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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패티 (2020) 감상: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배주현(아이린)의 영화 데뷔작 후기

아뇨, 뚱인데요 2021. 3. 13.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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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패티 (double patty, 2020)
감독: 백승환
주연: 신승호, 배주현

 

 

선남선녀 그림 좋네요

 

간단소개: 방송국 입사준비중인 현지(배주현)은 낮에는 아카데미, 그룹모임을 하고 밤에는 알바를 하면서 열심히 공부를 한다. 씨름선수인 우람(신승호)는 친한 선배의 죽음에 충격을 받고 방황한다.

 IPTV에서 광고를 많이 접하다 보니, 영화의 완성도를 떠나서 이건 꼭 보고싶다는 작품이 생기곤 합니다. '마라가 큰 결정을 해야해'도 계속 눈에 밟혔고, 아직 안본 작품 중에서는 '미션 파서블'이 그렇습니다. 가격만 조금 떨어지면 바로 결재해서 뜯어볼 의향이 많습니다. 더블패티도 뉴스가 많이 나와서 계속 눈에 띄는 영화였습니다. 올레TV에서 모바일로 볼 수 있는 행사중이어서 냉큼 봤습니다.

 

첫잔 원샷은 헌법에 나와있답니다 ㅠ

 

글에는 영화의 중요 내용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스포주의) 하지만 이 영화를 찾아 보시는 분들이 스토리가 중요하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 찍기만 하면 그림이 됩니다


 씨름선수인 우람(신승호)는 자신의 친형제나 다름없던 씨름선배를 먼저 저세상으로 보냅니다. 충격을 크게 받은 우람은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운동을 그만 두려고 도망칩니다. 주먹을 쓰는 일도 할 뻔했지만 우람은 편한 일 보다는 정직하게 돈을 벌려고 맘을 먹고 신문배달, 설거지, 열심히 일을 합니다. 그러던 와중에 친구와 밥을 먹던 우람은 혼자 소맥을 말아마시는 현지(배주현)을 보게 됩니다.

 인정 할 건 하죠. 배주현님은 정말 예쁩니다. 그냥 밥먹으라고 시켜놓고 옆에서 카메라 놓고 찍으면 그걸로 작품 하나 나옵니다.

 

카메라만 돌리면 광고가 됩니다.

 

 그리고 신승호님은 이 작품이 영화는 첫 작품이지만 방송작품은 그 전부터 하고 계셨고, 모델 출신이었네요. 어쩐지 몸이 장난이 아닙니다. 목소리도 저음으로 이선균씨 느낌이 나게 깔리고 발음도 나쁘지 않습니다. 남녀 주연배우들이 상당히 긍정적인 느낌이 납니다.

 씨름이라는 소재도 상당히 독창적인 소재라고 생각합니다. 운동선수들의 이야기는 많이 나오지만 굳이 상의를 탈의하고 모래판에서 어깨를 맞대는 씨름선수들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궁금증과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와...소리가 절로 나오는 피지컬

 

 우람은 운동을 그만두려고 도망쳐나와서 친구집에 얹혀살고 있었습니다. 소맥을 말아먹던 현지를 스쳐지나가듯 보고 난 후, 우연히도 현지가 야간알바를 하는 햄버거가게에서 그녀를 다시 만나게 됩니다. 현지에게 호감이 있지만 어떻게 표현할지도 몰랐던 우람은 쭈뼛쭈뼛 더블패티 버거를 시켜먹으면서 그녀와 조금씩 가까워집니다.

 

두개를 다 혼자먹습니다. 하나 드실래요, 권하지도 않음

 

 우람과 현지는 어느날 밤 소맥에 부대찌개를 먹으면서 친구가 됩니다. 청춘남녀 둘이 호감을 느끼고 술한잔 마시는데 대화와 화면이 재미있습니다. 사실, 개연성이고 뭐고 이 장면만큼은 좋습니다. 특히 배주현양의 '씨름'묘사는 단연코 최고의 한컷이라고 해도 될 정도입니다.

 

'씨름'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ㅠㅠ

 

그리고 글라스에 소주를 마시던 현지는 의미심장하게 한마디를 던집니다.
"2차 갈래요?"

 

 

| 그런데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2차 갈래요?' 라고 던졌습니다....!

 

 2차로 뭘 하냐고요? 그냥 현지네 집에 가서 맥주 먹습니다. 그러다가 먼저 떠난 우람의 선배 이야기를 하고, 선배 49재에 갈까말까, 갔다가 코치님 만나면 안되는데 걱정하는 우람에게 현지가 같이 가주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둘 사이에는 아무일도 없습니다.

 영화의 큰 줄기는 우람의 씨름 이야기입니다. 선배의 죽음과 우람의 방황, 그리고 코치와의 갈등입니다. 그런데 또다른 주인공인 현지에 대한 이야기가 없어도 너무 없습니다. 둘이 햄버거 가게에서 친해져서 밥을 먹게 되는 것이 영화 시작한지 48분이 지난 후입니다. 한시간 반짜리 영화에서 절반이 지나서야 주인공 단 둘이 대화를 시작하죠. 그 사이에 현지의 배경설명은 없습니다. 안타깝게도 남은 절반에서도 현지의 이야기는 없습니다.

 

처음만나서 밥먹고 술먹고, 선배 일에도 따라가줍니다.

 

 현지를 둘러싼 인물들에 대한 묘사도 없고, 현지가 주변 인물들과 갈등하는 사건도 없습니다. 아나운서가 되고 싶어서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데, 얼마나 힘든지 이 친구가 왜 아나운서를 하고 싶어하는지 그 꿈에 대한 설명이나 묘사는 턱없이 모자랍니다. 현지가 아나운서 선배에게 질투를 하는지, 동경인지 같이 공부하고 경쟁하는 친구들과는 서로 돕는지 밀어버리고 싶어하는지 방해하는지, 영화에서는 보여주지 않습니다.


 반대로 우람의 경우는 너무 불필요한 배경설명이 많이 들어갑니다. 처음 우람은 씨름훈련을 포기하고 도망쳐 나와서 방황하다가 게이바에서 불편한 손님들을 처리해주는 일을 합니다. 그러다가 폭력적인 일에도 손을 댈 뻔합니다. 다행히 선한 성격에 판단력도 갖추고 있어서 우람은 깊이 관여하지는 않습니다.

 

 이 에피소드는 영화 초반 상당부분을 차지합니다. 우람의 심성이 착하다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설명해 주지 않는데, 굳이 부담스러운 욕설과 폭력을 넣어가며 보여준 것일까요.

 

왜 들어갔는지 알 수 없는 설정

 

 후반에서는 우람의 누나가 엄청 길게 등장하죠. 우람의 가족을 통해서 우람과 현지가 마음을 터놓고 친해지는 것은 좋습니다. 하지만 현지의 이야기는 제대로 나오지도 않는데 언제까지 친해지기만 하고 모여서 술잔만 기울이냐는 것이죠.
단적인 예로 현지의 인생에 우람이 해 준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보여준 것이 없으니까요.

 

 안타까운 건 스토리에는 중심을 벗어나있지만, PPL은 중심에 있다는 것입니다. 화상통화도 해줘야 하고, 술은 꼭 특정 브랜드만 시킵니다. 현지가 알바를 하는 곳도 한곳만 계속 나옵니다. 분명 어른들의 사정이 있겠지만, 조금만 더 현지의 이야기를 같이 풀어주었더라면 영화의 흐름이 훨씬 자연스럽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화면은 좋은데 스토리에 조금만 녹여주시지

 

 

| 돌고돌아 제자리


 결국 현지는 방송국에 합격합니다. 아나운서 지망생이었던 것 같은데, 일하는 것은 기자네요. 우람은 씨름에 최선을 다하고 미련없이 군대에 갑니다.


 우람과 현지는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납니다. 둘 사이에는 여행가서 손 잡아 끄는 것 외에는 어떤 터치도 없었습니다. 이게 뭔가요, 사랑이야기가 전부는 아니지만, 젊고 아름다운 남녀가 호감을 가진다면 당연한 흐름이 전부 빠져 있습니다. 뭔가 많은 부분이 삭제된 기분입니다.

 

손도 제대로 못잡습니다.

 

 배주현님의 비주얼은 인정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연기는, 모르겠습니다. 판단을 할 만큼 많이 보여지지는 않습니다. 비슷한 길을 걸었던 많은 선례를 볼 때, 정말 연기자의 길을 걸으려는 마음이 있다면 조금 망가지고 단점이 보이더라도 자신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역할을 맡아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비주얼은 이미 정상을 찍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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