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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셰프 (영화, 2014): 막 만든 샌드위치같은 따끈하고 아삭한 이야기

아뇨, 뚱인데요 2021. 7. 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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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쉐프 (Chef, 2014)
감독: 존 파브로
주연: 존 파브로, 소피아 베르가라, 존 레귀자모
서비스: 넷플릭스

 

밥먹고 봐도 배고파집니다 ㅎㅎ

줄거리: LA에서 레스토랑 셰프로 일하는 칼(존 파브로)는 실력만큼 자존심도 강한 셰프이다. 레스토랑의 장사를 위해서 같은 메뉴만 고집하는 사장과 대판 싸운 칼은, 요리 비평가와 싸우고 직장에서도 잘린다.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찾아나선 칼은 푸드트럭을 열려고 마음먹게 된다.

 세상 살면서 먹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입니다. 잘 만든 음식에서 오는 미각, 맛이라는 느낌은 사람에게 행복감을 줍니다. 그래서 최고의 요리사 셰프는 장인 대우를 받아도 아깝지가 않습니다.


 요리와 요리사를 다루는 영화는 상당히 많이,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요리는 삶과 밀접하고 생활, 문화 그 자체이기 때문에 할 말이 많기도 하죠. 아메리칸 셰프는 요리를 하는 사람의 감정, 성격을 솔직하게 들여다 본 쿨한 영화입니다.

 

와, 느낌있네요 ㅎㅎ
누군가에게는 인생작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여러번 봐도 질리지가 않아요.

제작비: 1천 1백만 달러
미국수익: 3천 1백만 달러
세계수익: 4천 8백만 달러

알뜰하게 벌고 빠지는 똘똘한 영화네요. 세계 수익은 은근히 저조한게 아쉽습니다.

<TMI>
감독, 주연인 존 파브로는 직접 연기하기 위해 요리 기술을 연마했습니다. 요리에 열정을 가지고 흥미를 느낀 존 파브로는, 당시에 만났던 셰프, 로이 최와 넷플릭스 예능인 '더 셰프 쇼'를 2019년에 찍었습니다.

 

여기서도 인맥활용 중;;

<TMI 2>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존 파브로가 아이언맨을 제외하고 처음 함께한 작품입니다. 극 중에서 칼(존 파브로)가 아들과 보러가는 영화는 아이언맨 1편입니다. 화면은 안나오고 소리만 1초정도 나옵니다.

 

| 음식을 만드는 셰프의 스토리


 칼(존 파브로)은 LA의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셰프입니다. 자기 요리에 자부심이 있고 새로운 것을 통해서 자기를 증명하고 싶은데, 레스토랑의 사장은 장사 때문인지 자기가 정한 메뉴만 계속 만들라고 합니다. 

 

 비평가가 방문하기로 한 날, 칼은 새로운 메뉴를 거부하는 사장과 대판 싸우고 레스토랑을 관둬버립니다. 자기에게 독설을 날린 요리 비평가도 같이 싸잡아서 엿을 먹이고는 자기 성질에 훌훌 떠나버립니다.

 

댓글로 싸우다가 현피각

 당장 일거리가 없어져서 당황스럽고 무서웠지만, 칼은 요리만큼은 진심이었습니다. 이것을 알고 있었기에, 전부인 이네즈(소피아 베르가라)는 아들과 함께 마이애미로 여행을 제안합니다. 이 곳에서 새로운 음식에 대한 영감을 얻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었죠.

 마이애미의 뜨거운 햇살과 흥겨움 음악이 깔리는 가운데, 칼은 쿠바샌드위치에 감명을 받습니다. 결국 못이기는 척 이네즈의 조언을 듣고 푸드트럭을 시작합니다.

 

샌드위치 하나에 7달러;;

 요리와 셰프를 말하는 영화에서 음식을 어떻게 다루느냐는 정말 중요한 요소인 것 같습니다. '아메리칸 셰프'는 그 부분에서 정말 수준급으로 보여줍니다.

 가장 감명이었던 것은 칼이 아들 퍼시에게 그릴치즈 토스트를 해주는 장면이었습니다. 팬에 버터를 발라서 빵을 굽고 그 위에 치즈를 올립니다. 치즈가 녹아서 점점 흘러내리는데, 녹은 치즈가 빵에 스며드는 그림이 정말 멋잇죠.

 

 구워서 바삭해진 빵 위에 버터를 바르는 소리를 정말 잘 표현해서, 그 질감이 느껴질 정도입니다. 다 만들어진 토스트를 바삭 하고 한 입 무슨 모습과 소리까지 생생하게 담아냈습니다. 작품 안에서 나온 다른 어떤 음식보다 그릴치즈 토스트 장면이 대박이었습니다.

 

소리가 예술입니다.

 뿐만 아니라, 영화 내내 나오는 음식 재료에 대한 표현도 좋습니다. 하나씩 화면을 잡아주고 어떻게 가공이 되는지 짧게라도 보여줍니다. 샌드위치에 들어가는 고기를 마리네이드하고 굽고 칼로 저미는 화면은 특히 잘 잡아낸 것 같습니다. 겉바속촉 고기를 써는 소리가 특히 좋았습니다.

 

바베큐된 고기를 써는 장면입니다.

 

 

| 사랑하는 사람, 사랑하는 일과의 이야기


 칼은 아들 퍼시와 함께 푸드트럭 오픈을 준비합니다. 레스토랑에서 일할때는 바쁘다는 핑계로 잘 놀아주지도 못했던 아들과도 한층 더 가까워집니다.


 작품에서는 악당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서로가 자신의 생각을 말하긴 해도, 누군가를 일부러 괴롭힌다거나 하지는 않지요. 하지만 충분히 갈등도 만들고 극복도 합니다. 저는 칼이 아들과 함께 지내면서 서로 변화시키는 모습이 정말 좋았다고 느꼈습니다.

 

아들과 함께 사업을 준비하는 칼

 퍼시는 아버지에게 찬밥신세였습니다. 칼은 한참 바쁠 때에는 거의 숙제하듯이 대충 시간만 때우듯 아들을 만납니다. 그러다가 요리 비평가때문에 아들에게 트위터 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이 때, 아들 퍼시가 아버지에게 '지금 이렇게 아빠와 같이 하는 것이 너무 좋다'고 말하죠. 그냥 시간만 보내는 것이 아니라, 함께 관심을 가지고 의견을 나누면서 무엇인가를 같이 하는 시간이 좋았던 것입니다.

 

가족과 함께 무엇가를 하는 걸로 좋았던 거죠.

 푸드트럭을 준비하는 칼은 아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집니다. 물론 아들을 사랑하긴 하지만, 퍼시에게 진짜 관심을 가지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자기가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진짜 대화를 합니다.


 칼은 자신이 요리를 얼마나 좋아하고, 또 요리사라는 직업을 사랑하는지 아들에게 이야기할 시간도 갖게 되죠. 진솔하게 아버지와 아들이 자신의 생각을 서로에게 이야기하는 모습들 그것이 전달되는 과정을 무겁지 않으면서도 진심이 느껴지게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느낌 참 좋은 가족이야기입니다.

 

 

| 연기력 출중한 조연들이 가득한 플레이트


 아메리칸 셰프 영화를 음식에 비유하자면, 정성이 가득한 미국식 샌드위치에, 음식 주위로 고급 치즈와 화려한 과일 샐러드가 둘러싸고 있는 것 같습니다. 존 파브로 감독의 인맥을 활용해서 조연의 자리를 채우고 있습니다.

 칼이 일하던 레스토랑의 홀 담당 직원 몰리는 스칼렛 요한슨이 나옵니다. 감독의 사심이 엄청 들어간 캐스팅이라고 생각합니다. 레스토랑 사장님으로는 더스틴 호프먼님이 열연을 하시네요.

 

분량은 짧은데 강력한 두 분

 단순히 얼굴만 비추고 대사 한마디 쓱 던지고 갔으면 카메오라고 할텐데, 이야기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주인공과 소통하고 대립하고 있어서 연기를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칼에게 돈을 빌려주는 '전부인의 전남편' 괴짜 사업가 마빈으로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나오시네요, 이 때가 아이언맨 2편까지 다 나온 후니까, 친해질 대로 친해진 상태입니다. 화면에서 툭툭 장난치는게 티가 납니다. ㅎㅎ

 

진지한 얼굴로 헛소리 하는 연기 최강 ㅠ

 아메리칸 셰프는 화려하진 않지만 모두가 좋아하는 샌드위치처럼 등장인물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잘 만들어서 전달해 주는 것 같습니다. 만약 화면에서 맛이나 향기까지 느낄 수 있다면, 최고의 자리도 노릴 수 있는 작품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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