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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인 하이스쿨 (영화, 2015): 스스로 무덤을 판 자승자박 하이틴 액션

아뇨, 뚱인데요 2021. 7. 14.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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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인 하이스쿨 (Barely Lethal, 2014)
감독: 카일 뉴먼
주연: 헤일리 스테인펠드, 도브 카메론, 사무엘 L. 잭슨
서비스: WAVVE

 

혼신의 힘을 다한 제목 번역

간단소개: 비밀기관에서 킬러로 키워진 메건은 영화에서 보아왔던 평범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꿈이 있었다. 어느날 작전 중에 혼자 낙오된 메건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잠적하여 가짜 신분으로 고등학교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등록하여 꿈에 그리던 학생 생활을 하게 된다.

 때로는 실패할 줄 알고도 들어가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무엘 L. 잭슨과 제시카 알바가 나오는 망작영화가 그런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뭔가 망작이어도 골때리는 요소가 하나 쯤은 있지 않을까요? 뭐라도 하나 건지자, 라는 마음에 클릭했습니다. 진짜 개망작이구요, 정말 이건 아니다 싶은 작품이어서 망작 카테고리로 분류해봤습니다.

 

이야, 점수 후하다
불공평할 정도로 후하시네요

제작비: 1천 5백만 달러
미국수익: 6천 달러
세계수익: 9십만 달러


 이거, 진짜인가요? 너무 궁금해서 알 수 있는 정보들을 다 찾아봤습니다. 이게 말이 되는 상황인가요. 대충 잡아도 170억의 제작비를 들여서 미국 내에서 7백만원 벌었다니요. 제시카 알바 팬들만 관람했어도 이것보다는 더 벌었을 것 같은데. 영화의 제작과 배급 과정에서 크게 문제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뭔가 크게 잘못 터진거죠.

 짐작해보면, 영화의 전체적 분위기를 잘못 잡은채로 촬영을 해서, 결과물이 제작사가 기대했던 작품이 아니었던 거죠. 등급심사에서부터 이런 문제가 본격적으로 터지기 시작했고, 배급을 정상적으로 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 같습니다. 결국 전국적인 개봉을 포기하고 케이블 유료결제 플랫폼과 제한된 상영관을 통해서만 서비스를 했고, 작품마저 볼품이 없었으니, 이렇게 최악의 결과를 맞이한 것 같습니다.

<TMI>
주인공 메건이 교환학생으로 묵게 되는 라슨 가족의 사진에 나오는 아버지는 배우 토퍼 그레이스 입니다. (스파이더맨 3의 베놈)

<TMI 2>
영화는 19세 미만 관람불가인 R등급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제작사에서 수정 안 할거라고 항의했대요.

 

| 자승자박이 된 극본

 

 주인공 83번 요원, 메건은 비밀기관에서 키워지면서, 어렸을때부터 각종 기술을 연마한 킬러입니다. 메건을 비롯한 어린 요원들에게 담당자인 하드맨(사무엘 L. 잭슨)이 격투, 사격, 폭파, 운전 등 각종 기술을 가르치는 과정을 초반부터 보여줍니다.

 

교관이자 관리자 하드맨 (사무엘 L. 잭슨)

 그런데 83번 요원, 메건은 어느날부터 영화, TV를 보며 바깥세상을 동경하게 됩니다. 그러다 어느 날 임무 중 메건은 낙오를 당하게 됩니다. 옳타꾸나 이때다 싶은 메건은 연락두절에 잠수를 타고 신분을 속여서 미국의 한 고등학교에 교환학생으로 등록을 해버립니다. 학생을 맡아주는 가족까지 소개받아서 슬쩍 섞여서 생활도 함께 하구요.

 

함께 생활하게 된 메건과 리즈

 아이디어의 시작은 뤽 베송 감독의 '니키타'인것 같습니다. 주인공은 사람 죽이는 킬러라고 나오죠. 심지어 어린이였을 때부터 혹독한 훈련을 받는 것처럼 나오구요.

 

 살벌한 능력을 가진 주인공이 순수한 고등학교 학생이 되어 벌어지는 소동을 다루고 싶었던 것 같은데, 이걸 가족 오락영화로 풀려고 하니, 붙지를 않죠. 등급 평가에서 성인등급을 받았다는 것도 무리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이런 장면이 초장부터 나오는데;;;

 주인공의 능력을 보여주고는 싶은데, 보여주려면 누군가를 죽여야 합니다. 심지어 주인공은 미성년자니까 뭔가를 더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죠. 결국 주인공 메건이 극 중에서 제대로 보여주는 건 덤블링이랑 팔 비틀기 정도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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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다버려도 안주워갈 개그, 말뿐인 스토리


 이야기는 스스로 장점을 포기하고 있는 와중에 개그는 자책골을 터뜨립니다. 메건의 같은 반 친구들, 메건 주위의 어른들이 하는 개그들은 하나같이 비호감이고 외설적입니다.

 

 메건과 같은 반 애들은 뭐가 불만인건지 계속 메건을 '캐나다'라고 부르는데 왕따라서 힘들다는 것 보다는 재미도 없는데 왜 계속 저러나, 싶습니다. 어른들은 성적인 내용에 대해 농담을 던지는데, 재미도 없고 기분이 나쁩니다. 남녀를 불문하고요.

 

대사만 했다하면 하나같이 비호감;

 고등학생으로 어떻게든 적응을 한 메건은 우연찮게 인기를 얻기도 하고 연애도 해보려고 합니다. 그러나 영화는 알맹이 없이 어떤 이야기도 만들어 내지 않습니다. 무언가를 '한다, 했다'고 말은 하는데 보여주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거죠.

 세계적 킬러로 수배된 빅토리아(제시카 알바)가 기관에 잡혀 옵니다. 빅토리아는 능력과 수완을 발휘해서 감금된 상황에서 탈출을 하는데요, 그 상황에서 메건의 동료 요원들을 죽였다고 '합니다' 그녀가 탈출을 하는 모습을 보여줄까요? 안보여줍니다.

 

제시카 알바가 나왔는데 아무것도 안 함

 고등학생 생활에 적응하던 메건은 같은 집에 사는 리즈와 파티에 갑니다. 리즈는 술에 취해서 쓰러져 있고, 메건은 인싸들이 나가서 놀자고 해서 리즈를 버리고 따라 나갑니다.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안보여줍니다. 바로 다음날로 점프해서 리즈가 고생했다더라, 하고 끝입니다. 영화가 꼭 장난같습니다.

 

배우는 호감인데 아무 사건도 보여주질 않습니다.

 

 

| 그 와중에 멀쩡한 배우들


 좋은건지, 나쁜건지 그와중에 배우들은 멋있습니다. 멋진 배우들이 나와서 바보같은 대사 던지고 멍청한 행동을 하는 걸 봐야 한다는 것도 미칠 노릇이죠.

 기관에 잡혀있다가 탈출한 악당 빅토리아(제시카 알바)는 메건을 찾아와서(대체 왜?) 그녀가 살고 있는 집의 가족들 인질로 잡습니다. 제시카 알바가 표독스러운 악당 연기를 하는데, 어울리진 않지만 그와중에 예쁩니다.

 

악역 빅토리아 (제시카 알바)

 빅토리아가 포섭해서 기관을 배신한 메건의 동료 헤더도 있습니다. 소피 터너가 연기하는데, 엑스맨 때보다 훨씬 매력적으로 나옵니다. 외모에서 카리스마가 나오고, 액션연기가 되는 배우인데, 출연하는 영화마다 제대로 활약할 기회를 못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영화에서도 이유없이 메건을 싫어하다가 격투 끝에 아웃됩니다.

 

염력보다 격투가 어울리는 분이었군요.

이렇게 좋은 배우들이 능력발휘를 못하는 가운데, 빅토리아와 부하들에게 위기를 맞이한 메건은, 어영부영 본인의 역할을 하나도 없이 기관의 교관 하드맨의 도움을 받아 끝내 위기에서 벗어납니다.

못 만들 수는 있지만, 이렇게 말도 안되게 만든 것이 신기해서 평을 좀 찾아봤습니다.


긍정:

- 이 영화의 외설적인 유머와 주인공에 대한 진지한 애정은 놀랍게도 균형이 잘 잡혀있다.
- '퀸카로 살아남는 법'만큼 똑똑하진 않지만, 치고받는 건 여전히 재미있다.


부정:

- 소름끼치는 제목에서 질낮은 액션까지, 영화는 수학보다 재미가 없다.
- 가끔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재치가 번뜩인다.
 
 제작비 대비 수익으로 많이 벌은 영화는 기네스 기록이 있던데요, 반대로 제작비 대비 수익으로 많이 까먹은 영화는 기록이 있나 모르겠네요. 있다면 이 영화도 명함을 내밀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망작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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