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지프스 (Sisyphus: the myth, 2021) 드라마 16부작 (6화까지 봤습니다)
제작: 진혁(연출), 이제인, 전찬호(극본)
주연: 조승우, 박신혜
방송정보: JTBC 수요일, 목요일 9시, 넷플릭스
현재까지 줄거리: 한태술(조승우)은 미래에서 온 집단 시그마의 암살위협을 피해 미래의 구원자 강서혜(박신혜)의 도움을 받아 도망친다. 미래인간을 쫓는 단속국을 피해서 도망치던 태술과 서혜는 미래에서 온 단서인 '열쇠'를 들고 태술의 형 태산에 얽힌 진실을 찾아나선다.
일주일마다 한번씩 리뷰를 할 마음은 아니었는데요, 6회에서 '시지프스'에 대한 결정적인 화면들이 나오면서 다음화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였습니다. 다음주가 되면 비밀이 다 밝혀질 것 같아서 감상을 적었습니다.
글에는 드라마의 중요 내용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스포주의)
| 크고 작은 시지프스의 등장
한태술은 서혜와 같이 단속국을 피해 도망치던 도중, 서혜가 총을 맞고 쓰러지자 그녀를 구하고 간호해줍니다. 그들에게는 미래에서 온 캐리어에 실려있던 '열쇠'가 있었고 그것이 그들은 쫓아노는 적들과 맞설 유일한 희망이자 단서였습니다.
태술은 열쇠의 원래 주인인 자신의 형 태산을 만나야 질문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형을 만나려 하지만, '시그마'와 그들의 추종세력들에게 잡히고 맙니다.
시그마를 돕는 사람들은 미래의 발전된 기술이 필요했습니다. 결국 그들이 원하는 것은 한태술이 갖고있는 캐리어 속 열쇠였습니다. 정신과 의사인 서진(정혜인)은 약물을 이용해서 그동안 태술이 겪었던 이야기가 환상이고, 서혜도 태술의 머릿속에서 만들어낸 인물이라고 주입합니다. 그리고 약물을 이용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아내려고 합니다.
태술은 약물에 취해서 취조를 당하고 쓰러졌다가 일어나면 같은날 인것처럼 조작된 상황속에 갇히게 됩니다. 비극의 무한반복, 하나의 작은 시지프스가 된 것입니다. 작지만 섬뜩한 느낌이 들었습니다만, 이 상황이 오래 지속되지는 않았습니다. 환상에 나타난 서혜를 본 태술이 정신차리고 변화하는 달의 모습으로 시간이 흐르고 있고, 약을 먹이는 놈들이 사기꾼이라는 것을 알아챕니다.
태술이 위기에 몰리고 탈출하는 과정이었지만, 시지프스와 무한한 고난의 반복을 보여주는 하나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태술은 성공적으로 자신을 가둬놓으려 했던 시설에서 탈출합니다. 자신의 주치의이면서 모든 환상속 이야기를 털어놓았던 서진이 이제 태술을 쫓고 있었습니다. 태술은 이제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서도 의지할 사람이 없어졌습니다.
서혜를 빼고는 말이지요. 혈혈단신으로 빠져나와 잡힐 위기에 처한 태술을 서혜가 구해줍니다. 조금만 더 멋있고 쿨하게 표현되었더라면 좋았을뻔했습니다.
위기를 벗어한 태술과 서혜가 재회하는 순간, 마치 그들이 등장하는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화면을 통해 그들을 바라보는 인물이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이부분이 제일 좋아요, 로맨틱하잖아'라고 말합니다.
어? 이거 뭐지? 지금까지 태술과 서혜, 단속국과 아시아마트의 이야기에 가려져 있던 시그마의 본격적인 등장이었습니다. 뉴스에도 이미 나온것처럼 이 미지의 인물은 '파국' 김병철님입니다. 태술과 서혜의 화면을 바라보면서 마치 드라마 재방송을 보는 것처럼 감상을 말하네요. 도돌이표, 똑같이 반복되는 시지프스의 고난을 바라보는 흑막, 뭍힐뻔한 제목의 의미가 살아나는 듯했습니다.
그리고 여러개의 화면을 늘어놓은 마치 매트릭스에서 보았던 아키텍트의 모습과도 같았습니다. 수없이 반복해서 구원을 찾았지만 결국 거대한 절대자의 계획 안이었다는 내용이, 비극에 대한 두려움과 함께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다음회가 엄청 기대되는 마무리였습니다.
| 이해하려면 설명이 많이 필요한 세계관
조승우의 드라마를 끌고가려는 연기와 악역들의 활약으로 흥미있는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지만, 아직까지 미래세계에 대한 묘사는 충실하지 못하다는 생각입니다.
비극적인 미래에서 도망친 사람들의 이야기를 실감나게 하기 위해서는 설정을 충실하게, 몇겹에 걸쳐서 탄탄하게 하고
그 단면을 조금씩 시청자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보이지 않는 부분에까지 설정을 해준다고 하면 될 것 같습니다.
박신혜가 넘어온 미래는 2020년보다 약 20년 후의 미래인 것처럼 보입니다. 먼저 넘어왔던 경찰관의 이야기에서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20년 정도 지나면 전쟁이 나서 나라가 멸망할 정도의 비극이 일어나는데, 오직 서혜만이 전쟁을 막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 말이 될까요. 터미네이터야 미래에서 온 인간이 단 한사람, 카일 리스 뿐이었으니 전쟁이 난다고 아무리 말하고 다녀도 헛소리 같았겠지만, 여기는 25만명이나 되는데요.
미래는 자신과 상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고 해도, 20년 후면 도망쳐 온 사람들도 결국 전쟁을 또 맞이할 것이라는 말인데, 하다못해 그런 정보를 팔아서 돈이라도 벌려고 하는 사람도 있을텐데 말이죠. 뭔가 이해가 갈 만한 설명이 나오기를 희망해 봅니다.
| 배우들의 연기는 명불허전
조승우님을 비롯하여 아시아마트의 박사장 성동일님의 연기도 정말 보는 맛이 있었습니다. 코믹할 때는 코믹하다가 진지하고 무서울 때는 분위기를 확 잡으시는 모습이 정말 멋있습니다.
박신혜님도 액션에서는 미션임파서블의 일사파우스트를 연상시켰습니다. 물론 배우가 다르고 연기도 다르지만, 부드러운 선을 갖고 강한 액션이 되는 모습에서 결이 같다고 느꼈습니다.
이제 시그마 김병철님이 합류하면서 연기로는 완벽한 클린업이 완성되었습니다. 시그마 - 아시아마트 - 단속국 - 한태술까지 배우들이 기대되서라도 보긴 해야할 것 같습니다.
<TMI>
의외로 주식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태술은 퀀텀앤타임 주식의 5%를 갖고 있었는데, 에드 김쪽의 작전으로 경영권을
빼앗깁니다. 경영권 보호가 이렇게 중요한 것입니다. 3회때 양자전송 프레젠테이션 전에 풀매수 했더라면 이 때 비싸게 팔수 있었을텐데요 ㅠ
6화, 에디김이 주최한 파티에서 위기에 처한 서혜를 구해준 것은 다름아니라 첫화에서 서혜와 만난 로또남이었습니다. 세상에 BMW i8을 타고 나왔네요. 이정도면 로또만 되서는 안 될 것 같고, 분명 로또 당첨금으로 퀀텀앤타임 주식을 왕창 사놓은 것이 분명합니다. 역시 한방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