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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 (Emma, 영화, 2020): 아름다운 영상미술 위에 펼쳐진 섬세한 사랑이야기

아뇨, 뚱인데요 2021. 5. 15.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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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 (Emma, 2020)
감독: 어텀 드 와일드
주연: 안야 테일러 조이, 자니 플린, 미아 고스
서비스: 넷플릭스

남주 없는 포스터가 훨씬 낫습니다.

간단소개: 19세기 영국의 마을 하이버리에 사는 부유한 상류층 자제 엠마는 자신의 지인들을 중매해주는 일을 즐겨하고 있었다. 새로 알게 된 아가씨 해리엇의 짝을 본격적으로 찾아주려던 엠마는 뜻하지 않게 인연을 훼방놓게 된다.

릴리 제임스와 함께 최근에 가장 잘나가는 '여왕님' 안야 테일러 조이의 포스터를 보고 클릭했습니다. 조금 찾아보니 영국 소설가 제인 오스틴의 엄청 유명한 작품이더만요. 영화, 드라마로 여러번 만들어진 건 알긴 했는데, 원작 소설도 있었네요. 밑천 드러나는 것 같아서 뜨끔하면서 봤습니다.

에마가 아니고 에바네요;;
71점에 동의합니다.

제작비: 1천만 달러
미국수익: 1천만 달러
세계수익: 2천 6백만 달러


2020년 2월 개봉이면, 팬데믹 때문인 것 같지는 않고, 작은 작품으로 만들려던 것 같습니다.

<TMI>
영화속에 나오는 피아노와 악기는 전부 배우들이 직접 연주했다고 합니다.

<TMI 2>
안야 테일러 조이는 인터뷰에서 주인공을 연기하기에 스스로가 예쁘지 않다고 생각했고, 자신이 엠마를 연기하는 제일 못생긴 배우일 것이라고 말했다네요.

아....네....

| 아름다운 화면과 의상


이야기는 19세기 영국의 하이버리라는 지역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예쁘고, 똑똑하고, 부유한 상류층의 자제 엠마(안야 테일러 조이)는 주위 사람들을 커플로 맺어주는 일에 열심입니다. 자기 짝을 찾을 생각은 않고 오늘도 사람들을 만나면서 어느집안 아들이 어떤 아가씨랑 잘 어울리나 보고 있습니다.

매의 눈으로 관찰중

시집가지 않느냐는 아버지의 걱정도 뒤로 하고, 엠마는 새로 만난 친구 해리엇(미아 고스) 의 짝을 찾아주려 애를 씁니다. 엠마의 아버지로는 지겨워하는 연기를 세계에서 제일 잘 하시는 빌 나이님께서 열연해 주셨습니다. (!!)

따분해 하는 연기 일인자

영화는 초반에 굉장히 복잡하게 진행됩니다. 원작이나, 다른 영화, 드라마를 접하지 않았던 저는, 등장인물이 많이 나오고 인물 사이의 관계가 확실히 드러나지 않은 채로 진행되는 영화 초반의 흐름을 이해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격식을 갖춰서 이루어지는 대화는 특히 등장인물들이 서로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지 알아내기 힘들게 했습니다.

등장인물이 많지는 않은데, 관계파악이 힘들었습니다.

그럼에도 관객을 다른 생각 못하게 사로 잡는 것은 대담하다고도 느껴지는 화려한 의상이었습니다. 이 영화, 2021 아카데미 영화제 의상상 후보에 올랐더라구요. 그만큼 영화의 미술, 특히 의상에 신경을 썼음이 화면을 통해 확실하게 보여집니다.

어디 미술관에서 본것만 같은 의상, 화면

주인공들은 당연히 같은 옷을 두번 입고 나오지 않습니다. 그 시대의 의상을 재연함과 동시에 주인공 엠마의 성격을 옷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같은 스타일의 옷임에도 매번 다른 색과 디자인으로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유독 모자쪽에서는 마음껏 화사함을 뽐내는 것이, 그녀의 뻗어나가는 개성을 강조하는 것 같았습니다.

유독 화려한 엠마의 장식들

엠마 역의 안야 테일러 조이는 부유하고 능력있는 엠마역할로 상당히 매력있는 연기를 보여줍니다. 그녀의 연기의 장점은, 속을 알 수 없는 표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사람이 지금 이 상황을 마음에 들어하는지, 뭔가 불만이 있는건지 좋은 듯, 싫은 듯 드러나지 않는 표정에서 긍정의 대답이 툭 던질 때 그녀만의 매력이 피어난 다고 느꼈습니다.

상대방 애태우는 표정연기

| 주체적이면서 섬세한 사랑이야기


엠마는 해리엇의 중매에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실패하고 맙니다. 그녀의 짝으로 찍었던 엘튼씨가 해리엇에게는 관심이 없었죠. 한번의 실패 이후, 엠마와 해리엇을 둘러싸고 사랑의 작대기가 엄청나게 얽히고 맙니다.

공개합니다. 남친 후보들

사랑이야기가 나오는 드라마나 예능을 많이 본 입장에서, 해리엇의 중매에 실패하는 시점부터 영화가 본격적으로 재미있다고 느꼈습니다. 해리엇이 누구를 좋아하는지, 엠마가 좋아하는 사람이랑 엮일지 말지 꼬아주거든요. 역시 사랑이야기는 유치하게 보일지 몰라도, 작대기가 막 꼬이고 애간장이 타야 제맛이지요.

둘의 우정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이 제일 컸습니다.

엠마는 결국 서로 좋아하는 사람을 찾게 됩니다. 자신이 여태 잘못했던 점들도 반성하고 조금은 성장한 모습으로 사랑을 찾아나서죠. 그녀의 성장과 더불어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는 감정을 차근차근 천천히 보여주는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다가갈 듯 하다가 어긋나기도 하고 진심으로 마음을 전하는 장면까지 서두르지 않는다는 점에서 어쩌면, 우리나라 영화들이 좀 배워야 할 것도 같다고 느꼈습니다.

일부러 장갑없이 찍었다고 합니다.

| 19세기의 이야기이긴 합니다


그 당시의 사람들의 사랑, 특히나 여성들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지는 않아서 엠마의 주체성에 대한 내용이 현대의 관객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그 당시에는 정해진 상대와 결혼하는게 더 많았을테고, 여성이 앞에 나서서 좋아하는 사람을 찾는 일은 드물었겠지요.

좋아하는 마음이 생길때 조명이 참 좋습니다.

비단 주체적인 여성이라는 점 외에도, 주인공의 성장과 사랑이라는 이야기를 아름다운 미술 위에 그린 재미있는 영화라고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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