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린 랜턴: 반지의 선택 (2011): 좋지 않은 스토리와 시각테러 수준의 끔찍한 화면

아뇨, 뚱인데요 2021. 4. 9. 06:11
반응형

그린랜턴: 반지의 선택 (Green Lantern, 2011)
감독: 마틴 캠벨
주연: 라이언 레이놀즈, 블레이크 라이블리

 

그래, 어차피 한번은 봐야 했을 영환데.

간단소개: 테스트 파일럿 할 조던(라이언 레이놀즈)는 어렸을 때 아버지를 사고로 잃고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어느날 우주의 힘으로 평화를 수호하는 그린랜턴을 지닌 외계인이 지구에 불시착하게 되고, 할은 그를 구해주고 랜턴의 힘을 지닌 반지를 건네받게 된다.

 모두가 비웃고 밈으로 두고두고 고통받고 있는 바로 그 영화입니다. 짤로만 보고 아직 전체 영화를 감상하지 않았더라구요. 욕을 하고 싶어도 제대로 알고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저스티스 리그: 스나이더 컷'이 나오고 그린랜턴의 소식이 자꾸 들리기도 했구요, 그냥 누워서 키득거리면서 영화 한편 보고싶기도 했습니다. 간만에 예상대로인 영화를 봤네요.

 

의외로 호의적인 관객들

 

데드풀 보고 점수가 올라간 것 같은데...

 이 영화의 제작비가 얼마일까요? 무려 2억달러입니다. (IMDB 기준) 미국에선 1억 1천만달러를 벌었구요, 전 세계에서는 2억 2천만 달러를 벌었습니다. 제작비만 간신히 건지고 홍보, 배급 등 비용은 그대로 손해죠. 보통 블록버스터는 제작비의 2배를 대략적인 손익분기점으로 예측합니다. 케이블 TV시장 같은 수익을 합치면...그래도 폭망이라고 예상합니다.
 2억달러라구요. 우리나라 돈으로 2,200억! 그지같은 초록색 CG덩어리가!

 

해도해도 너무했네요

| 주인공을 쩌리 만드는 스토리


 영화는 전형적인 영웅이야기를 따라갑니다만, 그 굴곡이 매우 얕습니다. 할 조던(라이언 레이놀즈)는 반지의 선택을 받고, 죽어가는 그린랜턴의 수호자 아빈수르의 마지막을 함께합니다. 그린랜턴과 반지의 힘을 넘겨받고 우주의 평화와 균형을 지키는 그린랜턴이 되죠.

 

공짜로 힘을 넘겨받은 할 조던(데드풀, 라이언 레이놀즈)

 전 우주에 퍼져있는 그린랜턴의 수호자 군단의 일원으로, 할은 훈련도 받고 위기도 겪으며 그린랜턴의 힘의 원천인 의지의 힘을 각성합니다. 그리고는 두려움의 힘으로 우주를 파괴하려는 패럴랙스를 쳐부숩니다.

 

 영웅이 힘을 얻고, 위기를 겪고, 극복하고 악당을 부순다는 간단한 줄거리입니다. 이야기 자체는 이상하진 않죠. 그런데 이게 표현이 밋밋합니다.

 반지는 딱히 보여준 것도 없는데 할을 선택합니다. 그냥 조카랑 놀다가 선택받아요. 할이 랜턴과 반지의 힘을 배우는 것도 뭔가 있을 것처럼 살짝 맛보기는 보여줍니다. 랜턴 군단의 성지인 오아 행성에서 본격적으로 트레이닝을 하고 힘을 익혀야 되는데, 그냥 못하겠다고 도망치고 끝납니다.

 

단 하나도 하는 일이 없는 그린랜턴군단

 일반적으로는 스승을 만나 트레이닝을 받고, 고생을 많이 하다가 진정한 랜턴의 힘의 원천을 깨닫거나, 아니면 내면의 재능을 각성시키거나 해서 스승을 뛰어넘는 모습을 보여주죠. 일반화 시켜서 이런거고 어떻든 주인공이 열심히 훈련하고 실력을 갖추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 요지인데, 없습니다.

 주인공의 드라마가 약해질땐, 이상하게 반대로 악당의 드라마는 심오하고 강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여기서 주인공 반대편에는 헥터 해몬드가 있습니다.

 

결핍, 질투, 뒤틀린 악당

 어렸을 때부터 자존감이 부족했던 헥터는 나름 공부는 열심히 해서 외계생명체에 대해 일가견이 있지만, 능력을 인정받지도 못하고 아버지의 그림자에 가려져 있어야 했습니다.

 열등감과 질투심으로 뭉쳐있었던 헥터에게 외계인 아빈수르의 시신을 분석할 기회가 찾아옵니다. 열심이었던 헥터는 그 안에 남아있던 패럴렉스의 힘을 잘못 건드리게 되고 그 힘을 일부를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아버지가 더 젊어보이는 마법 ㅠ

 뒤틀린 심성과 넘치는 미지의 힘이 합쳐지자 헥터는 힘에 지배당하게 되고 아버지마저 해치고 괴물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좋아하는 여자마저 납치해서 인질로 잡고 그린랜턴을 없애려던 헥터는 간악한 초록색 가면맨에게 당해서 실패하고, 그 한많은 생을 마감하고 맙니다.

 망한 영화의 특징이, 주인공에 드라마를 쓰지 못하고 악당에 힘을 많이 주다가 주객이 전도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드라마라도 있다는 것이 장점은 되지 못하겠죠.

 

 

| 눈 뜨고 못 볼 끔찍한 CG


 스토리는 그나마 뭔가 있기는 했는데, 시각적인 효과는 정말 눈뜨고 못봐줄 정도입니다. 아무리 좋게 보려고 해도 도저히 그게 안될 정도입니다.

 

이걸 주인공이라고....

 그린랜턴과 반지는 사용자의 의지를 현실화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단순히 미사일이나 레이저가 아니라 주인의 생각에 따라서 도구가 바뀌는 것이죠. 이런 매력적인 설정이 있기 때문에 그린랜턴이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걸 영화에 재대로 옮겼어야 했는데, 창의력이라고는 눈을 씻고 봐도 없습니다.

 그린랜턴으로서 지구에서의 할 조던의 활약은 무엇이냐면, 추락하는 헬리콥터에 바퀴를 달아서 착륙시켜줍니다. 이거 옛날에 장난감 아닌가요?

 

기발하다고는 도저히 못하겠습니다.

 

 그리고선 친구한테 힘 생겼다고 자랑합니다. 스파이더맨 홈커밍의 고등학생 피터 파커도 이런 짓은 안했다구요.

의미없는 러닝타임 보내기 ㅠ 심지어 멋있지도 않음

 패럴렉스와 상대할 때도 이상한 투석기를 만들지 않나, 원작이 만화라는 걸 생각해서 이해하려고 해도 지나치게 유치하고 표현력이 떨어집니다. 멋이 없어요. 

21세기에 투석기라니...할이 박물관에서 일하는 것도 아닌데

 도저히 2011년 작품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만큼 엉성한 CG가 전체적으로 깔려 있어서 눈둘 곳을 못찾겠습니다. 관객들에게 욕을 많이 먹는 결정적 이유가 저는 이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이언맨 1이 2008년, 아이언맨 2가 2011년이었습니다. 현실적 배경을 바탕으로 멋지게 활약하는 영웅들이 활약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린랜턴을 어떻게 현실에 구현할 수 있을지 고민을 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심지어 우주 CG도 구려요, 배경하고 인물하고 따로 놉니다. CG캐릭터도 멋은 커녕 혐오감이 자꾸 나오고요.

 

하다못해 활약이라도 하게 해주던가!

| 아니다 이 악마야, 반지닦이의 시작


 그린랜턴은 이렇게 엉망인 영화의 완성도와 함께 우리나라에서는 '반지닦이'로 잘 알려지게 됩니다. 불법다운로드에 입혀진 자막이 구글 번역기도 따라오지 못할 오역으로 도배되면서 웃지못할 자막이 마구 만들어진 것이죠.

할 조던이 그린랜턴에 맹세하는 대사입니다.

In brightest day, in blackest night,
가장 밝은 낮에도, 가장 어두운 밤에도,
No evil shall escape my sight.
어떠한 악도 내 시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생략)

 마지막 전투에서 할은 맹세를 외치고 있고, 패럴렉스는 할을 위협하는 대사를 서로 혼잣말로 치고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No evil'부분을 대화로 해석해버린 것이죠.

 

밈의 시작

그리고 모두가 기억하는 엔딩에서

'모든 랜턴들은 반지를 착용하였으며, 그 중 가장 빛나는(shine)이가 있었다.' 를 오역한 자막입니다.

 

그린랜턴: 반지닦이의 탄생

지금까지도 그린랜턴 = 반지닦이 공식을 만들어준 자막입니다.

 영화를 실제로 보니 자막 오역은 애교로 봐줄 수 있을 정도입니다. 화면, 시각효과가 너무 좋지 않았습니다. 반지닦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원작자 DC, 제작사 워너 그리고..데드풀, 아니 할 조던, 아니 라이언 레이놀즈가 나서야 될 것 같습니다.
 언제나 반지닦이는 그 이름을 빛낼 수 있을까요.

 

그래놓고 자기는 여주인공이랑 결혼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