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명수 (2020 ~)
기획: 김수아
연출: 이상미, 오상석
작가: 신여진, 정슬기
주연: 박명수
서비스: 유튜브
소개: 쉴새없이 무언가를 해내는 박명수의 유튜브 캐릭터쇼
요즘에 유튜브 예능을 많이 보는 편입니다. 영화도 개봉을 하는 작품이 드물고, TV 예능도 고정적으로 보는 작품이 많지 않거든요. 유튜브로 컨텐츠 제작이 몰리면서 연예인, 스타들의 개인컨텐츠도 엄청나게 쏟아지고 있습니다.
웬만해선 연예인의 개인 채널을 리뷰하지는 않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우울하고 걱정되고 불안한 마음뿐인 머릿속에 웃음을 주는 프로그램을 간만에 보니가 계속 보고싶은 마음이 생기더라구요 ㅎㅎ
| 환골탈태 명수형의 적반하장 개그
많은 연예인, 스타들의 개인 유튜브 채널이 그렇듯, 주인공인 박명수 형을 중심으로 새로운 미션에 도전하고 에피소드를 풀어줍니다. 가끔 소소한 V-LOG도 나오기는 하는데, 셀카로 콘텐츠를 찍거나 하지는 않고, 모두 연출자와 작가가 투입되어 촬영합니다.
JTBC 유튜브에서 런칭한 프로그램이었다가, 인기를 끌면서 독립해서 채널을 팠네요.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계속 한다고 해서 '할'명수입니다.
명수형의 개그 스타일은 전과 다름 없습니다. 제작진이 시키는 미션에 뭐라고 틱틱대고 화내다가, 바로 뒤돌아서서 약한모습 보이고 지고 들어가는 모습을 보입니다.
예전에는 그냥 버럭하고 반대하고 씅질내는 모습이 9에, 약한 모습이 1이어서 답답한 느낌도 들었다면, 이번에는 카메라에 좀더 부드러운 모습, 반전 모습을 빠르게 보여주어서 재미를 많이 뽑아내는 느낌이었습니다.
굉장히 잘난 척, 있는 척을 하다가 그 말이 채 오디오에서 사라지기도 전에 자기가 약하고 가난하고 서민적이라는 억지를 붙이는, 언행불일치 적반하장의 모습입니다.
'방귀 뀐 놈이 성을 내는' 스타일이긴 한데, '성을 내고 나서 방귀를 뀌는' 앞뒤반전의 재미가 있더라구요.
해산물을 손질하라고 했더니, 웬일로 성실하게 군말 안하고 일하는 모습을 확실히 보여주죠. 명수형에 대한 이미지가 달라지려는 순간, 기가막히게 타이밍을 캐치해서 승질을 냅니다.
옛날과 동일한 스타일인데 신기하게 재미가 더 납니다. 분명 무도에서는 명수형의 고집이 싫었는데, 이제는 다르게 보이더라구요.
| 미쳐 날뛰는 자기객관화
확실히 유튜브 콘텐츠에서 명수형은 다른 사람의 말을 더 잘듣고 긍정을 잘 합니다. 뿐만 아니라 자기 잘못을 빠르게 인정하고 수긍합니다.
'거침마당'에서도 본 모습이었는데, '네 말도 일리가 있다' 그럴수도 있겠다, 라고 상대방을 말을 인정합니다. 그렇게 상대방 말을 듣고 자기말을 하다보니까 진행이 정말 자연스러워지고 콘텐츠 오디오가 꽉꽉 찹니다.
토론 콘텐츠를 하기 전에 유튜브에서부터 부드러워진 모습이 보였던 것이었네요.
개그 30년 짬바에서 나오는 센스와 드립 실력은 어디 가지 않습니다. 대화를 한번 하더라도 전형적이지 않은 방향으로 끌어가는데요, 정말 수준 높은(?) 자기객관화를 보여줍니다.
특히나 유튜브 구독자수와 수입, 상식적인 측면에서 많이 보이는데요. 라디오 진행으로부터 나오는 센스가 결합해서 드립 실력이 최고인 것 같습니다.
무한도전 다시보기도 계속 돌려서 물리고, 놀면뭐하니도 올림픽 때문에 결방중이라서 생각없이 웃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지 않았습니다. 이럴 때 조커로 명수형이 활약해 주신 덕분에 즐겁게 정주행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