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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니스트 씨프 (영화, 2020): 성의없는 연출이 만들어낸 얕은 액션 스릴러

아뇨, 뚱인데요 2021. 5. 19.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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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니스트 시프 (Honest Thief, 2020)
감독: 마크 윌리암스
주연: 리암 니슨, 케이트 월시, 제이 코트니
서비스: 넷플릭스

포스터도 비슷비슷

간단소개: 7개 주에서 12개의 은행을 털고도 잡히지 않은 범인, 인앤아웃강도가 자수를 하겠다고 밝혀온다. 범인 톰은 은행을 털었지만, 새로운 사랑을 만났고 그녀와 당당하게 만나기 위해서 자수를 하려고 했다. 톰을 믿어주지 않았던 FBI요원들이 톰의 돈을 보고 다른 마음을 먹으면서 위기가 찾아온다.

넷플릭스 신작이 뭐길래; 낚였습니다. 지금도 테이큰 1,2,3편 어떤 편이라도 케이블에서 하고 있으면 끝까지 보는 편입니다. 리암 형님이 뭐라도 해주시겠지 하는 마음으로 어니스트 씨프(어네스트 띠프?) 발음도 어렵네요, 를 봤습니다. 영화에 이렇게 크게 데이는 건 오래간만이었습니다.

야이! 팝콘 너네들!
배우에 대한 존경심때문에 평을 게을리 하다니

제작비: 미공개
미국수익: 1천 4백만 달러
세계수익: 3천 1백만 달러


2020년 10월에 개봉했다라면, 정상적인 흥행은 아니었겠네요. 못만든 영화이지만, 정당한 평가는 받았어야 했는데, 아쉽네요.

| 성의없는 액션


제목인 '어네스트 시프'는 주인공 톰(리암 니슨)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는 12개의 은행을 털고도 잡히지 않은 '인앤아웃'절도범입니다. 그런 톰이 자수를 결심한 것은, 새로 만나게 된 사랑 애니 때문이었습니다.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평생 함께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지었던 죄를 고백하고 청산해야겠다는 마음이었죠.

사랑고백도 살해협박이랑 같은 분위기로 하시는 분..

자수하는 톰을 수사하기 위해서 찾아온 FBI들은 톰이 강도의 증거로 제시한 돈을 보고는 마음을 바꿔먹습니다. 톰만 처리하면 자신들이 그 돈을 모두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이 순간 들었던 것이지요.

배경설명 전혀없이 돈보고 바로 변심

시작은 전형적이지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작은 도둑인 주인공이 큰 도둑이나 타락한 경찰에게 위협받는 이야기는
클리셰이지만, 그만큼 이해가 편하니까요.


톰이 자신을 죽이려던 FBI요원 존에게서 도망치는 첫 액션장면에서 불길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엉망이구나'라구요. 니슨 형님이 나오는 액션장면이 전혀 자연스럽지가 않습니다. 헐리웃 장인들이 장면마다 따다 붙여서 컷도 빠르고 앵들도 다양하긴 합니다. 그런데 그 짧은 한 컷 안에서 톰이 일어난다거나, 달리는 등 움직이는 행동이 굉장히 느리고 어색합니다.

제자리에서 주먹질은 그래도 괜찮았습니다.

이렇게 어색하고 재미없는 액션이 나오는데에는 배우의 나이도 있을 것 같습니다. 1952년생이시니까, 안성기님이랑 동갑입니다. 몸을 쓰는 액션을 찍기에는 힘드실 나이이기도 하죠. 그래도 액션 장면을 몰랐던 것도 아니고, 너무 대충 뛰십니다. ㅠ

감독이나 작가도, 어떻게든 다른 방법을 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달리는 장면을 아예 쓰지 말던가, 앵글을 새롭게 가져갈 수도 있고, 그게 아니면 음모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짤 수도 있죠. 영화를 잘 만들기 위해서 고민하지 않았다는 반증이어서 실망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화면은 전부 멋있어서 난감하네요 ㅠ

| 생각없이 만든 악당


'어니스트 씨프'의 매력을 깎아먹는 제일 큰 캐릭터가 악당 존 캐릭터입니다. 톰을 없애고 그의 돈을 차지하려 하는 FBI요원인데, 생각과 행동의 깊이가 중학교 과학실 샬레만큼 얕습니다.

주택가에서 달리면서 총질하는 FBI

맨 처음 호텔에서 FBI 존은 톰과 만나 그를 위협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호텔 방에 상관인 새뮤얼이 들어오고, 존이 새뮤얼을 죽이면서 일이 커지게 됩니다.

톰이 도망친 후, 당연히 악당들은 주인공 톰이 그랬다고 거짓말을 하는데요, 자기네가 맨 나중에 방에 들어왔다고, CCTV아무거나 하나면 뒤져보면 다 들킬 거짓말을 합니다.

어떻게 이런 놈이 아직까지 안걸렸지...

톰의 반격으로 자기 집이 터졌는데, 집앞에 세워져 있던 자기 차를 아무 의심없이 운전해서 곳곳을 돌아다니구요. 여러번 생각할 필요도 없는 상식만으로도 턱턱 걸립니다.

기본적으로 이 요원은 자기네가 들키거나 잡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아예 안하는 것 같습니다. 자기네가 죽인 '또는 죽였다고 믿는' 사람을 그냥 버려두고 가질 않나, 뭔 상황만 생기면 총부터 꺼내들고 그냥 쏴대기나 합니다.


악당이라면 주인공과 기본적인 대결이 되어야 하는데, 주인공까지 갈 필요도 없이 CCTV선에서 정리되는 수준입니다.

그래, 당신말이요

| 대충 쓰고 버리는 캐릭터들 총집합


'어니스트 씨프'는 억울한 누명을 쓴 주인공이자 도둑이 위기를 극복하고 자신의 일에 책임을 지는 멋있는 모습으로 마무리를 지으려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게 잘 만들어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저한테 전화하지 마세요;; 감독이랑 작가한테..

톰은 애니에게 자신이 왜 은행강도짓을 했는지, 그리고 그 돈을 왜 쓰지 않고 모아뒀는지, 도망치다 말고 강가에 앉아서 줄줄줄 설명합니다. 도둑인 주인공의 동기는 관객이 주인공의 편을 들 수 있게 만들 중요한 장치인데, 날립니다.

톰의 여자친구 애니는 창고회사의 직원인데, FBI요원들이 톰의 돈을 나르는 장면을 보고 그들에게 말을 겁니다. 톰과 무슨 관계인지, 톰이 왜 직접 오지 않았는지, 슬슬 물어보면서 확인을 합니다. 애니를 극 중에서 중요하게 사용할 수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애니는 정말 아무것도 안합니다. 날립니다.

멋있게 활약할 기회를 전부 날린 애니

극중에서 FBI 존의 파트너이면서 존의 막나가는 범죄를 돕다가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라몬이라는 캐릭터가 있습니다. 전반부에서는 존의 '똘마니'수준으로 우물쭈물하며 존의 범죄를 돕고,
후반부에서는 톰의 '똘마니'수준으로 우물쭈물하며 톰을 돕다가,
존의 범죄 자백을 녹음하는 증거를 남기고는 바로 아웃됩니다. 캐릭터를 그냥 버린 것입니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도 전혀 없습니다.

리암 니슨은 명배우입니다. 마이클 콜린스, 쉰들러 리스트같은 명작에도 많이 출연하셨습니다. 2008년 테이큰이 공존의 히트를 기록하고 나서는, 지금까지 개성없는 액션영화에서 자꾸 리암 니슨의 이미지를 가져다가 쉽게 쓰기만 하는 것 같아서 많이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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