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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스 워킹 (영화, 2021): 관객에게 혼돈을 선사하는 신세계 액션극

아뇨, 뚱인데요 2021. 4. 27.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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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스 워킹 (Chaos Walking, 2021)
감독: 더그 라이만
주연: 톰 홀랜드, 데이지 리들리, 매즈 미켈슨
서비스: SEEZN

 

 

고개를 왼쪽 오른쪽 사정없이 돌려야 되는 포스터

 

간단소개: 2257년의 미래, 인류는 뉴월드라 불리우는 새로운 정착지에서 생존하려 한다. 뉴월드에서는 남성의 생각이 '노이즈'의 형태로 다른 사람에게 보인다. 남성만이 살고 있는 마을의 소년 토드는 어느날 이곳에 불시착한 의문의 소녀 바이올라를 만나게 된다.

 영화 뉴스를 통해 '카오스 워킹'에 대해 보고 나서 감상은 '이게 영화가 돼?' 였습니다. 남자만 자기 생각이 다른 사람에게 보인다고? 거기에 미래적이기도 하면서 정글스러운 배경이 보이기도 하구요. 감독은 '본 아이덴티티'를 만든 더그 라이만에 주연은 톰 홀랜드와 바로 그 매즈 미켈슨이라고 하니. 이건 SF인지 액션인지 드라마인지 도저히 짐작이 안됩니다. 결국 못참고 유료결재를 하고야 말았습니다. 후회합니다.ㅠ

 

 

먼저 찾아보고 결제할걸 ㅠ

 

 

 

토마토쪽이 훨씬 감정적인 듯;

 

제작비: 1억 2천 5백만 달러
미국수익: 1천 3백만 달러
세계수익: 2천 1백만 달러


아직 진행중이기는 하지만, 이정도면 그냥 망했다 정도를 아득히 벗어나는 수준이네요.

 

<TMI> 
영화의 원작은 페트릭 네스의 소설 '카오스 워킹'입니다. 그 중에서도 1편: '절대 놓을 수 없는 칼'의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합니다.

글에는 영화의 중요 내용과 결말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스포주의!!)

 

|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확장되는 세계


 이야기의 시작은 남자만 사는 마을 프랜티스 타운입니다. 이곳의 남자들은 '노이즈'라는 형태로 자신의 생각이 글자와 소리가 되어 머리 위에 둥둥 떠다닙니다. 노이즈는 일종의 감염병처럼 표현됩니다. 소년 토드 휴잇(톰 홀랜드)은 어느 날 산 속에서 난생처음 여자 소녀 바이올라를 만나게 됩니다.

 

 

생각이 머릿속에 보이면, 어이쿠 스러운 상황이 많을 텐데

 

 바이올라는 여자이기 때문에 노이즈가 생기지 않았습니다. 토드는 마을의 시장 프랜티스(매즈 미켈슨)에게 바이올라를 데리고 가고, 사람들의 반응에서 위협적인 분위기를 감지합니다.

 

 

처음부터 모든 정체가 밝혀진 바이올라

 

 생각이 밖으로 보이고 들린다는 것은 매력적이고 재미있는 소재입니다. 비슷한 소재로 일본에서는 '사토라레'라고 영화, 드라마도 나왔었죠. 

 카오스 워킹의 노이즈는 사람에 따라서 생각을 형상화해서 다른 이에게 보여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병'이 여성에게는 없다는 설정, 여자가 없는 마을, 그곳을 통치하고 있는 시장까지. 영화는 설명해야 할 사항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우리가 보아왔던 수많은 소설(지금 머릿속에는 드래곤 라자와 반지의 제왕이 떠오릅니다.)에서 그랬던 것처럼, 마을 하나에서 시작해서 모험을 거쳐 상황을 설명하면서 세계를 점차 확장시켜야 하는 것이죠.

 

 

여자가 없는 마을, 시골 소년, 숨겨진 진실

 

 그런데, 카오스 워킹 영화에서는 시작하면서 설정들을 마구 쏟아붓습니다. 노이즈에 대한 특징, 마을 사람들의 서부 개척시대와 같은 생활방식, 마을은 인류가 우주를 개척해서 새로운 삶을 만들기 위한 정착지이고, 바이올라는 다른 사람들과 이곳에 추가로 내려오다가 의문의 사고로 불시착한 생존자이고, 마을의 여성은 원래 살고 있던 종족인 '스패클'에게 모두 살해당했다고 합니다. 

 

 위와 같은 중요한 정보들이 영화 시작 15분도 안되서 한꺼번에 보여주다보니 관객 입장에서 굉장히 혼란스러웠습니다.

 

 

네 하고 따라야 할 것만같은 분위기의 시장님

 

 저는 아직도 우주시대에 레이저 총이 있는데 왜 총알을 쓰는 구식 라이플이 같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서부 개척시대의 분위기를 너무 대놓고 보여주려고 무리수를 둔 것 같았습니다.

 마을의 시장은 추가 우주선이 바이올라를 구하러 올 것이라 생각하고 그녀를 이용하려고 합니다. 그는 폐쇄적인 세계를 만들고 그 안에서 노이즈를 무기처럼 이용하여 사람들을 통치하려 하고 있었습니다. 토드는 바이올라의 상황을 알고서는 그녀를 구해내고 지금까지 있는 줄도 몰랐던 다른 마을을 향해 탈출합니다.

 

 

시선강탈 댕댕이 ㅠ

 

 이 탈출은 제가 생각하기에 굉장히 중요한 변곡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은 강제로 사람들에게 무지를 주입하고, 광신도처럼 노이즈를 이용해서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었습니다.


 토드는 자신이 자기 세계의 마지막 인간이고 이제 멸종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구요. 그런 주인공이 자신이 살던 세계가 끝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이야기인데, '어 너한테는 말 안했는데 옆마을 있었어'정도로 넘어갑니다. 전체적인 이야기를 너무 가볍게 만드는 나쁜 흐름이라고 느꼈습니다.

 

 

혼돈스러워야 하는데 별 생각없이 받아들이는 토드

 

 

 

| 인간의 두려움과 혐오가 만들어낸 비극

 

 토드와 바이올라는 옆마을 파브랜치로 도망을 치고, 프랜티스 시장은 부하들을 이끌고 바이올라를 찾기 위해 추척해옵니다. 파브랜치는 노이즈를 가진 남자와, 그렇지 않은 여자가 모두 어울려 살고 있는 마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토드는 자신의 어머니와 마을 여자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진실을 알게 됩니다.

 

 

극악무도하고, 모두를 파멸시키는 짓을 함

 

 생각이 그대로 노출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혐오와 광기로 변하여 사람들은 서로를 죽이는 괴물이 되었던 것입니다. 이들에 대한 진실은 굉장히 참혹한 이야기이며, 우화라고 치부하기에도 힘든 일입니다. 상상만해도 떨리는 이 진실은 토드의 어머니의 일기를 통해서 토드에게 전해집니다. 영화 내부에서도 이 사건은 크게 작용하지만, 제가 중요하게 느낀 것만큼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옆마을에서는 여자와 남자가 어울려 잘 살고 있습니다.

 

 같은 말을 쓰는 사람들끼리 서로 죽이는 전쟁을 겪은 나라와, 특히 남성과 여성이 서로를 혐오하는 분위기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시대를 사는 사람의 입장에서 깊이 생각할 수밖에 없는 소재였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상업, 오락영화이다보니 이런 문제에 카메라를 가져다 댈 의도는 없는 것 같았습니다.

 

 

큰 고민이나 생각이 없는 스토리

 

 이야기는 주인공들을 살리고, 더 큰 이주민들의 정착선이 오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마무리가 됩니다. 아마 영화 각본은 후속작을 생각하고 영화화에 신경을 쓴 것 같습니다.


 뉴월드의 원주민인 '스패클'이나 파브 랜치 외에도 다른 수많은 정착민들에 대한 이야기, 우주에서 이주하는 이주민 등, 많은 부분이 생략된 채 제대로 이야기되지 않고 결말이 나는 것에서 짐작은 할 수 있었습니다. 후속편 떡밥도 좋지만, 영화 하나 안에서 충분히 이야기를 했어야 하죠.

 다 보고 나서도 이게 뭔소린지 잘 몰라서 평을 몇개 가져와봤습니다.

* 긍정
- 이 영화는 약간 허둥지둥하지만 두시간을 보낼 수 있는 즐겁고 부담없는 방법일 수 있다.

* 부정
- 영화의 이야기가 길어질수록 영화는 더 길게 망한다.
- 영화의 메시지는 교훈적이고 능동적이다. 나머지는 전부 노이즈다.

전반적으로 만들다 만 영화같다는 평이 많습니다.

 카오스 워킹은 우리가 사는 세상에 대한 많은 은유를 담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려면 다양한 부분에 대해 풍부한 설정을 해야 하고 그 단면을 잘 잘라서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야기들을 다 풀어놓지 않고 급하게 사건을 늘어놓는데만 신경을 쓴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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