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메리칸 메이드 (영화, 2017): 혼란의 소용돌이 한가운데를 비행하는 톰 크루즈

아뇨, 뚱인데요 2021. 6. 24.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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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메이드 (American Made, 2017)
감독: 더그 라이만
주연: 톰 크루즈, 도널 글리슨, 사라 라이트
서비스: 넷플릭스

 

풍자를 담은 듯한 포스터

줄거리: 비행사인 배리는 피곤에 절어서 쳇바퀴 돌듯 같은 일만 하는 삶을 살고 있다. 어느날 그에게 정부기관이 비행기로 외국땅을 정찰해달라는 비밀임무를 제안한다. 미국 정부의 반대편 세력마저 배리에게 일거리를 제안하면서 배리는 이도저도 못하는 처지에 놓인다.

 어느 감독님이 그랬습니다. 이야기를 진행하다가 뭔가 모자라는데 뭔지 모를 때에는 송강호의 표정을 넣으면 된다고요. 그만큼 공감을 잘 이끌어내는 표정과 연기라는 의미같습니다. 헐리우드 쪽으로 오면, 제가 보기에는 톰 형이 이런 역할에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큰일이 닥쳤을 때 당황하고 쫄려서 어떻게든 살아남으려는 표정으로는 옛날부터 이 형의 전매특허인 것만 같습니다.

 

당황하고 몰리는 표정으로는 일가견이 있지요.

 아메리칸 메이드는 실제 사건과 실존인물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입니다. 1980년대 이란-콘트라 사건을 배경으로, 거대한 권력끼리 부딪히는 혼란의 한가운데로 톰 형을 던져버립니다.

 

와, 미국 현대사를 다뤄서인지, 엄청 높네요
살짝 과한 느낌도 납니다.

제작비: 5천만 달러
미국수익: 5천 1백만 달러
세계수익: 1억 3천만 달러

톰형 개런티, 비행기 촬영까지 한 영화치고는 의외로 적게 들었네요

<TMI>
너무 당연하게도, 톰 크루즈는 정식 비행사 자격증이 있습니다. 영화에서 비행 장면은 톰 크루즈가 직접 연기했습니다. 비행기 불시착 장면 또한 4대의 비행기를 번갈아 연습해가면서 톰 형이 직접 찍었습니다.

<TMI 2>
코카인을 배달하는 이야기이지만, 약을 직접 흡입하는 장면은 나오지 않습니다.

 

| 거대한 태풍 사이를 곡예비행하는 톰 아저씨


 여객기 파일럿인 배리 씰(톰 크루즈)는 무료하고 지루한 일상을 살고 있습니다. 똑같은 안내방송에, 똑같은 인사에 틀에 박힌 일상으로 가정을 꾸려나가고 있었습니다.

 

다람쥐 쳇바퀴 돌리는 파일럿

 젊었을 때는 한 비행실력 했던 배리에게, 어느날 정부기관에서 왔다는 요원이 일거리를 제안합니다. 중앙아메리카의 반군들 정보가 필요하니 비행기 타고 사진 좀 찍어주지 않겠냐는 것이었죠. 


 무료한 생활에 지쳤던 배리는, 덥썩 제안을 수락해 버립니다. 한 술 더 떠서 하고 있던 지루한 비행사 생활도 관둬버리고 모험을 걸어버립니다.

 

그냥 질러버리는 기회만 보고 있던 것 같습니다.

 배리는 쓸만한 비행실력으로 나름 괜찮은 성과를 올립니다. 하지만, 혼란한 지역에서 숨기려 한다고 숨을 수는 없었죠. 이번에는 콜롬비아의 마약상들이 배리에게 접근해서는, 어차피 돌아가는 비행기니까 자기네 약을 배달해달라고 제안(또는 협박)을 하죠.

제안을 거절했다가는 총맞을게 뻔한 배리는 어쩔수 없이 제안을 수락합니다.

 마약을 가득 싣고 짧은 활주로에서 어거지로 이륙하는 톰 형의 필사적인 모습은, 몰린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실력발휘를 해야하는 심정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그마한 경비행기에 위험한 물건들을 가득 채우고, 중량초과라는 비상신호가 울리는 가운데, 추락할듯 나무에 걸릴듯한 비행기는 결국 배리를 태우고 이륙에 성공합니다.


이렇게 쫄리는 연기는 정말 이분을 넘기가 힘든 것 같네요.

 

실존인물을 따라서 살도 꽤 찌웠다고 합니다. (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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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 아메리카, 이란, 혼란의 도가니


 배리는 등떠밀려 약을 운반하다가 콜롬비아 한가운데에서 붙잡히게 되고, CIA는 옳타쿠나, 배리를 등골까지 빼먹으려고 합니다. 사진만 찍고 심부름만 시키더니만, 점점 일이 커져서 총을 운반하게 하지를 않나 사람까지 태우고 국경을 넘으라고 합니다.

 

중앙 아메리카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CIA

 실제로 있었던 사건인 이란-콘트라 사건의 한가운데에 배리를 연기하는 톰 크루즈가 내던져졌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미국에서 이란에 무기를 불법적으로 팔고, 그 이익으로 중앙아메리카 니카라과의 반군을 지원했다고 하는 사건입니다. 그 반군들은 미국의 뒷돈을 받고 반미정권과 싸움을 이어간 것이었죠.


 영화에서는 이 거대한 스캔들을 중심에 놓고 움직이지는 않습니다. 마치 거대한 태풍이나 레이더의 사이를 비집고 들키지 않게 비행하는 배리처럼, 영화는 거대한 권력이 부딪히는 틈바구니 사이에서 주인공의 표정만을 보여주려는 것 같았습니다.

 

벙찌고 한대 맞은 표정의 배리

 너무나 거대한 세력의 움직임 사이에서, 배리는 슬쩍 흘러가는 돈에 손을 담급니다. 무기는 무기대로 빼돌리고, 마약은 마약대로 날라주고 CIA의 심부름도 동시에 진행할 정도로 제대로 줄타기를 하지요.

 배리는 불안하고 엉망이지만 임기응변과 비행실력만큼은 뛰어났지요. 그 결과 자기에게 흘러들어오는 돈이 너무 많아서 감당이 되지 않을 정도로 배리는 갑부가 되어버립니다.

 

순식간에 돈을 쓸어 담아버립니다.

 무기, 마약, 정치싸움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주인공의 인생은 돈이 부럽다기 보다는 불안한 느낌이 너무나 강했습니다. 금융당국, 마약수사, 일을 맏기고 있는 CIA와 마약상들까지, 일이 터지지 않는게 이상할 정도였죠.

 

수사기관은 전부 모여드는 것 같습니다.

| 손절당하는 인생


 욕망을 쫓으며 흥하다가 망해버리는 주인공들이 나오는 영화는 많이 있습니다. 소재가 도박이 될 때도 있고, 주인공의 직업이 건달인 작품도 있죠. '아메리칸 메이드'에서는 미국산은 하나도 없이 가운데에서 배달만 하던 배리가 흥하다가 고꾸라지는 이야기입니다.

 동네 경찰까지 포함해서 사방에서 베리를 조여옵니다. 그 중 대표는 심상치 않은 현금의 흐름을 쫓떤 FBI와, 마약단속국이었습니다. 마약단속국의 비행기에 쫓기던 배리는 시골동네 도로에 불시착을 하고, 약가루를 뒤집어 쓴채로 꼬마의 자전거를 빌려서 도망을 치고 말죠.

 

가정집 도로에 불시착하는 배리

 초라하고 처참한 몰락이지만, 영화상에서 그렇게 몰락할 정도로 흥했는가는 의문이 가긴 합니다. 돈이 많아서 묻어도, 묻어도 돈가방이긴 했지만, 이친구가 제대로 흥이 올라서 갈곳 모르고 올라가는구나 싶을 정도의 모습은 보여주지 않았거든요.

 제가 영화를 통해서 느껴지는 감정은 외줄타기를 하는 불안함이었습니다. 여기저기서 손절을 당하고 망해버리는 주인공의 이야기, 그 와중에 어떻게든 임기응변으로 살아남으려는 톰형의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었습니다.

 

쫄리는 연기 참 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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