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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적 (영화, 2014): 탄탄한 시나리오, 연기, 훌륭한 연출을 고루 갖춘 액션 스릴러

아뇨, 뚱인데요 2021. 4. 26.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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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적 (The Target, 2014)
감독: 창
주연: 류승룡, 유준상, 이진욱, 김성령 
서비스: 넷플릭스

 

 

죄송합니다. 이제야 봤습니다.

 

간단소개: 살인사건의 용의자인 백여훈(류승룡)이 도주 중 교통사고를 당해서 병원에 실려온다. 응급실 의사 이태준(이진욱)은 그를 치료하게 되고, 여훈의 동생 성훈(진구)는 태준의 아내를 납치해서 태준에게 형을 구해오라고 협박을 한다.

 개봉 당시에는 극장에서 못 봤던 영화입니다. 왜그랬을까요; 후회되네요. 넷플릭스의 포인트 블랭크를 보게 되고, 프랑스 원작을 알게 되고, 한국판 리메이크작까지 연결되어 이번에 넷플릭스에서 보게 되었습니다. 원작인 프랑스판만 빼고
리메이크작만 봤네요; 엉망이죠. 리메이크작 둘만 놓고 비교해 보면 급이 다릅니다. 한국판 리메이크가 훨씬 긴장감 넘치게 잘 만들었습니다.

 

 

영화를 잘 만들겠다는 의지가 보입니다.

 

글에는 영화의 중요한 내용에 대한 언급이 많이 있습니다. (스포주의!!)

 

| 다양한 인물들이 살아 움직이는 탄탄한 각본

 영화는 시작부터 엄청나게 몰아칩니다. 태준(이진욱)은 응급실 의사인데, 총상을 입고 교통사고를 당한 환자가 실려옵니다. 당연하게 경찰에 신고를 하고 치료를 해줬는데, 다음날 습격을 당해서 만삭의 아내가 납치를 당합니다. 납치범은 총상환자를 탈출시켜 나오라고 협박을 합니다.

 태준은 경찰의 감시를 따돌리고 환자인 여훈(류승룡)을 탈출시켜야 합니다. 경찰이 순순히 네 그러세요. 할 리 없으니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내야합니다. 환자인 여훈도 순순히 네 따라갈게요. 하지 않습니다. 미칠 노릇이죠.

 

 

제일 약자인데 제일 급한 태준 (이진욱)

 

 총상을 입고 쓰러져 있던 여훈은 졸지에 살인사건의 범인이 될 처지입니다. 누명을 쓴 것 같은데, 같이 온 동생과 연락도 끊기고 누가 자신을 이렇게 몰아 넣었는지 알아내야 합니다.

 

 

동생 걱정에 마음이 급한 여훈 (류승룡)

 

 여훈의 동생 성훈(진구) 쪽이 사정이 제일 좋지 않습니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 같은 성훈은 형을 구하기 위해 앞뒤 가리지 않고 마구 행동합니다. 그 와중에 태준의 아내 희주(조여정)을 납치합니다.

 

 

제일 불안한 상황 희주 (조여정)

 

 살인사건을 쫓는 경찰의 입장도 난감합니다. 용의자는 병원에 묶여 있는데, 응급실 의사가 경찰을 습격해서 탈출을 시켰습니다. 담당 반장 영주(김성령)는 살인사건이 단순하지가 않다는 것을 눈치채는 와중에, 윗선에서 광역수사대 기철(유준상)에게 사건을 넘기라고 합니다.

 

 

일단 도망친 놈 잡는 터프한 경찰 영주 (김성령)

 

영화는 관객에게 쉴 시간을 주지 않고 몰아붙입니다. 표적 작품(들)의 공통된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각자 인물들의 상황과 행동의 원인을 잘 보여주고, 탄탄한 액션장면과 추격전을 효과적으로 배치하여 몰리게 되는 주인공들의 상황을 숨가쁘게 잘 보여줍니다.

 

 

표적이 된 인물과 그를 도와야 하는 평범남

 

 우리나라 버전에서는 헐리우드와 다르게 경찰 쪽 입장이 상당히 설득력 있고 자세하게 묘사됩니다. 초반 장면 중 가장 좋게 느낀 장면이 경찰쪽입니다. 

 

 강력반 반장 영주(김성령)이 사건을 조사하던 중 상관에게 불려갑니다. 광역수사대에 사건을 넘기라는데, 능글맞게 생긴 기철이 인사를 하죠. 불같은 성격에 책임감 있는 영주는 제대로 된 설명을 요청하는데, 기철이 대충 메모지에 낙서하듯 설명해서 쭉 찢어줍니다.

 

 

능글능글 등장해서 극을 장악해버린 기철 (유준상)

 

 터프한 영주가 그냥 포기하고 물러나지 않도록 하면서, 새로 이야기에 들어온 기철의 성격을 보여줌과 동시에 기철이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복선까지 깔아주는 멋있는 장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훌륭한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유준상

 살인사건의 킬러들은 끈질기에 여훈(류승룡)을 추적해 오고, 여훈은 오히려 이들을 역추적하며 사건의 진상을 알아내려 합니다.

 중반 들어서는 사건이 확장되고 동선이 정신없이 꼬이게 됩니다. 주인공쪽 인물들이 따로 행동하고 악당들도 이들을 쫓느라 정신없는 와중에 영화가 굉장히 효과적으로 갈라져 있던 인물들을 모아놓고 정리해 줍니다. 초반의 긴장감을 어설프게 날려버린 헐리우드 포인트 블랭크와 비교해보면 정말 잘만들었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이야기가 뭉쳐지는 한가운데에서 깔끔하게 인물을 정리하고 집중시키는 인물이 기철(유준상)입니다.

 

 

광기가 납득이 가는 연기력

 

 런닝타임으로 보면 영화의 정확히 절반입니다. 기철이 행동하기 시작하면서 숨겨져 있던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기 시작합니다. 초반까지의 긴장된 흐름은 이어가면서, 갈라져 있던 악당들, 주인공들을 묶어서 행동하게 합니다.

 엄청나게 중요한 시점인데 유준상님이 표정, 대사와 카리스마로 관객을 한눈을 못 팔게 합니다. 기철이 등장하면서 부터 의심을 할 수는 있습니다. 이 인물이 뭔가 숨기고 있구나, 하구요. 그런데 막상 고삐가 풀린 기철을 보면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광기와 카리스마에 압도당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알고는 있었지만 진짜 연기 잘하시네요.

 

 워낙 유준상님의 연기가 뛰어나서 돋보이지만, 작품에 나오는 모든 배우들의 연기가 뛰어납니다. 형사들도 단편적이지 않고 개성이 넘칩니다. 김대명님과 조은지님이 각자의 역할에서 감정을 충분히 만들어 갑니다. 이 두분이 자기 자리에서 충분히 현실감을 살리는 연기를 해줬기에 이야기이 절정과 결말이 납득이 가게 흘러갔다고 생각합니다.

 

 

등장시간은 짧지만 폭이 정말 큰 역할

 

 류승룡님도 한마리의 흑표같은 느낌을 정말 잘 살리고 계시구요, 이진욱님도 단순히 끌려만 다니는 역할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는 모습을 잘 보여주십니다.

 

| 잘 모아 모아서 마무리

 살인사건과 관련된 진실을 알게 되고, 주인공들은 진짜 흑막을 처단하고 태준의 아내를 구해야 합니다. 불리하게 도망치던 주인공들이 역전을 하기 위해서는 결정적 한방이 필요하기 마련입니다. 악당들은 반대로 결정적인 증거를 빼앗고 어떻게든 주인공을 없애야만 하는 상황이죠.


 표적은 이렇게 한방 부딪히는 상황을 액션으로 정말 잘 풀어줬습니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여훈(류승룡)의 동물같은 분노와, 자존심과 광기로 똘똘뭉친 기철(유준상)의 대결이 엄청난 물량과 함께 신경쓴 티가 나는 세트, 촬영, 편집으로 기깔나게 잘 표현되었습니다.

 

 

물량을 제대로 푼 액션장면

 

 이야기를 행복한 마무리로 꾸며주려는 감독님의 욕심이 조금 아쉽기는 했습니다. 진지하고 결의에 넘치는 필사적인 분위기가 너무 갑자기 가족적이고 말랑한 감성적인 느낌으로 마무리 되는 듯 했습니다.

 '표적'은 정말 영화를 잘 만들려고 노력한 모습이 눈에 많이 보이는 작품이었습니다. 감독님이나 작가님들에 대해서 굉장히 관심이 많이 갔습니다.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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