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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리턴즈 (2018) : 선택과 집중으로 돌아온, 전편보다 발전한 탐정 추리영화

아뇨, 뚱인데요 2021. 3. 19.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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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리턴즈 (The Accidental Detective 2: In Action, 2018)
감독: 이언희
주연: 권상우, 성동일, 이광수

 

혹이라 쓰고 복이라 읽는다.

간단소개: 탐정사무소를 차리고 본격적인 탐정으로서 활동하는 대만(권상우)과 태수(성동일). 일감이 없어 힘들어 하는 그들에게 실종된 남편을 찾아달라는 의뢰가 들어온다. 의심스러운 정황을 수사하던 탐정들은 같은 보육원 출신 사람들이 의문의 사망사고를 당했다는 사실을 파악하게 된다.

 전편인 탐정: 더 비기닝을 보고 나서는 만족보다는 실망이 더 많았습니다. 거창한 트릭을 내건 것 치고는 진상과 흑막을 밝히는 부분은 김이 샜고, 소리지르고 욕하고 거짓말하는 주인공들이 비호감이었기 때문입니다. 3년만에 만들어진 속편 탐정: 리턴즈는 같은 영화라고는 볼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이만하면 형보다 나은 아우같습니다.

글에는 탐정: 더 비기닝, 탐정: 리턴즈의 중요 내용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결말까지 다 나옵니다. (스포주의!!)

형보다 나은 아우 여치형(이광수)

| 본격적인 탐정 추리물

 

 엄청나게 새로운 것을 하려다가 망하는 경우에 사람들은 '할 줄 아는 것부터 잘하자' 라고 말합니다. 탐정: 리턴즈는 전편에서 흔들렸던 수사극을 대폭 강화하여 확실한 탐정수사를 보여줍니다.

 대만과 태수의 탐정사무소에 의뢰가 들어옵니다. 의뢰인의 남편이 실종되었는데, 경찰에서는 기차에 치어서 사망했다고 합니다. 자살이나 사고로 보기에도 의심스러운 정황을 파악하여 대만과 태수는 수사에 들어갑니다.

 탐정 속편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주인공에 대한 설명이 없다는 점입니다. 전편의 인물을 그대로 가져와서 속편을 만드는 경우, 이미 주인공을 다 알고 있기 때문에 사건에 주인공 감정을 더할 수 없다는 점이 약점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탐정'의 경우는 다릅니다. 전편에서 이상한 만화방이나 욕쟁이 설정으로 시간을 날렸거든요. 중요하지 않은 주인공 소개를 생략하고 바로 본편 사건으로 들어갈 수 있어서 매우 좋았습니다.

파리 날리는 탐정사무소, 설명끝.

 실종자의 아내를 통해서 탐정들은 정보를 확실히 얻습니다. 그리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의심되는 인물, 단서를 갖고 있는 사람들을 찾습니다. 실종자가 나온 보육원 출신의 사람들이 이전에도 사망한 사실이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보육원을 중심으로 수사를 진행합니다.

기술적으로도 상당히 발전함

 수사의 방향은 정식 탐정 영화의 법칙을 따라 정공법으로 이루어집니다. 탐정물을 많이 본 사람들에게는 식상한 방법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1편을 보고 온 사람에게는 선녀였습니다. 차근차근 배경설명, 상황설명 해주고 단서를 바탕으로 다음 단서, 인물을 찾습니다. 


 스마트폰, CCTV 당연히 있어야할 곳에서 정보를 얻고, 필요한 경우에는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 합을 맞춰서 경찰의 증거를 잠시 빌리기; 도 합니다.

배신 각 재는 거 아님, 유재석 없음.

 처방받지 않은 수면제를 먹었던 다른 피해자, 사고도 나기 전에 현장에 가있던 인물 등, 확보한 단서를 바탕으로, 탐정들은 보육원의 관계자를 잡게 됩니다. 이야기가 너무 잘 풀린다고 기분이 좋던 찰나, 탐정들은 의문의 세력에 의해 각자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처음 체포한 용의자 이후로는 수사의 긴장감이 살짝 흐트러집니다. 이제부터는 결정적인 증거가 필요한 타이밍이거든요.


 처음 잡았던 용의자가 범인이 아니고, 위기를 벗어나서 진짜 흑막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여태까지 지나쳤던 사실들 사이에서 결정적인 무엇인가를 찾아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영화는 결정적인 증거를 들이밀지는 못합니다.
정식으로 형사들에게 협조를 요청해야하는데, 증명할 것이라고는 정황증거뿐이지요. 선배님이라서 도와줍니다.

등장할 때부터 도움을 줄것이라 얼굴에 써놓음

 보육원 원장은 조직적인 장기밀배범이었습니다. 악독하게도 보육원을 장기이식을 위한 농장정도로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다 키운 장기를 갖고있던 보육원 출신 원생들을 쥐도새도 모르게 살해하고 그 장기를 팔고 있었습니다. 아주 갈아버려도 시원찮을 악당이네요. 대만과 태수, 치형은 장기이식수술 현장을 덮쳐서 잡고 혼신의 격투 끝에 이들을 붙잡아 경찰에 넘깁니다.

 후반되면 막무가내로 도와달라고 하고, 증거 없이 막 현장으로 일단 쳐들어가고 보는 탐정들의 모습을 보면서, 저래도
되나 싶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악당의 정체가 개만도 못한 놈들인 것이 드러나고, 경찰도 아니고 탐정이니까 저렇게 좀  막나가도 봐줄 수는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작전없이 닥돌

 그리고 결정적으로 여치형, 이광수님의 존재가 구멍이 뚤린 이야기를 열심히 메꾸어주고 있었습니다.

 

 

| 적재적소에 집중시킨 배우들


 이 작품에서 이광수 배우는 유재석 없이도 런닝맨의 옷을 입고 날아다닐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열정만 넘치는 아마추어 탐정과, 욕쟁이 경찰출신 탐정 사이에 끼어서 비는 역할이 있으면 전부 광수씨가 채웠습니다.

 흔히 나오는 '해커'역할로 처음 영화에 등장합니다. 주인공들을 도와주고 빠질 줄 알았는데, 계속 나옵니다. 런닝맨 인기때문인가 생각도 했습니다만, 보다보니 이건 실력이었습니다. 일단 발음과 코믹연기가 되구요, 표정이 정말 자연스럽습니다. 주연 둘이 하지 못하는 전문가적인 해커일도 하면서 수사도 하고, 여차 하면 쪼잔한 모습과 몸개그 웃음까지도 담당합니다.

삼천만원!!!

 이러다보니 탐정들이 출동할 때마다 여치형은 계속 나옵니다. 너무 매끄럽게 자기 역할을 늘려가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심지어 개그는 재미있어요. 결국 치형은 마지막 악당들과의 결전에서도 당당히 자기 역할을 하면서 참여합니다. 이정도면 거의 주연이죠. 

 광수의 치형 역할이 늘어나면서 대만과 태수 역은 좀 줄어듭니다. 하지만 이것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천만 다행히도 대만은 아내랑 싸우고 거짓말하고 사고치는 모습이 많이 나오지 않습니다. 심지어 리턴즈에서는 솔직학 아내에게 이야기하고 수사하러 가는 모습까지 나옵니다. 여태까지 단 한번도 솔직하게 말한 적이 없었거든요.

처음으로 탐정하고 올게 말하고 감

 태수역의 성동일님도 긍정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우선 관리를 잘하셨는지 1편보다 젊게 나오구요, 비호감이었던 욕쟁이 컨셉도 많이 줄었습니다. 이정도 균형을 잘 맞춘 3인조라면 3편에 그대로 나와도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쉬운 부분은 손담비님인데요, 아직 연기가 익숙하지 않으신지 발음이나 행동이 어색합니다. 원래 그랬던 것인지 모르지만 그래도 악당 쪽 중간보스격인데 비중이 정말 많이 줄어든 것 같습니다. 사람도 죽이는 역할이고 태수를 궁지에 몰아넣고, 나중에는 격투까지 벌입니다. 비중이 큰 역할이지만 날아간 듯합니다. 액션도 대역티가 너무 많이 나구요.
아쉬운 일이지만, 영화 전체로 봤을 때는 긍정적인 결과였다고 봅니다.

아직 제대로 잡히지 않을 때였나 봅니다.

 '탐정: 리턴즈'는 해야 할 일을 딱딱 집고 넘어가는 영화입니다. 사건에서 특별한 임팩트가 없고 나중에는 경찰 우르르 몰려와서 해결한다는 식상한 장면도 있지만, 기본에 충실하게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추천...까지는 아니지만, 1편을 보신 분들이라면 2편을 통해서 위로받기를 권해드립니다.
 3편을 만들게 된다면, 여치형(이광수)가 나온다는 조건이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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