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파서블 (MISSION: POSSIBLE, 2020)
감독: 김형주
주연: 김영광, 이선빈
서비스: WAVVE, SEEZN
간단소개: 중국에서 불법무기가 한국으로 밀반입 되었다는 첩보가 입수된다. 한국 국정원과 중국 공안은 모두 조용하게 물밑으로 일을 처리하려고 첩보원을 통해 공조를 계획한다. 중국측 유다희(이선빈)가 한국측 요원과 접촉하는 와중에 엉뚱한 흥신소 직원 우수한(김영광)과 엮이게 된다.
포스터를 처음 보는 순간부터 관심이 갔습니다. 이렇게 말도 안되는 간단한 사진을 메인 포스터로 내세운다는 것부터 대단한 망작 아니면 아이디어로 승부하며 극단적으로 타켓층만을 노리는 B급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너무나 궁금해서 SEEZN에서 가격 떨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옳타쿠나 WAVVE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기에 바로 감상했습니다. 시나리오, 배우는 멀쩡한데 결과물이 엄청 저렴한 코믹 액션 영화입니다.
| 앞뒤가 맞는 시나리오
영화는 전체적으로 앞뒤 상황을 맞춰서 진행됩니다. 중국에서 한국으로 불법무기가 흘러들어옵니다. 무기를 들여온 세력은 조직폭력배끼리 세력다툼을 조작하면서 무기를 본격적으로 유통시키려 합니다.
정황을 알게 된 한국과 중국의 기관들은 자기들의 이권을 포기하지 않고 명분도 살리면서 최대한 조용하게 일을 처리하려고 합니다.
중국 측 요원인 유다희(이선빈)이 한국측 국정원 요원과 접선을 해야 하는데, 한국 요원이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엉뚱하게 접선장소의 원래 주인인 흥신소 사장 우수한(김영광)을 국정원 요원으로 알고 함께 작전을 시작합니다.
국정원과 공안은 불법무기가 한국에 풀리게 되는 상황은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자신들이 최대한 피해를 덜 입으려고 말단
요원들만을 이용해서 조용히 작업을 하려 합니다.
흥신소 사장 우수한은 특수부대 출신으로 한 때 날리던 사람이었으나 불명예제대를 하고 죽은 동료의 가족까지 챙기기 위해서 돈이 많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사고와 오해로 시작된 둘 사이의 공조는 처음엔 엉망진창으로 진행됩니다. 유다희(이선빈)은 암만 봐도 사기꾼같은 우수한(김영광)을 의심하면서도 달리 믿을 사람이 없어서 일단 수사는 진행하죠.
무기 거래와 관련된 인물들이 하나씩 살해되고,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한 경찰도 수사를 시작하면서 유다희와 우수한은 경찰에게도 요주의 인물로 용의 선상에 오릅니다.
각 세력들의 목적과 행동방향이 확실하고, 당연히 해야할 행동들을 한다는 점에서 스토리 때문에 이상하거나 답답할 일이 없습니다. 유다희와 우수한은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고 나서 불법무기를 막기 위해 진심으로 뛰어다닙니다. 특히 유수한은 제대로 자신의 실력을 발휘하면서 무기밀매조직을 다 쓸어버립니다.
스토리에 크게 구멍이 없다는 점이 특히 좋았습니다. 특히 주인공 우수한이 조직을 다 쓸어버린 후 감옥에 가는 모습을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대충 넘기지 않고 원인이야 어찌되었건 사람을 죽인건 사실이니까 적절히 책임지는 모습이 나오는 거죠. 나중에 국정원에 스카웃이 되는 결과와 자연스럽게 이어지기도 하구요.
| 김영광을 비롯한 매력적인 캐릭터
영화에서 가장 매력적인 배우는 우수한 역할의 김영광씨였습니다. 배우의 키, 팔다리, 피지컬이 영화를 보는데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큰 키와 긴 기럭지에서 액션이 나오니까 칼을 휘두르거나 적들과 대치하는 모습이 멋있고 폼이 나오니까 집중도 더 되더라구요.
총이나 칼을 본격적으로 다루는 액션도 연습을 많이 하셨는지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러웠습니다. 특수부대 출신으로 자신을 숨기고 실실거리는, 일본 만화에서 많이 본듯한 캐릭터는 조금 뻔했지만, 워낙 인상이 좋고 웃는 모습이 호감이어서 캐릭터를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밖에서도 새는 바가지를 보는 느낌이랄까요.
| 웃어줄 수 없는 개그 센스
영화의 분위기는 가볍고 유쾌한 수사극입니다. 분위기를 심각하지 않게 가는 것은 좋은데, 개그들이 하나같이 웃을 수 없는 말도 안되는 개그입니다. 시나리오의 개연성은 불만이 없는데 개그는 많이 모자라고 화가 납니다. 2021년 영화에서도 똥개그를 꼭 봐야만 하나요.
레드벨벳 팬이라는 설정은 대체 왜 들어가는 건가요, 중간중간 나와서 떡밥회수인 척 하는데, 아예 필요가 없다구요 ㅠ.
서로 요원으로 오해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 찰나에서 웃음을 얼마든지 넣을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되도 않는 몸개그 몇번 치고는 주구장창 돈 가지고 트집잡는 모습도 보기 거북했습니다.
제목까지 포함해서 영화에서 센스, 감각적인 창의력을 담당하는 부분은 전부 이상하다고 해도 될 것 같습니다.
| 영화의 격을 떨어뜨린 저렴한 만듦새
이제까지의 장, 단점을 모두 덮어버릴 단점이 영화가 너무 저렴하게 만들어졌다는 것입니다. 좋게 말씀드려서 저렴한 것이고, 관객의 수준을 너무 낮게 보고 영화가 만들어진 느낌까지 듭니다. ㅠ
경찰서를 뺀 모든 촬영이 그냥 제일 싼 아무 장소나 빌려서 찍은 것 같습니다. 탱고 연습실, 수사를 위해 찾아가는 아파트, 조직폭력배의 사무실, 마지막 액션이 펼쳐지는 무기거래장까지, 촬영, 조명, 의상, 배경 세트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제작비를 쓰지 않은 티가 납니다.
어떻게든 편집이나 앵글로 티를 덜 나게 할 수 있었을텐데, 그마저도 포기한 것 같습니다. 유다희(이선빈)쪽 액션은 어색하고, 대역을 쓴 티가 너무 많이 납니다.
제작비는 제한되어 있고, 꼭 필요한 부분에만 쓰다보면 포기해야 하는 부분이 생길 것입니다. '미션 파서블'은 그 힘주는 부분을 마지막의 총기를 사용하는 액션에 몰아서 집중을 한 것 같습니다.
영화가 제작되는 사정까지 다 파악할 수는 없겠죠. 다만 완성된 영화를 보는 관객의 입장에서 영화의 매력을 제대로 판단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부분은 챙겨주기를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