 보여줍니다.

 

상사가 던지는 빵따위는 쿨하게 쓱

 

 

 이런 능력, 강단, 성격을 기반으로 몰리는 포커 도박장 운영에도 성공을 거둡니다. 저는 몰리의 성공의 비결을 꼽자면 이 한마디를 들고 싶습니다.
all i have to do is listen 이라고요.

 

이정도 능력과 노력이면 어느 분야라도 성공하실듯.

 

 

 

| 자신의 방식을 굽히지 않고 승리하는 쾌감


 도박장이 커지고 판돈이 많아지자, 몰리에게 향하는 부담도 커집니다. 합법적인 방식으로는 도박장을 운영하기 힘들다고 판단하고, 몰리는 결국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서 수수료를 받아서 챙깁니다. 도박장은 살리지만 몰리는 위험한 세계로 들어섭니다.

 그렇게 선을 넘은것이 빌미가 되어 몰리는 조직범죄 마피아의 일원이라는 혐의를 받고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됩니다. 하지만 몰리는 불법으로 도박장을 운영할지언정 결코 다른 사람의 약점을 팔거나 폭력으로 빚을 받아내는 악당은 아니었습니다. 변호사 찰리(이드리스 엘바)와의 첫만남에서 둘은 서로를 파악하려 하고 찰리는 몰리가 악한 사람이 아님을 알고 도와주기로 합니다.

 

되게 도와주기 싫지만 또 진심으로 변호해주는 찰리

 

 

 검찰은 몰리의 재산을 압류하고 압박의 강도를 높여서 몰리가 갖고 있는 고객의 정보를 넘겨받으려고 합니다. 결국 원하는 것은 더 큰 물고기였죠. 모략과 배신이 판치는 세계에서 자신의 안위를 위해 정보를 파는 일은 흔한 일입니다. 어차피 누군가는 배신하고 이득을 취할텐데 내가 먼저 한다고 뭐가 어떻겠어요. 

 

세상에 믿을 놈 하나 없죠

 

 

 하지만 그녀는 결단코 상대방의 방식대로 비겁한 게임을 하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비단 정의로움 외에도 자신이 옳다는 자존심과 자존감, 치졸한 적에게 지기 싫은 곤조가 살아있는 사람이었고 그걸 지켜낼 용기가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찰리는 그녀의 진심을 알기에 열변을 토합니다.

 

 

그렇게 몰리는 자신의 의지를 굽히지 않았고, 감옥을 각오하고 참석한 재판에서 승리합니다.

 

| 가족을 향한 메시지와 배우들의 열연


 헐리우드의 영화는 주인공의 상처나 결핍의 원인으로 가족과의 갈등을 많이 사용합니다. 몰리스 게임도 결국엔 주인공 몰리와 아버지와의 어렸을 적 사건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상처가 되고 몰리가 다른 직업보다 도박장을 택하게 된 원인이라고 말합니다.

 이제는 미국의 아버지가 된 케빈 코스트너의 연기는 결코 나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어렸을 적 몰리를 몰아붙여서 강함을 주입하고 약한 모습을 뺏어간 사람, 아버지로서의 미안함은 느껴지지 않는 것 같앗습니다. 그래서 영화 속에서 아버지와의 갈등을 극복하는 모습은 깊이 공감하기는 힘들었습니다.

 

미국의 국민아빠, 케빈 코스트너

 

 

 몰리를 연기한 제시카 차스테인은 정말 큰 연기폭을 자랑하는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나이대를 넘나드는 연기폭, 수수함과 요염함 의지를 굽히지 않는 강단있는 표정까지 보다보면 우리나라의 김혜수씨와 비슷한 느낌을 느꼈습니다. 타짜는 아니고, 시그널의 김혜수씨 같았습니다.

 

어렸을 적 모습도 직접 연기합니다.

 

 

 몰리스 게임은 2시간 20분이나 되는 긴 영화지만, 전혀 길다고 느껴지지 않고 시간을 순삭시키는 잘만든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아론 소킨의 대사발, 전문가의 세계를 그리는 탄탄함을 느껴보시고 싶으신 분들은 감상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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