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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큰 데이트(영화, 2010): 이야기보다 카메오에 눈길이 가는 밋밋한 코미디

아뇨, 뚱인데요 2021. 6. 23.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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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큰 데이트 (Date Night, 2010)
감독: 숀 레비
주연: 스티브 카렐, 티나 페이
서비스: 넷플릭스

 

멋지게 차려입고 데이트하는 날

간단소개: 필(스티브 카렐)과 클라라(티나 페이) 는 두 아이를 키우면서 빠듯하게 가정을 꾸려나가고 있다. 식어버린 둘 사이의 로맨스를 유지하기 위해 필, 클라라 부부는 분위기 있는 데이트를 하려고 노력한다. 어느 데이트 날, 필과 클라라는 고급 레스토랑에 들어가려고 '트리플혼'이라는 사람의 예약을 가로채버리면서, 악당들에게 쫓기기 시작한다.

 넷플릭스가 사오는 영화들의 공통점은 익숙한 이름이 하나는 보인다는 것입니다. 이번 영화는 '스티브 카렐'의 이름을 보고 클릭했습니다. '디 오피스'의 지점장님으로 스티브 카렐의 연기를 보면서, 엄청 불편한데 이렇게나 웃길 수 있구나 깨달았습니다.

 

 드라마를 본 뒤로 이 분이 출연하신 영화들이 전부 다르게 보였습니다. '브로큰 데이트' 도 반신반의했는데요, 스티브 카렐이 연기도 밋밋한 영화를 살리지는 못했습니다.

 

속았습니다.
더 낮아도 됩니다.

제작비: 5천 5백만 달러
미국수익: 9천 8백만 달러
세계수익: 1억 5천만 달러


배우들의 이름값으로 이정도를 수익을 땡기다니, 다른 의미로 대단하네요.

<TMI>
영화 속에서 마크 월버그는 계속 상의를 탈의한 상태입니다. 배우와 제작진은 그의 몸에 있는 문신들이 보이지 않도록 공들여서 촬영을 했다고 합니다.

<TMI 2>
필과 클라라 부부가 클럽에서 춤을 추는 장면은 즉흥연기입니다. 감독은 자연스러운 코미디 연기가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이 장면을 촬영하는 동안 계속 의미없는 헛소리를 외쳤다고 합니다.

 

| 부부사이의 권태기를 벗어나보자


 필과 클라라 부부는 전형적인 권태기 부부입니다. 아이들은 쌩쌩하게 뛰어다니는데, 회사생활과 육아에 지친 어머니 아버지는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조차 힘이 듭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두 부부가 서로를 속이거나 하지 않고 솔직하게 이야기한다는 것입니다. 뜨거운 밤을 보낸 것은 언제인지 가물가물하지만, 필과 클라라는 가끔 밖에서 분위기를 잡고 데이트를 하기도 합니다. 물론, 엄청난 노력을 필요로 하는 일이긴 합니다.

 

열심히 각잡고 데이트도 합니다.

 어느 데이트 밤, 부부는 레스토랑에 예약을 하지 않고 갔다가 쫓겨날 처지에 놓입니다. 공들여 차려입고 나왔는데 이대로 집에 갈 수 없었던 필과 클라라는 예약해 놓고 나오지 않은 '트리플혼'부부인 척 자리를 슬쩍합니다.


 둘은 고급진 식사와 함께 레스토랑에서 분위기를 내는데 성공합니다. 트리플혼 부부가 악당들에게 쫓기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 전까지는 좋았지요.

 

니들이냐? USB갖고 있다며?

 선량한; 주인공 부부가 뜻하지 않은 오해로 위기에 처하는 초반 상황은 재미있습니다. 스티브 카렐과 티나 페이의 자연스럽고 공감가는 부부 코미디 연기가 볼만합니다.


 피곤한 남편, 애쓰지만 잘 안되는 아내 사이에 흐르는 짠한 분위기의 대화가 웃음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자아냅니다. 영화에서 초반에 레스토랑에서 키득대는 두 부부의 쿵짝은 자연스러운 웃음을 이끌어냅니다. 

 

일단 애기 먼저 대피시기는 흐름도 좋았구요.

 이들은 총을 가진 악당들한테 '트리플혼 부부'라고 오해를 사고 쫓기게 됩니다. 상황은 얼탱이가 없고 바보같은데, 다행히도 필과 클라라는 바보가 아닙니다.


 클라라가 즉흥적으로 머리를 굴려 위기에서 빠져나와서는 바로 경찰서로 달려갑니다. 그런데 아뿔싸, 자기를 위협했던 악당들이 바로 경찰서에서 일하는 분들이었네요. 경찰에도 못가고, 집에도 못가고 난감한 상황의 초반 흐름은 정말 부드럽게 잘 만들었다고 느꼈습니다.

 

신고하러 왔는데, 총쏘던 애들이 저기에 보임;;;;

 

 

| 영화를 꽉꽉 채우는 카메오들


 이제 어쩌면 좋담, 난감한 상황에서 필과 클라라는 대담하게 레스토랑으로 다시 돌아갑니다. 진짜 '트리플혼 부부'를 찾아야만 이 상황을 빠져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었죠.


 영화의 중반은 트리플혼 부부를 찾아서 그들이 쫓기는 이유가 된 'USB'를 찾으려는 부부의 노력이 이어집니다. 하지만 단순한 이야기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어마어마한 조연, 카메오들입니다.

 

배우 캐스팅에 제작비 다 쓴 듯.

 무려 6명의 아카데미상 후보자와 1명의 아카데미상 수상자가 등장합니다. 필의 이웃집 설리반 부부로는 '헐크' 마크 러팔로와 크리스틴 위그가 등장합니다.

 

 2010년 작품이기도 하고, 마크 러팔로는 작은 역할도 많이 했으니 그럴 수 있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부부의 아이를 돌봐주는 '베이비 시터'로는 가십걸의 레이튼 미스터가 나오네요, 대사도 별로 없어요. 깜놀했습니다.

 

읭? 님이 여기에 왜..??

 '트리플혼 부부'의 연락처를 알아내러 간 레스토랑에서는 '윌 아이 앰'을 볼 수 있구요, 부부를 도와주는 홀브룩 역할로는 마크 월버그와 갤 가돗이 얼굴을 비춥니다.


 감독이랑 제작진들이 누가 친구 많은지 인맥경쟁 벌이는 것 같았습니다. 필과 클라라를 쫓는 악당 역할로는 레이 리오타가 열연하십니다.

 

칠칠치 못한 악당 역할임에도 열연하십니다. ㅠ

 수많은 스타들을 지나쳐서 부부는 문제의 USB를 가지고 있는 트리플혼 부부를 찾아내는 데 성공합니다. 악당의 하수인인 경찰들이 자신들을 발견하기 전에 언능 해결을 하려고 달려듭니다.

 

 트리플혼 커플로는 제임스 프랭코와 밀라 쿠니스가 나와서 약빤 연기를 제대로 보여줍니다. 이정도면 신스틸러를 너머서 영화 자체를 스틸했다고 보일 정도입니다.

 

돌아이 커플 등장..!!

 제임스 프랭코는 엄청 멋지고 호감인데, 약먹은 듯한 돌아이 연기를 너무 잘합니다. 그게 심지어 웃기다는게 포인트입니다. 

 

 스티브 카렐이 성실한 가장을 연기하느라 밋밋한 연기를 하는 와중에 제임스 프랭코는 소리지르고 욕하고 못생긴 척하고, 그 짧은 출연 분량동안 임팩트는 모조리 가져갑니다. 옆에 있는 밀라 쿠니스까지 챙겨서 같이 웃겨주니, 주인공 부부가 안타깝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이걸 어떻게 이겨....ㅠ

| 어느 누구도 신경쓰지 않은 결말


 천신만고 끝에 필과 클라라는 사건의 발단이 된 USB를 얻는데 성공합니다. 딱히 고생은 안했구요, 악당들이 쫓아온다고 하니까 테이스트(제임스 프랭코)가 쫄아서 건네주고 자기는 튑니다. 

 

 마지막까지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제임스 프랭코는 퇴장했는데, 안타깝게도 영화는 이때부터 급격하게 힘을 잃어버립니다.

 

USB와는 상관없이 고생은 엄청 하네요.

 주인공들은 어떻게든 자기한테 있는 것, 아니면 자기한테 없는 것을 발판삼아서 상황을 역전시키려 합니다. 살아남아야 하니까요. 그런데, 그 아이디어는 밋밋하구요, 실행하는 과정은 코미디랑은 전혀 연관이 없었습니다.

 나름 예상치 못한 작전을 하기 위해서 필과 클라라는 적의 본진을 타격하려 합니다. 악당의 본거지인 나이트클럽에 잠입을 하려는데, 하는 행동이나 화면 모두가 전반부랑은 천지차이로 어색하고 불쾌하기까지 합니다. 나이트 클럽에서 포주인척 하고 들어가서 로봇춤 추는 장면에서는 기운이 다 빠질 정도였습니다.

 

새로운 이야기를 펼치지 못하면서 급격하게 힘이 빠집니다.

 새롭지도 않고, 웃기지도 않은 방법으로 필과 클라라는 위기에서 탈출하려 합니다. 사실 후반부는 각본도 정말 성의 없게 쓰여졌다는 의심이 많이 들었습니다.


 배우들 섭외하는데 전력을 다한 것 같았습니다. 산왕을 이긴 북산마냥, 영화는 후반부로 가서 힘을 잃고 심심하게 끝나버립니다. 부부사이에 어떤 변화나 갈등해소도 없이 그냥 위기반 벗어난 채 끝나는 이야기가 제일 답답하고 별로라고 느꼈습니다.

 

조금이라도 부부사이의 이야기를 해줄 줄 알았건만..

 '브로큰 데이트'는 엄청나게 재미있기를 기대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중반부의 카메오 러시와, 제임스 프랭코의 미쳐 날뛰는 연기를 볼때까지는 기대 이상의 웃음이 나오는 신기한 영화였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한 편을 온전하게 마무리해야 재미있다는 평을 할 수 있는 것이죠. 스티브 카렐이라는 명배우의 이름값이 아까운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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