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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몽키즈 (영화, 1995): 비관적인 감성으로 완성시킨 명작 시간여행 스릴러

아뇨, 뚱인데요 2021. 5. 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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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몽키즈 (Twelve Monkeys, 1995)
감독: 테리 길리엄
주연: 브루스 윌리스, 매들린 스토우, 브래드 피트
서비스: WAVVE

 

 

시간여행 영화 중 비관적인 걸로는 최고급

 

간단소개: 서기 1997년, 지구에 전염병이 퍼져서 인류의 99%가 사망하고 만다. 남은 인간들은 지하로 숨어들어서 힘든 삶을 이어간다. 2035년, 전염병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선발된 제임스 콜은 시간여행 기술을 이용하여 과거의 세계로 돌아가서 바이러스를 퍼트린 집단, 12 원숭이 부대에 대한 정보를 모으려 한다.

 12 몽키즈는 세기말적인 분위기와 시간여행이라는 매력적인 소재를 활용해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잘생긴 배우 브레드 피트의 연기 폭이 넓다는 것을 보여주었고, 브루스 윌리스 또한 영화의 덕을 많이 봤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많은 명작들이 그러하듯이, 12 몽키즈 또한 탄탄한 각본과 훌륭한 연출력으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제가 보기에 시간여행의 모순을 가장 덜 보여주는 영화인 것 같습니다.

 

 

명예의 전당에 오르기엔 아쉬운 점이 보이나봐요.
시간여행 좋아하시면 필관람이죠.

 

제작비: 2천 9백만 달러
미국수익: 5천 7백만 달러
세계수익: 1억 6천만 달러


작품이 뛰어나면 살짝 이상하고 어려워도 다들 보는것 같네요.

 

<TMI>
- 영화는 1962년작 프랑스 영화 'La jetee'(한국 번역 제목-방파제)에 모티브를 두고 만들어졌습니다.
- 2015년에 드라마로도 나왔습니다. 2018년에 시즌 4까지 나왔습니다.

글에는 영화의 결말을 포함한 중요내용 전부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스포주의!!!)

 

| 근본을 갖춘 탄탄한 스릴러

 

 12 몽키즈속의 세계는 2035년의 미래는 전염병으로 50억의 인구가 사망한 미래입니다. 인류는 전염병을 피해 지하로 숨어들었고, 빛도 못보는 세상에서 지상으로 올라가기 위해 바이러스를 연구하려 합니다.

 

 

바이러스가 퍼져서 지상에서는 못 사는 인간들

 

 시간여행 기술이 있는 미래에서, 과학자들은 과거 바이러스가 퍼진 시점으로 사람을 보내서 병원균에 대한 정보를 캐내오려고 합니다. '12 원숭이 부대'라는 집단의 테러인 것 같다는 것이 그들이 갖고 있는 정보였습니다. 그리고 그 대상으로 죄수인 제임스 콜(브루스 윌리스) 가 선택되어 보내집니다.


 12 몽키스의 시간여행은, 과거로 가서 무언가를 바꾼다 한들, 자신이 출발한 미래의 세계는 변화가 없습니다. 원인이 된 세상이긴 해도 과거와 미래는 전혀 다른 세계입니다.

 

 

미래에서는 정보수집을 위해 보냅니다.

 콜은 인류가 전염병에 당하기 전의 세상에서도 살았던 사람입니다. 어린시절, 희미하지만 밝은 세상의 기억을 갖고 있죠. 영화는 주인공 콜의 시점으로 바이러스의 근원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짜임새 있게 보여줍니다.

 시간여행 첫 시도는 실패로 돌아가고 맙니다. 정확한 과거의 시점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시간대가 틀려버리고 말죠. 1996년을 목표로 했지만, 1990년에 떨어진 콜은 변태 정신병자 취급을 받고 병원에 감금됩니다.

 

정신병원에서 문제의 그인간을 만납니다.

 잘못 와버린 과거에서 콜은 자신을 도와준 의사 캐서린과 정신병원 동기 제프리(브레드 피트)만을 머릿속에 남긴채 다시 돌아오고 맙니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실패의 정보도 단서가 되고, 하나씩 과거에서 일어났던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갑니다.

 1990년에 우연히 만났던 나사빠진 청년 제프리는 노벨상을 수상한 연구자의 아들이었습니다. 제프리의 아버지는 세균을 연구하는 학자였죠. 미래에서 온 콜이 제프리와 횡설수설하던 이야기가 제프리의 기억에 남아서 '12 원숭이 부대'를 만들게 된다는 이야기는 터미네이터의 이야기와 비슷한 흐름입니다. 하지만 영화의 이야기는 타임패러독스마저 전체적인 흐름의 한 요소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젊은 빵형 정신병원 시절

 

 

| 일어날 일은 일어나는 시간의 운명


 1996년의 세상에서 제임스 콜은 의사 캐서린과 사랑에 빠지고 맙니다. 12 원숭이 부대와 관련한 비밀마저 알아낸 둘은 미래에서 일어날 모든 비극을 뒤로하고 도망치려 합니다.

 하지만 그들의 아무리 노력한들, 이미 죽음으로 결론지어진 미래의 기록을 벗어날 수는 없었습니다. 그들이 도망치려다 실패하고, 바이러스를 막으려다 죽고 마는 1996년 제임스 콜(브루스 윌리스)의 모습을 어린 시절의 제임스 콜이 슬픈 눈으로 보고 있었습니다. 어린 콜의 기억에 남은 자신의 죽음은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이 되어버렸습니다.

 

시지프스가 많이 참고한 것 같습니다.

 12 몽키스의 시간여행 세계관은 일종의 '닫힌' 세계입니다. 미래에서 과거로 온 사람이 무슨 일을 하건 미래를 바꿀 수는 없습니다. 어느 시점에서 보건, 과거에서 이미 한 일에 대한 결과로 현재, 미래가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1996년의 과거에서 미래세계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 쫓기는 콜이 어떤 행동을 하던, 그것은 이야기의 시작과 함께 2035년의 세계에는 기록에 남아 있는 '과거'였습니다. 1996년에는 아직 하지 벌어지지 않은 일, 하지 않은 일일지라도 말이지요.


 이렇게 시간여행을 생각하게 된다면, 내가 아무리 벗어나고 도망치려고 해도 미래의 기록은 나를 운명처럼 이끌어버립니다. 개인의 사랑과 삶이 얼마나 간절하고 안타까울지라도 말이지요.

 

비극을 기억에 담게 된 어린시절의 제임스 콜

 운명론적인 비극 이야기는 많은 이야기에서 사용되었습니다. 미래를 바꾸고자 발버둥쳤지만, 그런 노력이 나에게 독이 되었다는 이야기의 흐름은 최초의 소설에서부터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12 몽키스는 '나이 든 자신의 죽음을 본 어린 주인공'이라는 원작 영화의 모티브를 가져와서 멋진 작품으로 만들었습니다. 새로운 것은, 원작의 비극적 모티브에 비관론적인 시선을 결합한다는 것입니다.

 

 

| 정신병자들의 망상같은 이야기


 1996년의 이야기에서, 도망자 제임스 콜의 소식과 함께 TV뉴스에서 우물에 빠진 소년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시골 마을에서 뉴먼이라는 소년이 우물에 빠졌고, 친구가 이를 신고하면서 사람들이 소년을 구하려는 소동을 벌인다는 내용입니다. 미래에서온 콜은 소년 뉴먼에 대한 진실을 이미 알고 있었고, 그가 미래에서 왔다는 결정적 증거처럼 작용합니다.

 

 

캐서린이 콜을 믿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소년 뉴먼의 이야기는 거짓말입니다. 우물에 친구가 빠졌다는 아이의 거짓말에 어른들은 원숭이를 우물 속으로 내려보낸다는 둥 얼토당토 않는 계획을 펼치죠. 이런 '거짓말'이라는 테마는 12 원숭이 부대에서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12 원숭이 부대가 세계를 멸망시킨 주범처럼 기록에 남아있는 듯 하지만, 타임패러독스가 만든 허상에 불과하고 실제 주범은 따로 있다는 복선으로 작용합니다. 여기에 기괴하게 묘사된 절망적인 미래 또한, 관객들이 실감나게 보고 있는 영화가 하나의 거대한 '거짓말'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잠깐 생각해 보았습니다.

 

 

현실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미래의 모습

 

 12몽키스는 비극적인 사랑이야기, 멸망하는 세계를 구하려는 스릴러에 시간여행까지 더해서 복잡한 구조의 이야기를 이해하기 쉽게 풀어낸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비관적인 세계관이 제대로 입혀져서 쉽사리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작품인 것 같습니다. 사람들에 대해 희망적인 인상을 가질 수 없는 상황에 어울릴법한 영화인 것 같네요.

youtu.be/CNOzVkvRU1w

메인테마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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