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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탈자 (영화, 2015): 시간여행, 스릴러, 순정을 꿰메놓은 이야기

아뇨, 뚱인데요 2021. 6. 12.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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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탈자 (Time Renegade , 2015)
감독: 곽재용
출연: 임수정, 조정석, 이진욱
서비스: 넷플릭스

 

배우들에 낚였습니다..

줄거리: 1983년의 교사 지환과, 2015년의 형사 건우는 우연한 사고를 계기로 서로의 꿈을 통해 상대방의 경험을 체험할 수 있게 연결된다. 30년의 시간을 넘어 상대방의 존재를 알게 된 둘은, 미래에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과거 지환의 약혼녀 윤정의 살인사건을 막으려 한다.

 시간의 흐름을 바꾸는 행동을 소재로 하는 영화는 각본의 앞뒤 구성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수많은 관객들의 분석에 가루가 되도록 까이는 일이 많죠. S급 작가들이 달려들어서 만들어낸 어벤져스도, 시간여행을 소재로 삼았다가 지적을 많이 받은 일도 있습니다.

 

과거 분위기의 재현이 전부는 아닙니다.

 '시간이탈자'는 과거와 연결되는 시간연결, 거기에 스릴러를 더한 작품입니다. 넷플릭스에서 포스터만 볼 때는 조정석만 보이길래 클릭했는데요, 곽재용 감독님의 작품이었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하던 안타까운 사랑이야기를 대시는 분이시지요.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좋았으련만, 너무 늦어버렸습니다.


개봉관객: 1백 2십만명

 

| 시간을 이어주는 이야기


 '시간이탈자'는 엄밀히 말하면 '시간연결' 정도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1983년을 살고 있는 지환(조정석)과 2015년의 건우(이진욱)는 둘 다 1월 1일에 사고를 당해서 병원에 입원합니다. 그리고 사고를 계기로 꿈 속에서 서로의 삶을 경험하게 됩니다.

 

같은장소, 1월 1일에 사고를 당하는 두 인물

 어떤 영화는 무전기, 어떤 영화는 편지로 다른 시간대를 연결하는데요, 이번에는 꿈입니다. 한사람이 잠이 들면 다른 사람의 시간대에서 하는 행동들을 보고 듣는 것이죠.

 과거의 지환은 미래의 경찰 건우의 시선을 통해서, 자신의 약혼녀 윤정이 의문의 연쇄살인범에게 살해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잔인하게 살해된 약혼녀를 구하려 했지만, 안타깝게도 윤정은 '방독면 살인마'에게 희생되고 맙니다.

 

안타깝게 희생되는 과거의 윤정 (임수정)

 과거와 미래가 다이렉트로 연결되어 시간을 넘나드는 이야기는 상당히 매력적인 소재입니다. 미래에서는 과거에 정보를 줄 수 있고, 정보를 바탕으로 과거는 미래를 바꿀 수 있습니다.


 과거와 미래가 협동을 해서 문제를 멋있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이죠. 테넷처럼요.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정말 탄탄한 설정이 필요했습니다.

 

그냥 달린다고 되는 문제는 아닙니다 ㅠ

 영화는 너무 많은 부분을 생략합니다. 과거와 미래가 꿈으로 연결된다는 설정은 관객에게는 익숙할 지 몰라도 등장인물에게는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이걸 납득시키고 이해하는 과정이 없으면, 인물들이 갑자기 능력치가 점프하는 듯 보여집니다.


 미래에서 얻은 정보가 확실한지, 내가 누구랑 연결되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약합니다. 미래의 정보로 과거를 바꿀 수 있는지, 그렇게 바꾸었을 때 어떻게 미래에는 영향을 주게 되는지에 대한 설명이 충분히 묘사되지 않고 일단 행동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노트북, 스마트폰으로 미래 분위기만 내지 말고...

 

 

| 갑작스러운 난입이 이어지는 스토리


 영화에서 나오는 사건들은 정말 급작스럽다, 난데없다, 뜬금없다는 표현이 어울립니다. 과거 주인공의 약혼자 윤정(임수정)이나, 미래의 소은(임수정)을 둘러싸고 영화는 스릴러로 흘러갑니다.

 사실, 스릴러라는게 말이 안되는 것이 이미 과거에서 윤정은 못살렸습니다. 과거와 현재가 연결되면서 가장 먼저 등장했던 사건이죠. 슬퍼하고 안타까운 사랑이야기를 만들겠다는 생각에 스릴러로서의 정체성을 놓은 느낌입니다.

 

이미 죽은 사람이니까, 다른 위기를 억지로 만듭니다.

 가장 살려야 되는 중심인물이 죽었습니다. 그런데도 범인은 잡아야 되고 섬뜩한 이야기를 끌고 가야 되니까, 영화는 난데없이 살인범이 학교 강당에 불을 질러서 학생을 죽였다는 사건을 만들어버립니다.


 약혼녀를 잃었지만 학생들을 살리려 했던 지환(조정석)은 이번에는 늦지 않게 학생들을 구하며 살인범의 계획을 막습니다.

 영화는 그제서야 처음으로 과거를 바뀌면 현재가 어떻게 변하는지 보여주죠. 그냥 확 바뀝니다. 살린 학생들의 삶, 죽었어야 했던 사람이 살면서 변화되는 현재, 이런 거 없습니다. 50명정도의 삶이 바뀌었는데, 건물하나 바뀌고 끝이죠.

 

사건이 있었다는 설명조차 제대로 없었습니다...

 방독면 살인범은 아직 잡히지 않았고, 30년이 지난 현재에도 방독면 살인범이 등장해서 다른 희생자를 찾습니다. 솔직한 감상은, 여기서부터는 이야기가 제대로 구성되어 있지 않은 느낌입니다.

 추가되는 등장인물들, 사건의 흐름, 녹음기와 같은 소품들, 어느 하나도 제대로 쓰였다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제일 좋지 않은 것은 소은(임수정)의 납치를 둘러싼 사건들이었습니다.


2015년 소은은 방독면 살인마에게 납치를 당하게 되고, 건우(이진욱)은 그녀를 찾아나섭니다.

 

그와중에 잘생김..;;

 납치된 소은의 행동과 사건의 결과, 그리고 누가 왜 소은을 납치했는지, 나중에 가서는 전부 설명을 해줍니다. 하지만 밝혀지는 진실들은 얼탱이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개연성같은 것을 따지지 않고서 '이게 말이 돼?' 수준이라고 보입니다. 그래, 저딴 식으로 행동하는 범인이라면 경찰이 못잡는 것도 이해는 간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인공, 관객들 슬프게 하는 용도

 

 

| 마지막은 결국 사랑이야기


 결국 미래의 이야기와는 전혀 관계없이 과거의 지환(조정석)은 방독면 살인마를 잡으러 나섭니다. 후반부로 가면 정말 미래의 정보를 통해서 받는 거 하나 없습니다.

 

 방독면 살인마를 둘러싼 이야기는 마무리 되지만, 러닝타임은 20분가까이 남아있었습니다. 주인공의 사랑이야기를 마무리지어야 하기 때문이었습니다.

 

2015년, 소은과 건우

 영화의 좋지 않은 점은 순정만화와 스릴러를 그냥 붙여놓은 것 같은 이야기라고 느꼈습니다. 사랑이야기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기 때문에 영화의 스릴러적인 분위기가 어그러졌다고 생각합니다.

 발단부분부터 순정만화적인 사랑플래그가 나옵니다. 굳지 않은 시멘트에 발자국 새기기, 배철수의 음악캠프, 특이하게 숫자세는 방법 등 어디선가 다 본 것 같고 나중에 어떻게 쓰일지 관객들이 예측할 수 있습니다.

 갑자기 이야기가 살인마가 튀어나오고, 배우들의 서글프고 비장한 분위기에 정작 중요인물들은 급하게 퇴장시기는 급한 스릴러를 우겨넣은 것이지요.

 

1983년, 지환과 윤정

 '시간이탈자'는 사랑이야기로 잘 마무리가 됩니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아이템, 그때도 알았더라면 하는 안타까운 감정들은 배우들의 절절한 연기를 통해서 잘 보여지는 것 같습니다.

 저에게는 많은 작품들을 생각나게 합니다. 이야기의 가운데를 차지하는 스릴러는 '프리퀀시'를 생각나게 하고, 다시 태어나도 한사람만을 사랑하는 이야기는...'번지 점프를 하다' 같은 작품들이 있겠네요. 좋지 않은 작품이었습니다.

 

꿈을 통한 시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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