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프링 브레이커스 (2013): 핑크색을 듬뿍 칠한 누아르

아뇨, 뚱인데요 2021. 3. 21. 06:09
반응형

스프링 브레이커스 (Spring Breakers , 2013)
감독: 하모니 코린
주연: 제임스 프랭코,  셀레나 고메즈, 바네사 허진스

 

남은 건 사진 한 장

간단소개: 봄방학을 맞이한 네 명의 친구들 페이스, 캔디, 브릿, 코티는 화끈하게 놀러가고 싶지만 돈이 없다. 페이스를 제외한 세 친구들은 장난감총을 가지고 상점을 털고, 결국 넷은 봄방학을 즐기러 바다로 향한다. 일탈을 즐기던 친구들은 결국 선을 넘게 되고 금지약물을 걸리는 바람에 법정에 서게 된다.

 

 '내가 이걸 왜 보고 있지...'하는 영화가 있습니다. 이해하기에는 벅찬 영화인 경우도 있고, 영화 자체가 이해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스프링 브레이커스는 후자라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는 여름에 학기가 시작하는 미국 대학생들이 일년내내 쌓였던 스트레스를 푸는 기간인 봄방학(스프링 브레이크)를 다뤘습니다. 제임스 프랭코도 나오고, 언듯 보고는 '행오버'같은 골때리는 영화려나 하고 클릭을 했습니다. 어쩌다보니 끝까지 보게 되었습니다.

이게 원래 포스터입니다

글에는 영화의 중요 내용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스포주의!!)

 

| 밑도 끝도 없는 살색과 총의 향연


 영화는 시작부터 일단 19금임을 확실하게 보여줍니다. 근데 개연성, 스토리 이런거 없이 그냥 애들이 더우니까 헐벗고 술마시고 논다는 식으로 막 보여줍니다. 되게 살색이 많이 보이기는 하는데, 야하다는 생각은 그닥 들지 않습니다.

 페이스(셀레나 고메즈)와 친구들은 상점을 턴 돈으로 봄방학 여행을 가기로 합니다. 우리나라 여름철 해운대처럼, 봄방학을 맞이한 캘리포니아 해변은 젊은 청춘들로 가득합니다. 그들은 햇살을 만끽하고 즐겁게 먹고 마시며 마음껏 즐거움을 발산합니다. 이렇게만 살았으면 좋겠다고 다들 생각합니다.

즐기자!

 하지만 젊음에게 지켜야 할 선은 거추창스러운 것이었습니다. 술과 섹스는 기본이고 약까지 서슴치 않고 하는 등, 이들에게 제약은 없었습니다. 주인공 넷은 불법적인 약을 하다가 경찰에 잡히게 되지만, 처음보는 낯선 남자가 벌금을 내주어 석방됩니다. 자신을 에일리언이라고 소개하는 이 남자는 언듯보기에도 상식적인 사람은 아닌 것 같습니다. 페이스와 친구들은 두려워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에일리언을 따라갑니다.

 에일리언 역의 제임스 프랑코는 세번은 보고 나서야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갱스터 처럼 머리는 드레드락에 이에는 보철을 잔뜩 끼고 말하는 것도 어디서 자다가 막 일어난 것처럼 하는듯, 마는듯 합니다.

누군지 한참을 봤네요

 에일리언은 슬금슬금 이 네명을 데리고 자기가 어떻게 사는지 보여주면서 바람을 잡습니다. 그런데, 딱히 제대로 설명을 해주는 것도 아니고 무슨 목적이 있는 것인지 보여주지는 않고, 보여주는 것이라고는 비키니 입은 주인공들의 몸뿐이네요.

기본적으로 노출이 많습니다.

 에일리언은 갱이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자기 세력을 펼치려고 하는 중이었습니다. 왜 힘이 넘치는 갱스터가 아니라 여자애들을 돈들여가며 감옥에서 빼왔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쨋든 에일리언은 집으로 도망친 페이스를 빼고 남은 친구들과 함께 강도짓을 벌입니다.

 비키니에 페이스마스크를 쓰고 총을 쏘는 여자들과 그들을 양쪽에 끼고 희희낙락하는 양아치 갱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이미 정신은 아득해지고, 내가 이 영화를 보는 거를 누가 알면 안될텐데 하는 의미를 알 수 없는 부끄러움과 함께 내가 어쩌다가 이 영화를 끝까지 보려고 한 거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새롭기는 하네요

 

 

| 한번의 불꽃도 없이 사라지는 청춘


 영화는 그럼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졸지에 갱스터가 된 주인공들의 후회나 고민같은 것을 담고 있을까요? 혹시나 누가 이런 의미를 찾을 줄 알고 있었던 듯 주인공들은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부상당한 코티가 돌아가고 난 뒤, 남아있는 캔디와 브릿, 그리고 에일리언은 자신의 세력에 방해가 되는 조크의 저택으로 쳐들어갑니다. 목표는 조크를 없애는 것이었는데, 시작하자마자 에릴리언이 총을 맞고 죽어버립니다. 그럼 남아있던 둘은 어떻게 하느냐, 아무거리낌 없이 저택에 있던 적들을 모두 처치합니다. 누가 강요한 것도 아니고 사적인 복수라는 의미도 보여주지 않았으며 이걸 통해서 자신들이 자유를 얻는다거나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죽은 놈만 불쌍하구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허무함을 보여주지도 못한 에일리언(제임스 프랑코)

 스프링 브레이커스는 지루한 청춘들이 일탈을 꿈꾸는 이야기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청춘, 일탈을 영화가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모호한 시선입니다. 한 번 제대로 피어올랐다가 사그러드는 청춘의 모습인지, 구차하지만 안정적인 현실로 다시 돌아갈 수 밖에 없는 삶인지, 어떤 것도 영화는 이야기하지 않았고 제대로 보여주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영화를 잘못 보고 있는 것인지 너무도 궁금해서 찾아봤습니다. 로튼 토마토 점수는 의외로 정상입니다. 다만 관객 점수에서 난리가 났네요. 메타크리틱도 스코어는 63점에 관객 점수는 5.8점입니다. 와, 미국사람들 관대하네요.

관객 평가가 솔직하네요

웬만해서는 점수만 보지만, 너무 궁금해서 평도 읽어봤습니다.
"영화는 혼란스러울정도로 소름끼치는 분위기이다. 영화감독의 팬들은 좋아할 것이다."
"무의미한 대본, 엉성한 연기, 끔찍한 연출의 영화이며 심오한 척만 한다."
"감독의 전작은 예술적 용기라도 있었지만, 이 영화는 모두 표면적이가 가짜이다."
정도가 영화에 대한 부정적 평가이고, 긍정적인 평을 보자면,

"영화는 공허한 껍질 속 모호함, 도덕성에 대한 도전적 신념이 드러난다."
"봄방학에 대한 다소 어둡지만 놀랍도록 재미있는 경험이다."
"이 영화는 청소년이 주도하는 가벼운 대중문화에 대한 은유이다. 공포스러움과 아름다음에 대한 감탄 사이에서 갈등하게 만든다."
마지막 평은 100점을 주었네요. 보다보니 맞는말 같기도 하구요;

전체적으로 생각보다 후합니다.

 저는 이렇게 재미없게 야한 영화는 처음이었습니다. 그럼 감독이 의도는 섹시하거나 관능적인게 아니라는 말인데, 누아르 대한 새로운 해석인건가요, 핑크누아르라는 새로운 장르가 되겠네요.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