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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브릿지 (2015): 차가운 전쟁마저 녹이는 인간에 대한 선의

아뇨, 뚱인데요 2021. 4. 23.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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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브릿지 (Bridge of Spies, 2015)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주연: 톰 행크스

 

베를린에 장벽이 쌓일 때 이야기입니다.

간단소개: 미국과 소련의 전쟁의 분위기가 세계를 긴장시키던 1957년, 소련의 스파이 혐의로 루돌프 아벨이 체포되어 재판에 넘겨진다. 적국의 스파이도 정당한 재판을 받아야 했기에, 보험회사의 대리인이었던 제임스 도노반(톰 행크스)사 아벨의 변호사로 선임된다. 한편, 미국의 정찰기 조종사가 소련 상공에서 격추되어 소련에 생포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살아있는 전설, 리빙 레전드, 지금도 영화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거장입니다. 죠스, 인디아나 존스, E.T 이루 말할 수 없는 대작, 명작을 만드셨죠. 전 지구에서 영화를 제일 잘만드는 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어린 저에게 가장 재미있는 영화였습니다.

 감독님의 영화작품을 쭉 보다보면,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변화가 있습니다. 90년대 쉰들러 리스트, 아미스타드, 라이언 일병 구하기 등 인간 존엄성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시달릴만한 어둡고 힘든 작품을 연달아 만드시고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죠.

 

 그런 감독님이 냉전을 배경으로 포로 협상 실화를 소재로 2015년에 만든 작품이 스파이 브릿지입니다. 어두운 시대의 험악한 이야기이지만 차마 진심은 숨길 수 없으셨던지, 곳곳에 숨겨놓은 도장처럼 웃음과 희망이 눈에 띕니다.

 

이정도라고? 스필버그의 귀환을 환영하는 느낌이네요.

| 순수한 직업윤리와 협상의 기술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세계는 소련을 대표로 하는 공산주의 국가들과, 미국, 유럽의 자유주의 국가들의 대결양상으로 갈라지고 있었습니다. 전쟁은 거의 정해진 사실처럼 이야기되고, 군대의 세력을 키우고 서로의 전략, 정보를 파악하는 스파이전 이른바 차가운 냉전이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분단국가로 공감되면서도, 비교가 됩니다.

 이젠 과거의 이야기가 되어버렸지만, 그때 독일은 동독, 서독으로 나뉘어지고 수도인 베를린마저 반으로 가른 상태였죠. 이런 냉전이 막 시작될 참이니, 스파이 행동은 거의 전쟁범죄나 다름 없었습니다. 미국에서 소련 스파이로 체포된 아벨은 재판이 진행 된다는 것마저 의아하게 받아들여질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피고인도 정당한 재판 절차를 거쳐야 했고, 변호인도 선임할 수 있어야 했죠. 아무도 함부로 맏지 않을 변호인으로 제임스 도노반(톰 행크스)가 정해집니다. 그 당시 사회 분위기와 국가감정을 보면 절대 환영할만한 자리가 아닐 것 같은데, 제임스는 덜컥 받습니다.

 

재판에 최선을 다하는 제임스(톰 행크스)

 변호인을 수락하는 것부터, 아벨의 재판에 정당한 기간을 요구하는 것 등 제임스는 그럴만한 성격이었기 때문에 아벨의 변호사가 된 것 같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스파이 브릿지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이야기이고, 법정에서 제임스가 발언을 한 내용은 거의 모두 실제 변론이었다고 합니다. 전쟁과 다름없는 상황에서 적국의 범죄자를 변호하는 모습에서 감독이 생각하는 직업윤리, 당연히 해야 할 것을 하는 것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소련은 소련이고 규칙은 규칙이죠. 재판도 재판이구요.

 

어떤 마음으로 변호를 하는지, 감독의 감정이 느껴집니다.

 자기의 목적과 상대방, 우리쪽 갑의 니즈를 확실히 파악하고 타협점을 찾아서 설득하는 모습에서 프로의 모습을 봤습니다. 협상이란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보여주는듯 했습니다.

 

 제임스는 항소까지 가서 아벨에게 정당한 결과를 받을 수 있게 합니다. '왜 저렇게 까지 해야 하는 것일까' 보는 제가 걱정이 될 정도였습니다. 감독은 여기에 본인의 의도를 조금이지만 확실하게 섞었습니다.

 

 

| 냉전을 녹이는 인간을 향한 선의


 제임스는 아벨을 변호하면서, 그가 사형을 당하지 않도록 돕습니다. 변호사로서 주어진 최소한의 의무를 넘어선, 인간으로서 상대방을 향한 선의를 표현한 행동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행동은 소련에 억류된 미국의 조종사와 아벨을 교환하는 협상에서 그대로 반복됩니다.

 미국에서 수감중인 소련의 스파이 아벨과, 소련 상공에서 격추된 미국 정찰기 파일럿 파워스의 교환 협상에서 미국 정부의 대리인으로 제임스는 동독까지 날아갑니다. 그곳에서 동독에 억류된 미국 학생의 소식을 접한 제임스는 윗선에 허락도 없이 유학생 프라이어까지 한꺼번에 1대 2로 교환을 하려는 협상을 시작합니다.

 

동독 한가운데에서 주늑들지 않고 협상에 임합니다.

 상식적으로도, 협상의 흐름을 봐서도 무리가 있는 일이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교환은 1대 1로 하는게 당연한 것 아니겠어요. 제임스는 전문적인 협상가, 변호사로서 상대방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알고 있었습니다.

 유학생을 잡고 있는 동독은 미국과 협상을 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세계적으로 협상주체, 국가로서 인정을 받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소련은 기밀을 폭로할 지 모르는 아벨을 돌려받는 것을 원했습니다.


 미국, 동독, 소련 세 주체의 목적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불확실한 상황임에도 배팅을 걸어볼 수 있었던 것이지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람을 살리려는 선의라는 동기가 있었습니다.

 

차가운 겨울같은 냉전 속에서 선의를 갖고 행동합니다.

 제임스는 조금만 욕심을 낸다면 프라이어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제임스는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됐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합니다. 이런 제임스의 선의는 결국 다른 사람에게도 전달되고, 프라이어를 구해서 고향으로 보내주는 결과를 거둡니다. 얼어붙은 냉전 한가운데에서도 진심을 담긴 선의가 있다면 기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감독의 희망을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스파이 브릿지는 인간과 전쟁에 대해 실망하면서도 끝까지 인간의 정의감, 선의에 대해 포기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성격상 포기를 못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순간순간 익살스러운 장면도 툭툭 튀어나와서 좋았습니다.

 

순간순간 튀어나오는 익살스러움

 영화 초반에 제임스가 아내에게 차마 아벨의 변호를 맡았다고 말하지 못해서 숨기다가 걸려버리고 말죠. 걸려서 아내한테 손바닥 맞는 모습; 에서도 느꼈습니다. 감독님이 즐거운 영화로 다시 빵 터트려주셨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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